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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연남동 모던이스트, 파격 파인다이닝 [Modern.East]


'플레이트에 동화를 구현하는 쉐프'


언뜻 본 잡지의 타이틀이 그렇더군요.



모던이스트 Modern East[각주:1] 그리고 

젊은 쉐프 최종문


요즘 아주 핫!한 연남동 로드샾, 그리고 이를 통해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는 오너쉐프의 이름입니다.



연남동 모던이스트 Modern East


음식에 담아낸 스토리도 흥미롭지만 더 돋보이는 건 따로 있더군요.

모던이스트 최종문 쉐프가 추구하는 요리 철학..

파인다이닝 코스 요리를 부담없는 가격 (3가지 코스, 3만 3천원)으로 제공하고 싶다는 꿈


그 꿈이 허술해 보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오너쉐프의 이력 때문입니다.

모든이스트의 최종문은 미국 CIA (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를 졸업한 재원으로, 음식과 요리에 대한 고집, 즉 '내 요리'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참 옹골차 보이더군요.





플레이트에 구현해 내는 동화란 게 그런 겁니다.

시즌별로 스토리 테마를 달리 정하고 그 동화를 요리로 표현합니다. 봄엔 신데렐라, 여름엔 드라큘라, 가을엔 아기돼지 삼형제 그리고 겨울엔 백설공주...



연남동 모던이스트 Modern East


전 지금 시즌이 아니라 지난 시즌의 theme을 즐기고 왔고요, 지금은 윈터 테마 백설공주를 선보이고 있더군요.



연남동 모던이스트 Modern East


지난 가을 테마 '아기돼지 삼형제'의 스토리를 어떻게 요리에 녹여 내는지 같이 한번 볼까요?



연남동 모던이스트 Modern East


아뮤즈부쉬 Amuse Bouche[각주:2]

표현도 생소합니다만, 설명에 따르면 만두피 대신 다른 것으로 표현한 샤오롱바오 그리고 돼지 껍데기로 조리한 치차롱이라고 해요.


다른 건 모르겠지만 정성이 참 대단하지요? 하나 하나 직접 만듭니다. 맛은 꽤 실험적인데, 그래서 3-course experimental cuisine이라 달리 이름하는 걸까요?



모던이스트 Modern East


식전 빵과 버터


버터는 쉐프께서 여러가질 섞어 직접 만들었다네요? 고소하고요, 여러가지 맛이 함께 어우러져 있군요.



모던이스트 Modern East


아기돼지 삼형제 중 첫째의 지푸라기 집


삼겹냉채인데요, 삼결살 슬라이스에 양파, 대파, 당근 등을 튀겨 지푸라기 모양을 형상화했습니다. 쉐프의 정성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먹기 아까울 정도예요.



연남동 모던이스트 Modern East


어떤 모양으로 보이나요?

화분이라는데....ㅎ





구운 크래커로 만든 화분 안에 훈제연어와 케이퍼를 담았습니다.

새싹잎들의 색감도 정말 예쁘죠?

모던이스트의 음식을 맛보게 되면 레스토랑이 아니라 조그마한 미술관에 와 있는 게 아닐까 착각에 빠질 정도랄까요?ㅎ



연남동 모던이스트 Modern East


파인다이닝에 와인이 빠질 순 없죠?


모던이스트가 페어링한 와인입니다.

스토리 텔링 메뉴에 와인을 페어링하면 17,000원이 추가됩니다. 총 50,000원으로 와인과 함께 파인다이닝 코스요리를 즐기게 되는 것이죠.



연남동 모던이스트 Modern East


메인인 돼지 등심


둘째가 나무로 지은 집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돼지 등심을 베이컨으로 감싸 익혔습니다. 등심은 아주 부드럽고 식감도 훌륭하군요. 흑마늘 소스에 완두콩 퓨레와 만가닥 버섯을 곁들였습니다.



