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리뷰 1 Courtyard Marriott Seoul Namdaemoon

포스팅하기 좀 조심스럽지만 나름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이니 가급적 호불호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며 후기를 작성해 봅니다. 

코트야드메리어트 남대문으로부터의 여하한 경제적 지원 없이 작성된 리뷰이고요, 객관성에 개입할 만한 감정적 변수 역시 없었음을 먼저 밝혀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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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간단히 볼까요?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Courtyard Marriott^[각주:1] Seoul Namdaemoon은 올해 5월 개관합니다. 메리어트 포트폴리오 중 대표적인 업스케일 브랜드로 코트야드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코트야드 판교에 이은 3번째 런칭입니다. 이 3개 호텔의 소유주는 모두 다르고요,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운영을 메리어트에 위임한 위탁경영 호텔들이에요.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인벤토리 총 400여 개로 대형 호텔 축에 속하지만 부대시설의 면모를 고려하면 기성 대형 5성급 호텔과는 좀 다른 정체성을 보입니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향을 짙게 띄지만 그렇다고 최근에 시장으로 대거 진입한 비즈니스 호텔과 동일한 체급으로 분류하기도 좀 애매해요. 

4성과 5성 사이

F&B Outlet 구색으로 올데이다이닝 모모카페 MoMo Cafe와 모마라운지 앤 바 MoMo Lounge & Bar 2곳을 넣었으니 역시 4성급 비즈니스 호텔의 물적 한계를 벗어나진 못했는데 인벤토리 규모를 감안하면 다소 아쉽지요? 하지만 코트야드 메리어트가 이런 허울 좋은 구색에 연연하며 실용성을 희생시킬 의사는 전혀 없는 듯 보입니다. 

더군다나, 인터네셔널 체인의 경우 우리나라 호텔 등급 분류에 대한 관심은 옛날에 비해 커지 않은 듯 보이더군요. 4성이나 5성이나.... 인터테셔널 체인 호텔의 경우 등급에 앞서 브랜드 벨류와 정체성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브랜드 효과가 작용하지 않는 국내 독립 호텔들의 사정은 좀 다르죠?

여하튼, 본고장 미국에선 '할배들의 호텔'로 알려진 코트야드이지만 국내에서 추구하는 경향은 미국에서 굳어진 '올디'한 브랜드 정체성을 탈피하려는 시도로 보일 정도이군요.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투숙일은 5차 촛불집회가 있던 날이었습니다. 집회 참여 후 투숙할 계획이었고, 지인으로부터 공여 받았던 바우처 (숙박쿠폰)의 시한이 거의 소진된 타이밍이었죠. 최초 25일로 예약했으나 다시 전화해 변경 가능 여부를 문의했습니다. 토요일 객실 사정이 여유롭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었고, 호텔이 보일 반응 역시 궁금했더랬어요. 

무료 쿠폰에 대한 호텔의 반응은 일반적으로 인색한 편이고요, 예약 변경을 요청하기도 좀 조심스럽습니다. 아주 친절했다고 말하기엔 주저스럽지만 응대했던 예약 담당은 꽤 유연하더군요. 신생 호텔로써는 보이기 쉽지 않은 스탠스이고요, 호텔 정책의 유연성과 라인 레벨의 교육 정도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메리어트 맨파워 풀의 힘이기도 하죠?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오며 가며 자주 봐왔던 곳이라 외관은 이미 익숙합니다. 남대문시장을 구성하는 낙후된 건물들과 주변 빌딩들이 무질서하게 섞인 낮의 풍경은 내세울만한 게 아닙니다. 하지만 이들의 너즈분한 민낯을 어둠이 지우면 나름 봐 줄만해요. 

더러 느끼지만 객실 창으로부터 새어나온 불빛이 건물로 번지면 포시즌스 광화문의 외양과 흡사하게 변모합니다. 아마도 외벽 대부분을 대형 유리로 마감한 때문이 아닐까 해요.

