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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값비싼 수업료, 호텔경영수수료 [호텔의 경영형태와 특성 1-위탁경영/프렌차이즈]

본 포스트는 무척 오래된 글입니다. 이후 작성된 아래 포스트들 추가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호텔의 명찰값 그리고 호텔 프랜차이즈계약의 모든 것 [링크]

  • 호텔경영위탁계약과 우리나라 호텔산업-Hotel Management Agreement 해설 [링크]

  • 애증의 관계, 호텔 오너와 오퍼레이터  [링크]



제목 참 보기 불편하군요.


호텔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배우는 내용입니다만 그야말로 재미없는 이론입니다. 어려운 내용은 아니지만 현업에 있는 호텔리어들 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듯 보이더군요. 이런 딱딱한 이론을 굳이 알아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겠죠.


이미 현업에서 철밥통을 차고 있는 호텔리어나 혹은 저처럼 꿈을 접고 사는 늙은 호텔리어야 상관없습니다만, 전도 창창한 젊은 호텔리어나 예비 호텔리어들이라면 고민해 볼 부분이 많은, 아주 중요한 경영 요소입니다.


뜯어 보면 의외로 재밌기도 해요. 호텔들의 이름은 일반 대중들도 익히 알고 있을 터, 밖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경영방식이나 재무적 파급 등을 훑어 보는 것도 흥미로울 수 있습니다.


* * *

직전 포스팅 요소 요소에서 조금씩 간을 봤습니다만 논지가 자꾸 간섭 당하는 듯 해서 포스팅을 아예 따로 땃습니다. 저야 현업에서 이를 직접 다루는 처지이니 아래에서 다루는 내용이 책에 적힌 무미건조한 내용과는 달라야 하겠죠?ㅎ

관련글: 늙은 외국인 호텔리어, 젊은 한국인 호텔리어 [링크]




학계에서는 1888년 인천에서 개관한 대불호텔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호텔로 봅니다만 현존하는 최고의 호텔은 웨스틴 조선의 전신인 조선철도호텔입니다. 1914년 영업을 시작했으니 100년 되는군요. 


하지만 호텔 산업이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건 70년대 후반 부터이고, 1988년도 올림픽을 전후해 서울의 대형 특 1급 호텔들이 우후죽순 들어서며 우리나라 호텔 산업의 새 장을 엽니다.


1967 이 건물이 헐리고 지금의 건물로 다시 지었습니다만 입구의 모습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군요.


이들 호텔들의 경영형태 면면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부분들을 찾아 낼 수 있는데, 어쩌면 신산업이 도입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보이는 변화일 수도 있겠군요.


이 조선호텔과 1967년 영업을 시작한 워커힐은 정부의 손을 거친 좀 특수한 형태라고 볼 수 있는데, 지금은 두 곳 모두 외국 체인의 이름 만을 빌려 사용하는 프렌차이즈 호텔입니다. 이후 문을 연 호텔들은 신라와 롯데, 플라자를 제외하고 모두 외국의 유명 호텔체인과 경영위탁계약 (Management Contract)을 맺는데, 이는 아주 자연스러운 수순이에요. 


임패리얼 팰리스와 장충동 소재 그랜드앰배서더 역시 신라 등과 같은 독립호텔 (Independent Hotel)이지만, 작은 규모로 개관한 후 확장을 거듭하면서 비교적 최근에야 특 1급으로 승급한 경우입니다. 


♠♥♣◆★


다소 느닷없이 운을 뗏습니다만 천천히 살펴 볼까요?!


양해를 먼저 구합니다. 아래 설명은 모두 서울의 특 1급 호텔에 바탕하며,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의 특급 호텔들은 다루지 않습니다. 잘 모르거든요. 서울 소재 특 1급 호텔의 사정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처지이니 지방 호텔이야 오죽하겠습니까...ㅎ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호텔의 경영 형태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체인호텔 chain hotel (매니지먼트/프랜차이즈 계약)

•  독립호텔 independent hotel

•  리퍼럴호텔 referral hotel


호텔을 소유하고 있는 오너는 크게 2가지 형태로 호텔을 경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스스로, 자신이 만든 이름표를 달고 경영하는 것이요, 또다른 하나는 외부의 유명 브랜드와 제휴하는 것입니다. 이 제휴의 형태는 또 2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국내 특 1급 호텔들 대부분은 여러가지 이유로 세계 유명 호텔 체인과 계약을 맺어 브랜드를 도입합니다. 브랜드를 들여 오면서 호텔의 경영을 해당 체인에 위탁하는 경우도 있고 (경영위탁계약), 스스로의 경영 능력을 자부심을 가진 오너는 스스로 경영하되 브랜드만 빌려 오기도 하죠 (프랜차이즈 계약)[각주:1].


