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호텔이야기

호텔 경영위탁계약과 우리나라 호텔산업 [Hotel Management Agreement 해설]

내로라하는 우리나라 대형 호텔들은 1970년대 후반 들어 앞다퉈 시장에 진입합니다. 이 때를 1차 성장기라 본다면 우리나라 호텔 산업의 본격적인 역사는 40년 쯤 되었다 말할 수 있겠죠. 

 

이 역사에 비하면 호텔의 운영 형태는 다소 단조로운 모양새를 띄어왔습니다. 

 

대형 호텔들은 대부분 외국의 체인을 등에 업었고, 이들과의 경영위탁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서야 그동안 쌓인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형태로 소극적인 변화를 모색해 왔습니다. 그나마 재벌을 끼고 있는 신라와 롯데, 플라자 등이 그 무미건조한 시장에 다른 색을 추가하긴 했죠. 변변찮은 몸집의 중소형 호텔들은 로컬과 여행사 마켓으로 자위하며 '자표' 명찰 외 다른 대안을 엄두 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2차 성장기에 본격 진입한 최근의 모습은 꽤나 역동적입니다. 명찰을 바꾸는 브랜드 컨버젼도 더러 볼 수 있을 뿐더러, 토종 위탁운영사들이 성장하면서 전엔 볼 수 없었던 Third Party Management 형태 (아래에 설명합니다)도 알게 모르게 저변을 확대하고 있어요. 

 

부동산펀드와 리츠의 투자 역시 시장의 한 켠을 차지하면서 호텔의 소유와 경영이 본격 분리되는 모습도 나타나고요, 중소형 호텔들을 위주로 독특한 컨셉을 실험하는 부티크형 호텔들도 기반을 다지며 소프트브랜딩 등 비교적 새로운 형태의 프랜차이징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1983년 힐튼과 경영위탁계약을 체결해 개관한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변화는 그동안 우리나라 호텔 산업을 지탱했던 주력 호텔들, 다시 말해 대형 인터네셔널 체인 호텔들의 경영위탁계약 HMA Hotel Management Agreement가 만료되는 시점과 겹칩니다. 2, 30년 빌붙어 살던 그 기간 동안 적어도 인적 자원과 경영 노하우 축적 면에서는 적지 않은 성취를 이루어 왔다는 것이죠. 이것이 오늘날의 변화를 가능케 한 마중물입니다. 

 

지금의 시장은 꽤 혼란스럽고 무질서해 보이죠? 하지만 이는 변화의 한 단면에 불과할 뿐이에요. 변화는 성장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그동안 정체되어 왔던 한국 호텔 산업은 요우커에 의해 팽창하고 있는 시장 환경과 맞물려 소란스러운 파열음을 쏟아내며 본격적인 성장기로 접어들고 있어요.

 

 

*   *   

 

호텔을 가진 오너가 자신의 호텔을 경영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입니다. 오너가 스스로의 경영 능력에 대해 갖는 자신감 정도에 따라 그 방법은 달라지는데, 대안들 마다 장단점이 각양각색이며, 각각의 대안들이 만들어내는 성과 역시 선명한 차이를 보일 수 있겠죠.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독립호텔 Independent Hotel    자존심 하나로, 혹은 비용을 아껴 볼 요량으로 스스로 만든 '자표' 명찰 ('명찰'은 이하 '브랜드'를 의미)을 달고 마이웨이합니다.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의 사정은 옛날에 비할 바 못되지만 그 마이웨이 과정은 그야말로 지난한 가시밭길과 다름 아니었죠.
  • 프랜차이즈호텔 Franchised Hotel with Franchise Contract    자신감 충만한 오너가 호텔 경영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시작하면 더 편안한 길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죠. 좀 비싼 대안이긴 하지만.... 유명 명찰만 빌려 달고 스스로가 운영합니다. 
  • 위탁경영호텔 Managed Hotel under Management Contract    호텔 경영에 대해 잘 모르거나,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다면, 혹은 브랜드가 선사하는 효용을 맹신한다면 비싼 댓가를 감수하고라도 호텔의 경영을 통째 유명 체인에 맡깁니다. 명찰 역시 해당 체인의 것을 달죠. 
  • 위탁경영호텔 ll Third Party Management    게으르고 노회한 오너가 잔꾀를 부리면 유명 체인의 명찰을 빌려 달기는 하되, 경영은 비교적 저렴한 로컬의 운영 업체에 맡기기도 합니다. 