매우 예외적인 얼굴

도로에 접한 전면부는 매우 독특합니다. 낡은 건물 하나가 호텔의 얼굴 반을 가로막고 있거든요. 자료를 찾아보니 국내에 하나 남은 2층 한옥상가 양식을 간직하고 있는 건물이라는군요? 1910년대 건물로 곧 등록문화재 (소공동 부영 호텔 부지의 건축물과 비슷한 성격인 듯)로 지정될 예정이라 하더군요 (이미 지정된 듯 보입니다/본문 하단 기사 참조).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앞 2층 한옥상가

아마도 코트야드가 건축 허가를 받을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였던 듯 하고요, 해당 한옥 상가에 대한 보존 결정 역시 호텔 건축이 시작된 이후 시점에 본격적으로 거론된 때문이 아닐까 추정합니다. 또는 부지 매입 당시 한옥 건물주 흥국생명과 매입 협상이 무산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요. 

여하튼, 사전에 이 같은 변수를 상정했다면 지금의 회괴망측한 배치가 가능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호적인 스탠스를 취한 분들껜 유니크해 보일 수도 있겠죠?

입지는 다소 애매합니다. 숭례문이 20m 거리이고요, 전면 도로 건너편은 남대문시장입니다. 노른자위 명동 벨트와 핫 오피스타운 광화문과는 불과 500m 내외 이격했지만 먹거리를 고려한다면 만만치 않은 입지로 보이군요. 그 상권엔 내로라하는 경쟁 호텔들이 이미 즐비합니다. 그렇다고 외졌다 폄훼하는 건 결코 옳지 않아요. 관광객들이 몰리는 핫스팟은 도보 5 ~ 10분 거리에 불과합니다.

애매한 입지, 넓은 스펙트럼

정체성과 스케일을 감안하면 동자동의 포포인츠, 회현동의 티마크그랜드와 마켓이 바로 겹칩니다. 북창동 소재 4성급 골든튤립엠호텔과 신신호텔 및 바로 옆의 extended stay (레지던스) 프레이저 플레이스, 그리고 멀게는 명동 일대의 업스케일 호텔들과도 간섭이 없지 않을 듯 보이고요, 주변 5성 호텔들의 하단을 구성하는 믹스를 놓고도 밥그릇 싸움을 해야 할 수 있습니다. 

코트야드메리어트남대문의 스펙트럼은 위 아래로 꽤 넓게 펼쳐진 듯 느껴지고, 따라서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는데 운신의 폭이 넓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설 수준은 소위 말하는 4.5성 급인데 관건은 호텔이 지향하는 ADR인 듯 하군요. 결국 스케일 불문, 주변 모든 호텔들의 신경을 적잖게 긁으며 4성과 5성의 틈새를 파고들지 않을까 추정합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요즘 지어지는 4성급 호텔들이 더러 그렇듯 1층엔 리셉션만 뒀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야 프론트 데스크를 볼 수 있습니다. 기성 호텔들 (1층 현관 주변에 리셉션을 둔)에 익숙한 분들이 이 1층 공간을 보면 썰렁함 혹은 허전함과 이질감을 함께 느끼게 되죠. 하지만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상층의 리셉션으로 진입하면서 비로소 안도하게 됩니다. 호텔마다 칭한 이름은 제각각입니다만 코트야드 남대문은 이 1층의 공간을 arrival lobby라 이름했군요. 

Arrival Lobby와 경향

상업시설 (오피스나 오피스텔)을 중층부에 둔 복합건물의 상층부에 호텔이 조성될 경우 주로 이런 형태를 취합니다. 국내 선구자란 자격이 부족하지 않은 이비스명동이 그렇고, 비교적 최근에 건축한 포포인츠와 코트야드 타임스퀘어 역시 그러하지요? 그렇지만 코트야드 남대문의 경우는 전층, 모든 공간이 호텔 용도임에도 이와 같은 형태를 취한 건 다소 이례적입니다. 아마도 번잡하고 누추한 도로변과 바로 인접한 1층과의 격리감을 의도한 때문일까요?

같이 보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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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인츠바이쉐라톤 2

이비스명동

그나저나 오른편 벽면에 내걸린 고보드 Go Board의 존재감이 안습이군요. 고보드는 원래 고객들의 정보 검색을 위한 로봇 컨시어지입니다. 하지만 눈에 잘 띄지도 않을 뿐더러 조작이 쉽지 않은 곳에 걸렸네요? 