체인호텔 - 경영위탁계약 호텔

Management Contract


1.


국내 호텔 오너 owner가 외국의 체인에 호텔의 경영을 맡기는 형태입니다, 

 

우리나라 대형 호텔 대부분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경영 노하우가 부족했던 초창기엔 불가피한 선택이었겠지요. 총지배인 General Manager 등 전문 경영인력이 체인 본사로부터 파견되며, PMS나 회계시스템 등 호텔의 제반 경영시스템은 물론이요, 체인의 여러 마케팅 자산, 즉, 예약망과 로열티 프로그램 Royalty Program을 공유하며, 교육 프로그램 등도 차용하게 됩니다.


2.


경영위탁계약에 따른 댓가는 작지 않습니다. 

 

계약의 내용과 호텔의 규모에 따라 천차 만별이지만 작게는 십 수 억, 많게는 1년에 수 십 억의 경영수수료 Management Fee를 체인 본부에 지불하게 됩니다. 이 수수료를 계산하는 방법은 비교적 다양하더군요. 매출에 일정비율을 곱해 산출하기도 하고, 영업이익 (GOP: Gross Operating Profit)를 기준으로 하기도 하며, Basic Fee에다 성과에 따라 지불하는 Incentive Fee가 별도로 구성되기도 하는데, 총매출의 3~5%에 이르는 듯 합니다. 당연히 브랜드 별로 편차가 있습니다.


최초 계약은 보통 20년 인 듯 하고, 이후 10년이나 5년 단위로 갱신 계약을 하는 듯 하던데 호텔이나 개별 계약에 따라 역시 차이가 있겠죠. 



3.


오너는 끊임없이 고민하게 됩니다. 과연 이런 큰 규모의 비용이 소요되는 경영위탁계약 Management Contract 을 유지해야 하는가?....


이 결정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인적 자산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인적 자산에 자신감이 생기면 남에게 비싼 돈을 지불하며 경영을 맡길 이유가 없지요. 브랜드 만을 빌려 사용하는 Franchising Contract 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현재 브랜드만 빌려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프렌차이즈 호텔들이 이런 과정을 거쳐 왔습니다.

 

그렇다고, 명찰을 아예 떼는 건 위험 부담이 아주 큽니다. 이름값과 예약망, 로열티 프로그램 등 마케팅 자산의 영향력은 결단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거든요. 현업에 있다 보면 브랜드, 상표권이나 지적재산권 등등 명칭 여하에 관계없이 그 명찰 (브랜드)가 가진 파워를 절감하게 됩니다. 독립 호텔 Independent Hotel인 신라와 롯데, 플라자는 그룹 계열회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서도 초창기 고전을 면치 못했었는데, 대형 외국 체인이 전세계에 이식한 이 자산들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죠.



4.


이 로열티 프로그램의 역할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몇 년 전 조사한 바로는, 이 프로그램의 기여도가 판매된 객실의 30~45% (서울 특 1급 기준)에 이르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도 비슷한 추세로 유지되고 있겠지요.  


하지만 이 영향력은 점차 줄어 들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OTA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호텔 체인의 방어 노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이 추세는 앞으로도 누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군요. 자세한 내용은 이전에 여러 차례 포스팅 한 적이 있으니 좀 찾아 보시고요~ㄱ

http://skift.com


5.


경영위탁계약을 체결한 호텔로 파크하얏트, W호텔, JW메리어트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 리츠칼튼서울, 쉐라톤디큐브시티 등이 있습니다.


남산의 그랜드하얏트는 좀 특수한 경우입니다. 애초 일본 계열의 서울 미라마라는 유한회사가 소유할 당시에는 하얏트와 경영위탁계약을 맺었었습니다만 몇년 전 일본계 지분 모두를 하얏트 본사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경영위탁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소유주가 직접 경영하고 있는 형태로 볼 수 있겠군요.