호텔을 경영하기 위해 채택하는 이들 방법은 호텔 운영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자 곧 오너의 이익을 좌지우지합니다. 대안에 따라 매월 아프게 눈을 찌르는 비용이 수반되고요, 더러는 작지 않은 위험을 요구하기도 해요.

 

몇 일 전 호텔의 프랜차이즈 계약에 대해 소개를 드렸죠? (호텔 프랜차이즈 계약의 모든 것...링크) 오늘의 포스트는 응당 후속해야 할 내용을 다룹니다. 역시 HVS의 보고서 (HVS - 2013 Historic Trends Hotel Management Contracts)에 기반하고 있고요, 초심자와 예비 호텔리어들의 쉬운 이해를 위해 늙은 몽돌의 허접 해설을 추가합니다. 

 

 

이번 포스트는 호텔 경영위탁계약의 일반적인 구조와 내용에 관한 것입니다. 순서는 아래와 같은데, 딱 봐도 마구 흥미를 자아내지요?ㅋ 오랜만에 제법 긴 내용이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 위탁경영 종류
  • 계약기간
  • 경영위탁계약 수수료 Management Fee
  • 개보수 충당금 FF&E Reserve 
  • 중도 해지 Termination
  • 배타적 영업지역권 Restricted Area
  • 호텔리어 고용 Employment
  • 기타...

 

프랜차이즈 계약과 마찬가지로, 그 중요성에 비하면 호텔 경영위탁계약 management contract에 관계된 내용 역시 외부로 알려진 바가 많지 않습니다. 민감한 내용을 다루는 중요한 계약이고요, 오너의 협상력에 따라 계약의 내용은 천차만별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전형' typical terms은 존재하겠죠? 오늘 포스트에서는 그 전형을 다룹니다.

 

위탁경영 형태

 

계약에 의해 호텔의 경영을  수탁하는 회사, 즉 운영사 operator은 그 성격에 따라 크게 2가지 형태로 구분합니다. 

 

  • 하나는 우리에게 익숙한 Brand Operator 이고요, 
  • 다른 하나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 법한 Independent Operator 입니다. 

이미지: 

https://media.licdn.com

/

 

▒ Brand Operators 브랜드 운영사

 

오너와의 계약으로 호텔을 수탁 운영하게 될 회사가 브랜드까지 같이 소유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이는 곧 브랜드를 소유하지 않은 운영 회사들도 있다는 의미죠? 이들을 Independent Operator 독립 운영사라고 일컫습니다.

 

힐튼이나 메리어트, 하얏트, IHG 등의 브랜드 운영사들은 이미 검증된 경영 능력과 인지도가 구축된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곳들이죠. 따라서 큰 규모의 자본이 투하된 풀서비스 대형 호텔들은 보통 이들 브랜드 운영사와 위탁계약을 체결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브랜드 인지도나 전세계를 아우르는 마케팅 자산, 검증된 운영 노하우 등을 활용할 수 있으니 더 큰 경영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겠고,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어요. 아울러, 호텔 매각시 매각 가치를 지지하는 부가 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대안에 비해 운영 위탁 대가, 즉 운영 수수료 management fee가 더 비싸겠지요? 아울러, 이들 브랜드 운영사들은 계약 협상에서 유연하지 않은 편입니다. 다른 대안 (즉 아래 independent operator)에 비해 계약 기간도 긴 편이고 수수료율도 높아요. 따라서 브랜드 운영사와의 계약이 충분한 검토없이 체결되면 수 십 년 운영사의 배만 불리며 자책의 나날들을 보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 Independent Operators 독립 운영사

 

위 브랜드 운영사와는 달리 브랜드를 소유하지 않은 운영사를 말합니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이런 업태가 없는 것도 아니에요. 여러 곳이 영업 중이고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독립 운영사와 운영 계약을 맺게 되면 또다른 고민거리가 투척됩니다. 브랜드, 즉 '좀 비싸지만 유명 명찰을 빌려 달아 더 편안한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돈 들지 않는 자표 명찰을 달고 지지고 볶고 할 것인가'..... 참고로, 브랜드란 단순히 명찰 만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그 브랜드가 가진 인지도와 파워풀한 마케팅 자산을 포함하거든요. 자세한 내용은 지난 포스트 (호텔 프랜차이즈 계약의 모든 것.....링크한번 읽어 보시고요.. 

