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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계동마나님, 외국인과 간단한 점심식사 괜찮은 북촌/안국동 맛집


여기 아주 재미있는 곳입니다.


계동마나님



복촌 (안국동) 뒷골목에 입지한 한식집이고요,


일부러 찾은 곳은 아니고, 북촌 한옥 구경 때 동행했던 지인 분께서 알음알음 알고 계셨던 곳이더군요.  



북촌 계동마나님



지긋한 연세의 마나님 성격은 아주 까칠하십니다. 

약속 시간 전에 도착해 가게 앞을 기웃거렸는데 들어오지 못하게 퇴짜를 놓으시네요?! 





밖에서 오가는 관광객들을 구경하며 한참 기다립니다. 





이곳에도 여지없이 중국 관광객들이 많군요. 좀 외졌다 싶은 곳이지만 여러 곳이 새단장 중입니다. 



마나님 레시피라는 상호도 같이 사용하는 듯



마나님께서는 이것저것 여쭈어도 못들은 척, 대답을 잘 안 해주십니다.ㅎ

어쩌다 얻어 걸리는 대화도 좀 답답하고 불편한데, 음식에 대한 고집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로 하고요....ㅎ 눈코 뜰새 없이 바쁘기도 하시더군요.





크지 않은 사이즈의 테이블이 예닐곱 개,

20명 가까이 수용하는 조그마한 식당인데, 내부는 음식, 짱아치 재료들로 한가득이군요.


주문도 손님들이 직접 적어서~

다들 불평이 한마디 없는 걸 보면 아는 사람들만 찾는 곳인 듯 했어요.




메뉴판의 구색은 꽤 화려?합니다. 

안주가 하나, 식사용 메뉴는 예닐곱인데 국수, 떡국, 비빕밥, 그리고 어울리지 않게도 파스타가 있네요?

 

역시 외국인을 위한 배려가 아닐까 싶었는데, 후기들을 보자니 그 파스타의 수제 치즈에 대한 평은 꽤 괜찮더군요. 따로 판매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사실 이 정도도 많다 싶을 정도로 마나님 혼자 만들고 서빙하고...

식모를 좀 쓰시지는...ㅎ


식사를 끝내고서야 물을 왜 안 주시나 싶었는데 셀프였더군요. 사전에 말씀을 해 주셨으면 더 좋았을 법 했습니다.

아마도 음식에 대한 자부심만으로 영업하는 곳, 서비스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지 않고 가면 실망하기 쉽상입니다. 





듣자니 대구 분이라는데 메뉴들의 구색을 보면 경북 안동 쪽 레시피가 베이스인 듯 했습니다. 

전 전문가가 아니니 너무 믿진 마시고요...



전 비빔밥을 시켰고, 동행했던 분께서는 떡국을...





나무로 된 수저를 사용하고요, 그릇들도 예쁩니다.


비빔밥에 딸려 나온 찬인데,,,

모두 짱아치입니다. 세가지 뭐라 말씀해 주셨는데 벌써 잊어먹었네요.ㅠ 

하나는 콩잎이 분명합니다. 나머진 명이, 가죽???





비빔밥을 시키면 김치는 주지 않아요.

전 김치 없으면 밥 못먹는 구린 입맛이라 동행하신 분의 떡국에 딸려 나온 것을 얻어 먹긴 했지만, 먹고 보니 짱이치로도 충분할 듯 했습니다. 





비빔밥의 재료들은 흔히 보던 것들이 아니군요. 

김 그리고 간을 한 버섯과 호박을 얹었고요, 거기에 향긋한 들기름 한방울... 


그리고 고추장이 아니라 짱아치 다대기를 씁니다? 

역시 외국인이 먹기에 안성마춤, 하지만 저 같이 짜고 매운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꼰대 입맛엔 '새로운 시도' 정도? 





큰 냉장고를 채운 건 대부분 짱아치인 듯 했는데, 짱아치에 대한 주인장의 자부심이 대단하군요. 자극적이지 않아 외국인들 입맛에도 잘 어울릴 듯 했고 처음 먹어 보다시피 한 제게도 꽤 신선한 맛입니다. 





실제로 정장 차림의 점잖은 외국인이 이 비빔밥을 드시고 계시더군요. 





올? 디저트도 주십니다? 사과에 꽂힌 수제치즈....

역시 계동마나님께선 음식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ㅎ 





계산도 손님들이 직접 해야 하고요.. 

잘 눌러야 합니다.....ㅎ





북촌 바람 쐬러 가신다면 가볍게 한번 들러 보시기 바랍니다.

저 같은 촌스런 입맛 소유자에게도 꽤 신선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