연남동 모던이스트 Modern East


흑마늘 퓨레에 매쉬 포테이토와 만가닥 버섯을 곁들인 살치살


같이 동행했던 지인분의 초이스, 스토리 테마가 아닌 시즈널 코스의 메인 디쉬입니다.

시즈널코스의 가격은 38,000원, 페어링된 와인을 추가하면 60,000원의 가격.



연남동 모던이스트 Modern East


아마도 시즈널 코스에 페어링된 와인인 듯?

전 설명 듣기에 바빳고, 서빙되는대로 먹고 마셨으며, 정작 맛을 음미할 정도로 여유있진 않았습니다. 일단 모양에 너무 심취했어요....



연남동 모던이스트 Modern East


세째 돼지의 벽돌집임이 확실하지요?ㅎ


디저트로 나온 Pork Lard 아이스크림과 검은깨 케이크....

길과 가로수 모양도 참 예쁩니다. 눈으로 먹는다는 게 이런 거?ㅎ

심히 아까워 포크를 대기 힘들었습니다.



연남동 모던이스트 Modern East


마지막으로 마들렌과 커피



연남동 모던이스트 Modern East


아주 고급스런 만년필을 준비해 뒀더군요?

뭣 처럼 벌어 정승처럼 쓴댔는데, 전 느닷없이 정승이 된 기분이었죠.ㅎ





음식을 먹는 내내 한가지 생각이 뇌리를 맴돌았습니다.

'이 가격에 너무 과한 정성을 들였다...'

일반적으로 오너 쉐프의 정성은 코스트로 환산되지 않고요, 가격에도 잘 반영되지도 않는 듯 하더군요. 모던이스트에선 그 파격적인 쉐프의 정성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이랄까요?


조만간 이 스토리텔링 메뉴 대신 단품요리로 구색이 바뀔 계획아라더군요? 아기자기 예쁜 스토리텔링 코스를 맛보시려면 1월 안에 가 보셔야 할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더 적절한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쉐프의 정성이 분산되지 않고 한 메뉴에 오롯이 다 담길 수 있고, 고객의 만족도 역시 더 높아지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호텔이야기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보고 싶었던 업계 분들을 모던이스트에 불러 모았습니다만 사실 연인끼리의 데이트에 제격인 곳이에요. 기억해 두셨다 애인 혹은 배우자 점수 필요할 때 들러 보시기 바랍니다.



그나저나 한참 헤메이다 간신히 찾았네요. 연남동이라곤 중국집 한 곳 빼곤 와 본적이 없었거든요. 구불구불 골목을 들어와 비슷한 집들을 이리저리 기웃거려야 했는데 연남동 주택가와 로드샾들이 함께 섞인 풍경은 꽤 묘하더군요. 매력적입니다.

이곳에 둥지를 턴 이유도 3만원 가격대를 고집하기 위한 때문이라지요? 강남 등지라면 어림없습니다.



유부장님, 김과장님! 만나뵈서 반가웠고요, 다음에 다시 뵙겠습니다.

그리고 최종인기자님! 좋은 장소 소개 감사합니다.



참고한 글

[인터뷰] 모던이스트Modern East 최종문 셰프-접시 위에 담아낸 동화의 맛



모던이스트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희로1길 59-3

모던이스트 영업시간: 화~토요일 17:30~23:30(주문 마감 21:30), 일요일 11:30~16:00(주문 마감 14:30)

가격: 스토리메뉴 3코스 3만3,000원(와인페어링시 1인당 1만7,000원 추가), 계절메뉴 3코스 3만8,000원(와인페어링시 1인당 2만2,000원 추가)

모던이스트 주차: 없고요, 주변에도 주차장 없습니다.




  1. 모던이스트 Modern.East는 모더니스트 퀴진 Modernist Cuisine, 즉 분자요리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본문으로]
  2. 아뮤즈부쉬 Amuse Bouche란 코스 요리가 나가기 전 서빙되는 맛뵈기 음식같은 것이라고 해요. 보통 레스토랑의 성격을 보여주는 요리로 수시로 바뀌며 메뉴판에 나오지 않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