호텔을 홍보하는 수단 정도로 용도가 제한된 듯 보이는데, 그나마 제 기능을 하려면 콘텐츠를 보완한 후 2층 리셉션 주변으로 옮겨야 하지 않을까요? Arrival Lobby 계단 주변에 스탠딩 형태로 둬도 괜찮겠지만 1층 면적은 다소 좁습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고보드

아니면, 한때 세간의 주목을 받던 AI 컨시어지에 대한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까닭일까요? 메리어트 계열을 더러 드나들며 관찰한 바로는 이 고보드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을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public에 manning이 넉넉하면 고보드의 존재감은 떨어질 수 밖에 없어요. 

고보드 Go Board의 위상

의도는 훌륭했지만 아마도 스마트폰 앱에 의해 존재 가치가 잠식되며 그 과도기적 생을 조만간 마감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의 전면

호텔의 내부 구조 역시 독특하죠? 그냥 넘길 수 없는 코트야드남대문의 건축적 특성입니다. 

중앙부 아트리움은 천정까지 길게 개방되어 있는데, 동일하다 말하긴 그렇지만 비슷한 디자인을 채택한 국내 호텔이 있었지요? 제주의 하얏트 리젠시인데, 원형으로 된 중앙부 공간은 이곳 코트야드에 비해 훨씬 넓고 낮습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의 아트리움

천정으로부터 투과된 빛이 미려한 라임스톤?에 반사되며 묘하고 매력적인 색감을 연출해 냅니다. 

아이콘, 아트리움

현재 북창동에 건설 중인 중규모 호텔 한 곳도 이와 비슷한 유형의 건축 디자인을 채용하고 있더군요. 코트야드와는 달리 천정이 폐쇄되지 않은 형태로, 빗방울이 바닥 중정으로 떨어져 내립니다. 그 북창동 호텔의 내부는 꽤 아기자기하고요 골목의 개념도 추가되어 매력적이더군요. 기회가 되면 추후 소개해 드리고요..... 

규모의 차이 때문인지 메리어트의 것은 매우 반듯해 보이지만 때론 좀 폐쇄적이며 날카롭고 차갑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의 아트리움

독특하고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하지만 그 공간 만큼 시설 면적을 희생해야 합니다. 그러고 보면 밖에서 보는 바와는 달리 호텔의 건축 면적은 꽤 넓다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지하 2, 3층에 마련된 주차 공간은 협소한 듯 보였는데 아마도 2012년 발효된 용적율 특례의 흔적일까요? 아울러 건폐율 높은 호텔이 완충지 없이 바로 도로와 인접해 있습니다. 골목을 끼고 돌아 들어오는 포시즌스보다 더 각박해 보였는데, 중소형 세미나나 미팅이 있을 경우 주차 문제는 꽤 두드러질 듯 보이는군요.

코트야드메리어트 남대문의 오너는 KT&G입니다. 오너 배경을 인지하지 못하고 투숙한 고객은 곳곳에서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어요. 요소에 마련해 둔 흡연실도 그렇고, 객실에 비치한 홍삼정 홍보 플래카드, 미니바 아이템 역시 그러합니다. 

오너 배경

그나저나 KT&G 오너쉽은 제게 그다지 달갑지 않군요. 선입견 탓이긴 합니다만 마치 골목 상권을 한 때 넘나들었던 재벌의 쇼핑마트가 언뜻 연상되었습니다. KT&G가 호텔 사업에 발을 담근 건 다소 의외로 들릴 수 있습니다만 어쩌면 당연한 행보예요. 본업인 담배 사업은 확연한 내리막을 타고 있고,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기 위해 부동산 개발사업에 나섰는데 호텔 사업도 그 중 하나입니다. 

현재 코트야드메리어트 남대문 (법인명 주식회사 상상스테이)을 소유하고 있을 뿐더러, 티마크호텔 명동, 호텔스카이파크 명동 2호점 그리고 호텔 스카이파크 센트럴의 리츠에 각 30% 내외 지분을 투자하고 있더군요.

길어지니 잘라 가도록 합니다. 조만간 다시 오니 stay tuned!ㅎ

이어지는 글: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리뷰 2

호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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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글

호텔 정면 막은 낡은 건물의 정체는?

KT&G, 본업은 '담배'·부업은 '부동산투자'

1. 코트야드바이메리어트 Courtyard by Marriott이 원래 이름이었습니다만 'by'는 뗀 모양이군요. 이에 관한 얘기는 2년 전 코트야드 호텔리어로부터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