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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벽은 캔버스요, 관객은 동네 주민.. 상도동 동네호텔 핸드픽트호텔 그리고 파우와우

크지 않은 덩치의 호텔이지만 지역사회와의 공존을 추구하며 선보이는 활동들이 매우 독특하고 흥미롭습니다. 국내에도 비슷한 슬로건을 내건 호텔들이 없진 않지만 이곳처럼 지역과 밀착해 애초 천명한 바를 실천에 옮기는 곳은 쉽게 찾아볼 수 없어요.


상도동 동네호텔

핸드픽트 호텔 Handpicked Hotel


더군다나 핸드픽트의 오너는 상도동에서 나고 자란 분입니다. 동네 주민의 일원이란 의미죠.



image by divisare

L'EAU DESIGN

SANGDO CAMOUFLAGE[각주:1]


이번엔 다른 이유로 핸드픽트호텔을 들렀었어요. 서울불꽃축제때문이었는데, 루프탑에서 지인들과 함께 구경한 불꽃놀이도 재미있었지만 정작 제 눈에 꽂힌 건 따로 있었더랬죠?


호텔 외벽이 캔버스요,

관객은 동네 주민!


예쁜 동네 만들기 프로젝트!


호텔의 콘크리트 외벽을 예쁜 그림으로 채웁니다. 이런 활동을 도시재생미술 혹은 공공미술이라고도 이름하더군요. 동네호텔 핸드픽트는 이런 활동을 위해 호텔의 너른 외벽을 지금껏 아껴둔 듯 했죠.


image by divisare

L'EAU DESIGN

SANGDO CAMOUFLAGE


상도동 동네호텔 핸드픽트호텔 Handpicked Hotel



캔버스, 그리고



image by divisare

L'EAU DESIGN

SANGDO CAMOUFLAGE



관객....



엄청난 수의 관람객들이 몰려들었죠?ㅎ

60년대 이후부터 생기기 시작한 오래된 주택들이 셀 수도 없이, 하늘 아래 낮게 자리잡고 있는 곳. 이 낙후된 곳이 동네호텔 핸드픽트의 보금자리입니다.


핸드픽트호텔에서 본 상도동 야경


핸드픽트의 오너가 그러했듯 동네호텔 핸드픽트는 상도동에서 태어나 상도동과 함께 성장해야 할 호텔인 셈이죠. 상도동은 핸드픽트호텔의 터전입니다. 그 터전을 무시한 혼자만의 발전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김성호대표께서 상도동을 애지중지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드픽트호텔 옥상에서 내려다 본 밤의 관객들인데 더더욱 아름답군요.




그리고 화가, 그림을 그릴 주인공은 바로

파우와우 POWWOW!


핸드픽트에 도착해 주차를 하고 있는데 밧줄과 장비를 온몸에 칭칭 감은 분들이 바깥을 오가지 뭡니까? 유리창 청소하는 분들인가 했더랬죠. 뒤에 알고보니 그림을 그리는 화가였더군요? 


페이스북에서 스쳐보긴 했지만 사실 무지랭이 늙은 몽돌에겐 생소한 이름, 심드렁했었어요. 소개 자료를 보니 파우와우는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그룹이라 하네요? '예술을 통한 지역사회의 변화'를 목적으로 미국에서 결성되었고 올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이들의 작품 활동엔 상업성이 개입하지 않습니다.


영원한 평화 by POWWOW


와우!!!

김성호대표님의 안내로 돌아 들어간 골목에서 본 그래피티의 모습이에요.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맨아래 줄을 타고 그림을 그리고 계신 분이 보이는데 작품 규모가 짐작되시죠?


image by Handpicked Hotel


이런 종류의 작품 중 국내에선 최대 스케일이고요, 트리스탄이튼 Tristan Eaton과 데이브펄슈 Dave Persue 두 분의 작품이라는데,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분들이라네요?


영원한 평화 Peace Forever


마침 첨예화하고 있는 북핵 이슈를 다룬 작품으로 파우와우의 아티스트들도 우리나라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그나저나 우리가 평소에 알던 고상한 예술 작품이 아니라 다행이다 싶군요? 우리의 이웃, 일상에 바쁜 상도동 동네 주민들도 비교적 쉽게 그리고 더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그래피티 (낙서 그림)라 이 캔버스에 더욱 어울려 보이는군요.


Endless Love by Andrew Ham


앤드류햄의 영원한 사랑 Endless Love by Andrew Ham

 

핸드픽트호텔의 루프탑 벽체에 그려진 작품입니다. 앤드류햄의 아내를 그렸다는데 동양적인 외모를 소유한 분이군요? 제 눈엔 벽화마을 등 동네에서 종종 보던 그런 벽화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친숙한 작품이에요.


페퍼로니피자를 먹는 까지호랑이


마지막 작품은 핸드픽트의 지하 1층 볼룸으로 내려오는 계단실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뉴욕에서 활동중인 싱가포르 작가 쉐료의 작품이라죠? 


'페퍼로니피자를 먹는 까치호랑이'...


제 눈엔 영락없는 저팔계 돼지인데 우리나라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까지호랑이로부터 영감을 얻었다는군요.



위 세 작품은 '벽화 (The Mural)'展 라는 이름의 전시회로 다시 선보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들러 보시고, 나루에서 맛있는 전골도 한번 맛보세요.


그리고 '동네호텔'이라는 애칭의 핸드픽트호텔이 던지는 화두에 대해서도 한번 곱씹어 보시길 바랍니다. 이것이 호텔이 추구하는 가치요 정체성이며 경쟁 호텔과의 차이를 만드는 차별성이요 경쟁력이니까요.




호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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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 이미지 멋지요? 링크를 걸어 빌려왔는데, Divisare라는 사이트에 소개된 기사에 포함된 것들입니다. 건축이나 디자인하시는 분들께서는 아실 듯 한데, 찾아보니 Divisare는 최초의 architecture website이자 가장 방대한 contemporary architecture archive를 보유한 곳이라고 해요. 위 링크의 글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