 

독립 운영사에 경영을 위탁한 오너가 유명 브랜드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 힐튼이나 하얏트, 메리어트 등 인터네셔널 체인들과 브랜드만 별도로 빌려오는 계약, 즉 프랜차이즈 계약을 따로 맺게 되죠. 시장 저변이 탄탄한 미국에선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이고, 주로 limited service나 select service에 걸친 중소형 호텔들이 채용합니다.

 

이런 경영 형태를 Third Party Management라 부르고, 경영을 책임지는 독립 운영사 역시 Third Party Management Company라 일컫습니다. 왜 'Third~'인지는 대강 짐작이 되시지요? 

 

미국에서는 Interstate Hotels and Resorts, Pillar Hotels & Resorts, GF Management, White Lodging Services Corp 그리고 Pyramid Hotel Group 등이 다섯 손가락에 꼽힌다는군요? 산업 저변이 취약했던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적 최근에 이런 형태가 선보였지만 성장은 꽤 빠를 것으로 보입니다. 주로 '라마다' 등의 윈덤 계열 브랜드를 단 분양형 (수익형) 호텔들이 이런 식의 형태를 취하고 있죠? 비교적 저렴하게 빌려올 수 있는 브랜드입니다. 운영사로는 에이치티씨 HTC나 산하 HM 등이 두각을 보이고 있어요.

 


참고로, 북창동 소재 골든튤립 엠 서울 호텔의 경우는 꽤 재미있습니다. 자표 명찰 '엠 호텔'을 달고 독립 호텔로 시장에 들어 섭니다. 하지만 초기 영업은 영 기대에 못미쳤던 모양입니다. 다른 이슈가 추가로 작용하며 엠호텔은 프랑스 계열의 골든 듈립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습니다. '프랜차이즈 호텔' 신분으로 급 변신한 것이죠. 좀 유명한 명찰, 간판을 달면 영업이 호전될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입니다.   

 

 

초기에 비해 사정은 나아졌지만, 오너 (개인 몇 명이 모여 구성한 펀드)가 명찰만 빌린 채 직접 경영하기엔 호텔의 규모가 여전히 버겁고, 전문 경영인이 아닌 이들 오너에겐 호텔 경영도 만만치 않습니다. 따라서 또다른 변화를 모색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데, 이럴 경우 십중팔구 Third Party Management 형태를 띄게 되겠죠. 

 

이런 변신이 성사된다면 개관 후 얼마지 않은 기간 동안 3가지 경영 형태를 경험하는 이례적인 사례로 남는 겁니다. 당 포스트에서 굳이 따로 소개해 드리는 이유는 이 사례로 호텔의 여러 경영 형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독립 운영사와의 경영위탁계약은 브랜드 운영사와의 그것과 상반된 특성을 갖겠죠? 계약 기간이나 운영 수수료 등 전반의 계약 조항에 있어 브랜드 운영사에 비해 유연하고요,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아울러, 독립 운영사는 로컬 시장의 사정에 밝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요.

 

계약 기간 Contract Term Length

 

브랜드 운영자 brand operator 와의 계약 기간 (initial term)은 보통 10~30년, 독립 운영자 independent operator 와는 3~10년이 일반적이고요, 스케일에 따라 계약 기간 차이를 보입니다.

 

Luxury Scale이나 Upper Upscale은 하위 스케일에 비해 계약 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아무래도 큰 비용이 투자된 프로젝트의 경우 검증된 브랜드 운영사 brand operator와 위탁 계약을 맺는 게 자연스럽긴 하죠.

 

data: HVS-

Historic Trends Hotel Management Contracts

 

계약 기간은 1980년대 이후 계속 줄어드는 추세라는군요? 자료를 보니 미국에서는 이 계약 기간과 중도 계약 해지와 관련한 법적 분쟁도 있어 왔더군요. 쉽지 않은 내용이니 패쓰하고요... 우리나라의 경우 공식적인 자료가 노출된 적은 없지만 20년이 일반적인 듯 추정되고, 5년 이나 10년을 주기로 갱신되는 듯 보입니다.