체인호텔 - 프랜차이즈계약

Franchise Contract


1.


호텔에 대한 경영노하우가 쌓이고 인적자산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 굳이 위 위탁경영 Management Contract 형태를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엄청 비싸거든요. 적절한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외국의 체인으로부터 브랜드 및 마케팅 자산만 차용하는 계약 형태로써 현업에서는 프렌차이즈 계약이라 흔히  부릅니다. 


경영 주체는 체인이 아니라 호텔의 소유한 회사가 됩니다.


체인본부에 지불하는 프랜차이즈 수수료(Franchise Fee)는 Royalty Fee나 Marketing Fee 등으로 구성되는데 (브랜드 마다 사용하는 명칭은 상이하겠지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브랜드를 차용하면서, 필요한 예약망과 로열티 프로그램 등 마케팅 자산을 빌려 사용합니다. 


참고로, 위탁계약이나 프랜차이즈계약 공히 예약망과 로열티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선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해요 (일종의 예약수수료 또는 프로그램 운영비).


아주 오래된 자료인데 비교적 잘 정리되어 있네요. 사진에 링크 있습니다.


2.


Management Contract와는 달리, 경영 주체는 체인본부가 아니라 호텔의 소유사 Owner 입니다. 

 

운영 메뉴얼이나 policy 등은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PMS나 회계시스템 등, 운영 시스템이야 원래도 사 오는 것, 프랜차이즈 호텔이라고 달리 취급되지는 않습니다만 체인의 데이타베이스 사용 권한에 제약이 따르기도 하더군요.

 

총지배인 등 핵심 경영인을 내부에서 조달할 수 없다면 회사 외부에서 영입하면 됩니다. 검증 부담이 있긴 하지만 어차피 위탁 경영의 경우도 좋은 사람만 파견되는 건 아니더군요. 이 경우에도 역시나 뽑기가 아주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일반 직원들 rank & file의 경우를 봐도, 대학 별 볼일 없지만 마치 시궁창에서 진주를 발견하는 듯 한 기분이 들 경우도 왕왕 있거든요.

 

어쨋거나, 경영위탁계약을 체결한 호텔보다는 호텔 요직에서 내국인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하긴, 요즘은 위탁경영호텔에서도 내국인들로 대부분의 요직이 채워지긴 하더군요.


3.


밀레니엄서울힐튼(좀 복잡한데 일단 여기 포함시켜 설명합니다), 그랜드인터콘티넨탈, 코엑스인터콘티넨탈, 그랜드힐튼, 웨스틴조선 (엄밀히 따지면, 웨스틴조선은 프렌차이징이라고 단정짓기도 쉽지 않긴 합니다. Management Assistant Contract이라고 일컫던데, 경영위탁계약과 프렌차이징의 중간형태 정도로 보면 될 듯 하지만 프렌차이징의 일부라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쉐라톤워커힐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역사가 상대적으로 오래된 웨스틴조선과 쉐라톤 워커힐은 과거를 거슬러 올라 가 보면 여러모로 재밌습니다. 


여기선 일단 숨기고요, 학구열에 불타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길~ㅎ


관련글: 재벌 대기업 계열호텔/재벌의 아홉번째 문어발


논란이 될만한 밀레니엄서울힐튼을 여기에 끼워 넣었는데도 몇 개 호텔 되지 않지요?! 국내 대다수의 대형 호텔들이 아직까지도 외국 체인과의 경영위탁계약을 유지하고 있지만 프랜차이징 형태로 점차 바뀌고 있습니다. 최근에 들어서는 업스케일, 특 2급 정도의 레벨이면 총지배인 조차도 대부분 내국인입니다.


 어쨋거나, 30년이 지난 지금껏 호텔의 경영을 남의 손에 맡긴다는 건 좀 거시기 하지요? 하지만 경영형태를 바꾼다는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 모양입니다. 십 수년 전 제가 대우의 호텔에 몸담고 있을 때에도 경영층에서 항상 고민하던 부분이었더랬습니다. 결국은 고민만 하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지만......


끊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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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업계에서는 경영위탁계약과 프랜차이즈 계약모두 '프렌차이즈'라고 통칭해 부르기도 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