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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성산왕갈비, 주인장의 고집이 유지한 고퀄 생갈비 [마포갈비추천맛집/상암동맛집]

일단 4인분



성산왕갈비


남다른 포스

'진짜 갈비'의 포스를 아낌없이 자랑하는, 재단하지 않은 '통살 생갈비'


접착제로 목살이나 등심을 붙인 양념돼지갈비와는 다른 차원이에요. 때깔을 보니 선도 역시 훌륭하군요.



성산왕갈비



식당을 내내 어슬렁거리는 주인장

'이때다' 싶을 때 즉시 나타나 고기를 직접 구워줍니다.





그 맛있는 고기를 어줍잖은 손님의 막손에 맡길 순 없다는 것이죠. 적당히 익으면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잘라줍니다.



성산왕갈비


여튼 보고 있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번거롭지도 않고 편리하군요.



성산왕갈비


두툼한 고기를 한 점 입에 넣으면 부드러운 육질이 입안에 한가득~

고소하고 부드러워요. 씹히는 맛도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비계에 대해 불평하는 이들이 있지만 이는 고소한 맛을 내는 원천이에요.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막론하고 갈비의 맛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죠.





그나저나 멜장에 찍어 먹었으면 더 좋았을 뻔 했네요. 하지만 주인장께 그 정도 융통성을 지녔는지는 자신할 수 없습니다. 자리에서 말씀을 드리긴 했지만 그저 스쳐 들으시네요.

하긴 저같이 오지랖 넘치는 손님이 한둘이겠어요?! 더군다나 주인장께서는 자신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이미 차돌과 같은 분입니다.



성산왕갈비



2인분 추가



성산왕갈비


강원도에서 직접 담가 공수한 3년된 된장



성산왕갈비


기교를 전혀 부리지 않은 계란찜



성산왕갈비


철원오대쌀로 지은 밥



성산왕갈비


정성껏 만든 반찬들



성산왕갈비


그리고... 이렇게 비벼먹는 것이죠.

버섯을 부족하지 않게 넣어 끓인 된장찌개의 맛은 꽤 독특하고 맛있습니다.



성산왕갈비


이 주변을 잘 아는 이들이 애저녁에 추천을 했던 곳. 역시나 만만치 않은 내공을 발산하는데, 고기뿐만 아니라 손이 많이 가는 반찬들과 재료 그리고 밥을 봐도 그래요.





나오며 아이들에게 물었죠. 다시 오겠냐고...

하지만 아이들의 대답은 제 기대와 좀 달랐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 궁금해 옆지기에게 확인했죠.

'건강하고 정직한 맛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고집이 너무 쎈 것 아닐까?'??????

그러고보니 내부엔 그 흔한 TV 맛집 소개도 하나 없어요. 여러번 소개되고도 남았을 위상인데 말이죠.


그 고집이 통하는 입지가 있고, 적당한 기교나 융통성을 더 인정하는 소비자 기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주인장의 고집이나 유별난 음식 철학이 손님에게 간혹 불편할 정도면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없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이곳 영업이 부진하진 않아요. 손님들도 꽤 많고 식객들 사이에선 제법 알려진 곳입니다. 하지만 주인장의 그 고집이 혹여 더욱 원대한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러거나 말거나, 자기의 사업을 자신의 고집이 만족할 정도면 그만인겁니다. 요즘같이 고객의 거친 평이 넘쳐나는 세상에 그 정도를 몰랐을까요...



성산왕갈비


성산시영 아파트 상가건물의 2층입니다. 18년 전부터 이곳에서 영업을 했다니 아마도 아파트와 같이 나이를 먹어온 듯 하군요.

리뷰를 보니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던데 한번 가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
성산왕갈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