 

계약이 만료되었을 때 계약 양방이 원하면 원래 맺었던 최초 계약의 효력이 연장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미국의 경우 1~10년 term으로 연장된다는데, 애초의 계약에 갱신 기간이 명시되는 경우도 있고, 양방 중 일방이 해지를 원할 때까지 자동으로 연장되는 갱신 형태도 흔합니다. 

 

계약 양자 모두 갱신을 원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최초 계약 기간이 종료되었다고 계약을 해지하고 브랜드를 바꾼다거나 운영사를 바꾸는 건 오너에게 경영 위험을 수반할 뿐더러 추가적인 비용을 파생하거든요. 조직 내부에 틀을 잡은 스탠다드와 시스템, 교육 훈련, 마케팅 수단, 고객에게 각인된 인지도도 위험에 노출되죠. 고객의 뇌리에 이미 각인된 브랜드를 바꾼다는 건 특히 만만히 볼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오너는 계약 기간을 짧게 넣고, 갱신 조항을 따로 추가하는 형태를 선호합니다. 만에 하나 운영사의 능력이 오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다른 대안을 물색해야 하니까요. 아울러, 계약을 위협하는 변수는 수시로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을 중도 해지하게 되면 오너가 큰 금액의 패널티를 부담해야 할 수도 있어요. 오너가 짧은 계약을 원하는 이유입니다. 계약 기간이 짧아야 이런 리스크를 그나마 축소시킬 수 있으니까요. 이와는 반대로, 운영사는 가능하면 긴 기간의 계약을 선호하겠죠? 

 

파트너가 훌륭한 브랜드를 가진 탄탄한 운영사라면 장기 계약에 대한 오너의 고민을 다소 덜 수 있겠지만 이럴 경우에도 가급적 다양한 중도해지조항 termination provision이 계약에 포함되길 원합니다.

 

위탁경영 수수료 Management Fee

 

위탁경영수수료 (운영수수료)는 경영위탁계약의 핵심을 이룹니다. 일반적으로 기본수수료 Base (Basic) Management Fee성과수수료 Incentive Management Fee로 구성되는 데, 옛날엔 이 두 개 scheme이 합해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에 더해, 브랜드 차원에서의 마케팅 활동에 대한 댓가와 예약망을 이용하는데 따른 비용 등이 추가됩니다.

 

▒ Base Fee 기본수수료

 

보통 총매출액 gross revenue의 2%~4% 정도를 부과하는데, 이 Base Fee가 운영사의 운영 수입 대부분을 구성합니다. 체인 본부에서 행하는 마케팅 활동 등에 대한 댓가를 기본수수료에 포함하는 형태도 더러 있다는데 이럴 경우 수수료율은 더 높아지겠죠?

 

data: HVS-

Historic Trends Hotel Management Contracts

 

지난 포스트 (프랜차이즈 계약의 모든 것....링크)에서도 간략이 설명드렸습니다만, 총매출에 부과하는 이 기본수수료 방식은 오너의 이해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합니다. 오너에겐 매출액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수중에 떨어지는 이익의 사이즈가 더 중요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운영사는 수수료 기반, 즉 매출을 올리기 위해 경영 노력을 집중하게 되죠. 따라서 비용 통제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해 질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호텔의 수익을 갉아먹을 가능성을 키우게 되는데, 오너의 이해와 바로 배치되는 것입니다. 

 

이런 면이 성과수수료 incentive management fee scheme을 계약에 반영하는 주된 이유입니다. 호텔 운영을 위탁 받은 자는 매출 뿐만 아니라 비용 통제도 잘해서 오너에게 돌아가는 이익도 소홀히 말라는 오너 측의 이해를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죠.

 

▒ Incentive Fee 성과수수료

 

성과수수료는 일정 요건을 충족했을 경우 운영사가 지급 받는 추가 보상을 의미합니다. benchmark는 매출액이 아니라 운영 성과를 반영한 이익 profit 지표가 되어야 하니 GOP (gross operating profit 영업이익)이나 NI (net income 순이익) 등이 사용되겠죠? 

