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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엄마는 슈퍼파월~ 고등학교 아이의 시험과 아빠의 넋두리




한바탕 전쟁을 치른 기분입니다.



올해 고 1이 된 큰 아이의 기말시험이 방금 끝났거든요.

그 한 달여 기간 동안, 아이는 말할 것도 없고 아내도 덩달아 홍역을 치뤘더랬습니다.



 아이 시험은 온 가족이 함께 치루는 전쟁 



좀 어이도 없고 해서 회사의 선배 분들에게 여쭈니 이맘 땐 원래 그렇다네요?!

아이가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시험 때가 돌아오면  집안 식구들이 같이 시험을 치룬다고....

쉬울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아이와 다름없이 부모 또한 이런 식의 공부 아닌 공부를 해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그렇다고 제가 뭘 크게 이바지한 건 없습니다. 아내가 다 했거든요.

아내는 최근에 일하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있는데, 그 핑계로 가사 일과 아이들 일 대부분을 짐 지웠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아이들 먹여 학교 보내고, 저녁 늦게 까지 공부하는 것 도와주고... 

전 뭘 했냐고요? 글쎄요?!

 

 

명문 대학 진학 3요소,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아빠의 무관심...

 

전 이들 중 일단 한 개는 확실히 갖추고 있군요.  

때, 부족한 할아버지의 재력을 아빠의 관심으로 메꾸어 보려고 용을 쓰기도 했습니다만 역시 부작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흠..  





 엄마 정보력의 본모습, 그리고 그 위력에 대해서는 이제서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더군요. 아이 공부의 5할 이상은 엄마의 발품으로 만들어지는 듯했습니다.



 엄마는 슈퍼 파월~ 

 


명문대 합격한 동네 아이의 부모와도 친한 척 하고, 선생님 상담하러 학교도 찾아 다니고, 학원 선생님을 몰아 부치기도 하고, 벌써 방학 대책 설명회 같은 곳도 기웃거리고. 아이에게 필요한 책도 사다 바치고, 데려다 주고 데려 오고... 

왠만한 아빠라면 꿈도 꿀 수 없는 일을 척척 해 내더군요.

 


이미지: 이투데이



돌이켜 생각해 보니, 맞벌이 때는 아이 교육을 거의 방치한 것이나 매한가지였더군요

학교 보내고 학원 두어 개 등록하면 아이가 알아서 잘 할 줄 알았지요. 그야말로 허황된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아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있으면서 아이 부족한 걸 하나씩 되짚어 봤는데, 이건 뭐, 모조리 부모가 해야 할 일이더군요. 


와중에도 이 만큼 잘 성장해 준 아이가 고마울 따름입니다. 


   

아내는 당분간 일을 쉬었다가 다른 일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공부 뒷바라지가 이런 식이면 당분간 집에 눌러 앉아야 할 듯 한데.... 이 늙은 몽돌의 능력은 빤 하니 가정 경제가 위태로워 질 것만 같기도 하고..   

참말로 고민이 아닐 수 없군요. 

 


이미지: 중도일보

 


틈난 나면 현행 교육제도와 교육당국을 욕해 왔습니다만 그 틀을 깨기는 커녕, 저 역시 기를 쓰고 그 불합리에 순응하려 노력하고 있군요.... 우리 사회, 적게는 교육환경에 뭔가 변화의 계기가 생겼으면 좋겠지만 너무 요원한 요즘이지요?!



 아빠가 가진 유일한 것 



무관심할 수 없는 열혈 아빠인 제가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것..

금 처한 상황에서 아이들이 그나마 더 상처 받지 않게, 그리고 인생을 사는 궁극적인 목적이 돈도, 학력도 그리고 명예도 아닌 '스스로의 행복'이란 걸 빨리 깨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려 합니다. 


 

그나저나 아내의 고생이 너무 심한데, 이런 식이면 이번 겨울방학도 되기 전에 아내가 먼저 방전될 듯 하군요. 이번 일을 계기로 저도 뭔가를 더 분담해야 할 듯 싶은데 천천히 생각해 보기로 하고요...

 


곰곰히 생각해 보니 제가 할 수 있는 게 또 있더군요. 

넉넉하진 않지만 아빠가 가진 건 돈과 애정 밖에 없습니다. 먹방으로 아내와 아이들의 기분을 잠시라도 풀어 주는 것이지요.


마나님, 그리고 **야! 고생 많았어!

앞으로도 화이팅!!!!

 


먹방은 다음에서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