 

성과수수료를 정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일 수 있지만 GOP에 기반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로 보입니다. 순이익 NI가 잘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오너의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 등 수탁 운영사의 경영 재량과 관련되지 않는 비용과 수익이 반영되기 때문이죠. 더 자세히는 아래와 같은 benchmark들이 있습니다만 적당히 패쓰~

  • Available Cash Flow after Owner's Priority
  • Operating Cash Flow (Income before Income Tax)
  • Gross Operating Profit over Incentive Fee Threshold
  • Positive Variance from Budget

 

FF&E 충당금 Reserve for Replacement

 

프랜차이즈 호텔이나 독립호텔에 근무하는 분들에겐 좀 생소한 개념일 듯 보이지요? 하지만 운영수수료 management fee와 함께 경영위탁계약의 전형을 이루는 조항입니다. 

 

FF&E Reserve 혹은 FF&E[각주:1] escrow fund라고 부르는데, 추후 집기 비품 등의 호텔 운영자산 교체를 위해 적립해 두는 충당금의 일종입니다. 보통 매출액의 4~5% (혹은 객실당 정해진 일정액)을 매월 적립하고요, 추후 5~15년 단위의 시설 개보수 때 사용하게 되죠. 

 

참고로, 대규모 시설 투자 행위는 Capital Expenditure CAPEX라 부르는데, 일반적으로는 FF&E Reserve에서 충당하지 않고 오너가 별도로 예산을 편성해 집행합니다. 아울러, 경상적으로 발생하는 소규모 수선유지 행위에는 이들 충당금을 사용하지는 않고요, 발생 즉시 시설부 등의 비용으로 처리되죠.

 

이미지: 

https://www.strategic-hospitality.net

 

운영사가 이 적립성 펀드 개보수충당금을 계약으로 강제하는 이유는 뭘까요? '노후화된 시설을 개보수해 호텔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브랜드 스탠다드를 충족시키기 위해....'와 같은 번지르르한 표현들을 들이대지만, 결국 호텔의 경쟁력을 계속 유지해 운영 수수료가 담보되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호텔의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욕심이야 오너가 더 강하겠지만 '적시성'이 의심스럽습니다. 대규모 투자 행위는 여러 변수에 영향 받게 되고 미뤄지기 일쑤죠. 따라서 오너의 의사 결정에 전적으로 위임되면 적절한, 적시의 투자 집행이 방해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됩니다.

 

 

풀서비스 호텔의 경우, 소모성 자산은 보통 6~8년, 내구성 자산은 12~13년 주기로 교체 사이클을 타는 것으로 보고되는데, 이를 위해 매월 계약으로 정해진 금액이 지정된 금융기관의 계좌에 적립되도록 규정합니다 (그렇지 않고 장부상 표기되도록 회계처리만 하는 경우도 있는데 구속성 면에서 차이가 큽니다. 설명이 쉽지 않으니 패쓰~)이 Reserve 조항은 시설이 노후화될 수록 증가하도록 설계되기도 하고요, 투자 집행시 적립된 금액이 모자랄 경우 오너와의 협의 하에 추가로 지급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너는 그 속성상 이 펀드의 집행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위탁 운영사는 가능한 한 최대로 사용하길 원하겠죠? 이 펀드는 결국 오너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입니다. 오너는 운영사에 경영을 위탁했으니 이런 대규모 투자 없이도 제대로된 호텔 경영을 원할 것이고, 운영사야 가급적 많은 금액의 투자를 집행, 브랜드 스탠다드를 충족시키고 경쟁력을 유지하며 계약된 기간 동안 최대한 운영수수료 수익을 취하고자 하니까요.

 

계약해지조항 Termination Clauses

 

계약의 중도 해지는 꽤 민감한 이슈입니다. 역시 '돈'이 개입하거든요. 계약 양방이 공히 해지 권리를 갖고요, 일반적으로 일방이 계약 내용을 위반하거나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 혹은 계약 양방이 상호 동의할 경우 해지 절차를 밟게 됩니다. 

 

하지만 중도에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꽤 까다롭게 계약이 구성될 뿐더러, 브랜드에 가해질 손상 위험 때문에  운영사 (특히 Brand Operator)는 중도 해지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견지합니다. 오너 역시 계약 기간 중간에 계약이 해지되면 큰 금액의 패널티를 부담해야 할 뿐더러 브랜드 컨버젼 등을 위해 만만치 않은 비용을 감수해야 해요.

 

운영 성과에 따른 해지 Performance Termination

 

운영사의 운영능력 (다시말해 경영성과)가 정해진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오너가 행사하는 해지 권리입니다. 보통 개관 혹은 운영 위탁 2~3년 이후, 즉 정상 운영에 도달한 시점 이후에나 해지권 행사가 가능토록 계약이 구성됩니다. 

 

종종 정해진 기준에 미달한 성과를 운영사가 금전적으로 벌충함으로써 계약 해지 청구를 회피하기도 한다는군요? 운영사의 요구에 의해 이런 방어 조항이 계약에 추가되기도 합니다.

 

data: HVS-

Historic Trends Hotel Management Contracts

 

경영성과 미달에 따른 해지 조항은 Independent Operator 보다는 Brand Operator와의 계약에 더 자주 반영됩니다. 이는 브랜드 운영사와의 계약이 더 길기 때문에 생기는 경향이에요. 계약 기간이 길면 오너가 떠안게 되는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지니까요. 

 

아울러, 브랜드 운영사와의 경영위탁계약은 운영권 뿐만 아니라 브랜드까지 동일 계약에 종속되므로 오너가 부담해야 하는 위험은 브랜드가 개입되지 않은 독립운영자 Independent Operator 계약에 비해 더 클 수 밖에 없죠.

 

해지를 따지는 경영성과지표, 즉 Performance Test를 위해 어떤 기준을 규정하느냐가 중요할 텐데, 주로 아래의 것들이 쓰입니다. 

 

  • Hotel ADR vs. Competitive Set (Comp Set) ADR 경쟁호텔과의 ADR Index
  • Hotel RevPAR vs. Comp Set RevPAR 경쟁호텔과의 RevPAR Index
  • Minimum Owner's Return 오너가 최종적으로 취하는 수익
  • Gross Operation Profit (GOP) 호텔의 영업이익

 

계약에 규정되지 않은 사유에 의한 해지

 

종종 계약에 규정되지 않은 원인으로 인한 중도 해지도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해지되길 원하는 날로부터 한 달 전 통지' 같은 사전통지 의무 조항을 추가해 중도 해지가 가능하도록 계약을 구성하죠. 하지만 거액의 위약금[각주:2](예를 들어 6개월 ~ 36개월치에 해당하는 운영수수료/그 규모나 조항의 내용을 두고 오너와 프랜차이저 또는 운영사 사이에 꽤 말이 많은 부분입니다)를 부담해야 합니다.

 

이미지: 

http://www.cudahy4business.com/

 

호텔을 매각함으로써 발생하는 해지 사유 역시 위 내용에 준하는 해지 절차 (24~36개월치 패널티)가 적용되지만 매입하는 회사가 계약을 승계하는 경우도 더러 있겠죠? 이런 경우엔 당연히 패널티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애초의 경영위탁계약에 매각시 계약 승계를 강제하는 조항을 삽입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는데 이럴 경우 오너의 매각 거래를 위축시킬 여지가 없지 않아요. 잠재 매수자에겐 마치 뜬금없는 혹이나 다름없을 수 있습니다. 

 

천재지변에 의해 영업력이 크게 훼손되었을 경우엔 패널티 없이 중도 해지됩니다.

 

운영사의 의무

 

운영사는 오너가 호텔의 경영 현황을 적절히 파악할 수 있도록 정해진 형식과 시기에 의거 보고해야 할 의무를 집니다. 예산 Budget와 결산자료 Financial Reportings 등의 자료가 포함되고요, 일일 (주간) 매출 현황, 월 결산서, 연말 결산보고서 등의 기초 경영 현황 역시 오너에게 보고해야 합니다. 아울러, 오너가 자료 열람을 요청할 경우 운영사는 이를 수용해야 합니다. 

 

매년 작성하는 예산 budget 역시 오너의 승인을 받아야 확정됩니다. 예산 수준에 대한 분쟁이 생길 경우 보통 '전년도 예산에서 물가 상승율 CPI를 반영한 수준'으로 조정해 확정합니다.

 

이미지: 

http://static.paris-inn-group.com/

 

아울러, 오너는 스스로의 비용으로 감사를 선임해 정해진 기간 (매년 혹은 2년에 1회 등)에 운영사에 대한 감사 (Internal Audit이라 함)를 수행합니다. 오너에게 보고된 것과 상이한 내용, 계약에 위배된 내용이 적발될 경우 감사비를 부담하는 등의 패널티가 따릅니다. 위반 내용이 중요할 경우 운영 계약의 효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참고로, 오너 뿐만 아니라 브랜드 본부 (체인본사)에서도 체인의 비용으로 감사 업무를 수행합니다.

 

배타적 영업 지역권 Area Restrictions

 

우리말로 옮기기 좀 거시기하죠? 브랜드 중복 진입 방지 조항 쯤 되려나요? 이와 관련된 내용도 꽤 흥미롭습니다. 팽창하고 있는 우리 호텔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내용인지 짐작되시지요?

 

특정 브랜드 호텔이 입지한 시장에 동일한 브랜드가 중복 진입하는 걸 막는 조항입니다 (위탁경영계약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계약에도 밀접하게 작용). 배타적 영업권이 작용하는 지역(최소 이격 거리)를 반경 5~10km 내로 제한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시' 단위 전체로 확장하는 경우도 있으며, 영업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면 (브랜드를 단 후 5~7년) 이 조항은 삭제되기도 합니다.

 

우리 호텔 산업의 규모가 크지 않았던 2, 30년 전엔 서울 전체 지역을 배타적 영업권이 작용하는 단일 경쟁 시장으로 보기도 했었어요. 서울에 동일한 브랜드를 단 새로운 호텔이 들어서면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해 오너가 패널티를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코트야드바이메리어트와 같이 서울시에, '구 區' 단위만 달리해 동일 브랜드 호텔이 몇 개 씩 존재하는 지금은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지요?

 

이런 조항이 계약에 반영되는 이유는 주로 브랜드 효과, 즉 브랜드가 가진 마케팅 효과 때문입니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브랜드의 로열티 맴버에 의한 객실 판매 기여를 들 수 있어요. 맴버풀 즉 파이는 고정되어 있고, 같은 시장에 이들을 나눠 먹어야 할 호텔이 하나인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이 같을 리 없잖아요?

 

최근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이 40년 동안 달고 있던 쉐라톤이란 스타우드의 브랜드를 떼고 독립 호텔 신분으로 귀의하는 brand conversion 결정을 했지요?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중 하나가 급락한 브랜드 효과 때문입니다. 서울에 스타우드 계열이 두엇에 불과하던 십 수년 전 전성기라면 모를까, 도심의 좋은 입지에 10개 가까이 쏟아져 들어온 지금 그 브랜드에 대한 가성비를 따져 묻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죠.

 

직원 고용책임 Employment

 

이 이슈 역시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실제로 이에 관계된 질문을 해오신 독자 분들도 더러 계셨어요.

 

경영위탁계약은 호텔이 채용하는 임직원들의 소속을 규정합니다. 오너와 운영사는 서로 임직원의 소속을 떠안지 않으려는 경향을 띈다네요? 법적, 경제적 책임이 수반되기 때문이죠. 

 

호텔리어들의 소속은 위탁운영사일 수도 있고 오너일 수도 있지만 시장별 특성이 작용하는 듯 보입니다. 고용 시장이 아직 유연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호텔리어들은 아마도 오너 소속일 듯 싶지요?

 

그렇지만 체인 본부의 인력풀에서 파견하는 핵심 포지션 (GM과 DOSM, 간혹 Financial Conroller, F&B Director와 Executive Chef 등의 HOD head of department 레벨) 일부는 당연히 운영사의 소속이고, 1, 2년 단위로 채용됩니다. 말하자면 계약직이란 것이죠. 제반 채용 절차는 운영사에 의해 진행되지만 GM 등 핵심 포지션은 오너의 최종 승인을 필요로 합니다.

 

 

참고로, 인터네셔널 체인과 맺는 경영위탁계약과 프랜차이즈 계약의 주요한 차이는 바로 운영사 본사 조직에서 파견하는 이들 핵심 인력의 유무라 볼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계약의 경우 브랜드만 빌리고 인력 선발을 포함한 모든 경영 행위를 오너가 직접 수행합니다.

 

오너가 유의해야 할 점 Considerations for Owners

 

기업의 존재 이유는 주주 가치 극대화, 즉 이익을 최대로 만들어 내는 것이죠? 호텔이 추구하는 바도 다르지 않습니다. 호텔 오너 역시 이익을 최대로 남기기 위해 경영 철학을 내세우기도 하고, 여러 경영 수단을 도입합니다. 

 

호텔의 오너가 채용해야 하는 경영 수단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 형태를 결정하는 것이죠. 전문 운영사에 호텔의 경영을 위탁할 것인지, 브랜드만 빌려와 직접 운영할 지, 그마저도 아니면 모든 걸 스스로의 힘으로 꾸려나갈지 등 경영 형태에 대한 결정이 선행된 이후에나 (필요하다면) 브랜드를 고르는 작업에 착수하게 됩니다.  

 

여러 대안에 대한 장단점을 비교하고, 대안을 좁혀 협상하는 과정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죠. 계약의 내용을 검토하는 단계에서는 호텔의 운영에 영향 미치는 요소들 뿐만 아니라 계약 기간과 돌발 변수에 따른 해지 조항도 감안해야 합니다. 아울러, 계약 기간 중 매각 가능성을 상정한 exit 전략까지 적절히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죠.

 

잘 만들어진 계약은 오너의 이익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운영사와의 원만한 관계도 보장합니다. 부실하게 작성된 계약은 추후 분쟁을 유발하기 마련이죠.

 

 

 

 

 

 

호텔이야기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너무 길었나요?ㅎ 호텔 경영위탁계약의 주요한 내용을 일반적인 수준에서 짚어 봤고요, 초심자가 참고하는 정도로 읽으셔야 합니다. 위 기술된 내용들을 바이블로 생각하고 계약에 임하면 큰 코 다칠 수 있어요. 실제 계약 협상에 임하면 얘기치 않았던 변수들 (Performance Test, Force Majeure, Termination and Termination Fee...) 엄청나게 디테일 한 내용들이 쏟아져 나오니까요. 더군다나 영어로...

 

프랜차이즈에 관한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많은 대안을 확보해야 하고요, 각 대안에 대한 특성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공부를 많이 해야 협상력이 생긴다는 의미에요.

 

감사합니다.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이 필요하시면 아래 링크의 글들을 참고하시고요, 부족한 부분은 구글링으로 해소하시기 바랍니다. 워낙 중요한 이슈라 자료가 지천으로 널렸어요. 하지만 당 포스트를 쓴 늙은 몽돌 입장은 다소 조심스럽습니다. HVS의 승인 없이 Google에 공개된 자료를 주로 참고했고요, 따라서 다소 오래된 2013년의 자료입니다. 더 최신의 것도 발행되었던데 비교적 비싼 비용 (U$2,000)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간단한 발췌본만 나돌더군요.

 

 

 

함께 읽어보면 좋은 글

 

 

 

흥미로운 호텔 경영기법-분양형호텔/리츠/마스터리스/Third Party Management

 

체인호텔 혹은 위탁경영호텔/값비싼 수업료, 호텔경영수수료

 

독립호텔 혹은 독자경영호텔, 자존심이  먹여 준다

 

리퍼럴 호텔 Referral Hotel, 마이너 호텔의 생존전략 혹은 마이너 연합군

 

 

 

 

 

참고한 기사

 

 

 

Historic Trends Hotel Management Contracts

 

HVS Hotel Management Contract Survey

 

What’s Negotiable in Hotel Management Agreements? by HN

 

Hotel Management Agreements: Incentive Fee by HN 

 

Hotel Management Agreements: Key Business Terms at the LOI Stage by HN

 

Third party management companies: Key trends and issues

 

A Franchised or Managed Model?

 

Franchise, Management, Leasing

 

The shrinking terms of hotel management agreements

 

AAHOA Points of Fair Franchising

 

An Overview of Hotel Management Contracts in Europe

 

 

 

 

 

 

 

 

 

  1. FF&E: Funiture, Fixture & Equipment로 가구나 집기비품, 내구성 전자제품, 기계장치 등 4, 5년 이상 생산 활동에 사용되는 운영자산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감가상각처리하는 자산으로 구입 즉시 비용화되는 일반 소모성 물품과 상반되는 개념이지만 건축물과 건축물에 고정된 기계장치 등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계약에는 FF&E에 대한 아이템 리스트가 따로 첨부되기도 하더군요. [본문으로]
  2. 이를 liquidated damage (voluntary buyout 이나 involuntary termination에 의한 해지에 따른)라 부릅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