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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아빠의 거친 레시피, 차돌박이 숙주 굴소스 볶음





현재는 중3 입니다




벌써 10년 전이라니, 아빠도 많이 늙었다....ㅠㅜ



학업성적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어요.  오랜동안 꾸준히 노력해 왔었는데 최근에서야 눈에 띄는 성취를 조금씩이나마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옆에서 보는 저도 아주 안타까울 지경이었는데 현재의 마음은 말할 바도 아니었겠지요.



그 힘든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었지만 엄마 아빠가 해 줄 수 있는 건 많지 않았습니다. 

항상 힘이 되어 주고 싶지만 그마저도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더군요. 

가끔씩 심하게 야단 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럴 때마다 후회스럽긴 해요.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말 흔히 들어왔지만 곧이 믿기엔 불안합니다. 공부가 아닌 다른 방법은 오히려 더 막막하기만 하거든요. 





요즘 시험기간입니다.


공부에 지친 아이를 위해 아빠가 오랫만에 칼을 한번 잡아 볼까요?!

아주 가끔씩만 요리합니다. 아는 바도 많지 않지만 밖에서 듣거나 본 음식을 본뜬 맛이 나쁘진 않았어요. 


지난 번 서촌 전대감댁에서 팀원들과 술 한잔 할 때 안주로 나왔던 음식인데 꽤 괜찮더군요?! 만드는게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숙주 차돌박이 굴소스 볶음






레시피가 따로 있을 리 없습니다. 처음 먹어 본 음식, 그저 뇌리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맛과, 어설픈 눈대중으로만 주섬주섬 준비합니다.



차돌박이 600g 

가족 네 명이 야채와 같이 먹기엔 적지 않은 양..





큰 아이와 작은 아이 모두 고기를 아주 좋아 합니다.

어릴 때 저도 좋아했지만 옆지기도 저 못지 않았더군요. 큰 애 임신하고서도 제일 먹고 싶었던게 삼결살이었다고..



숙주 한봉지, 청경채 5~6개, 부추 적당히

마늘 4~5 쪽 다지고요




제일 중요한 건 굴소스인 듯 합니다.

먹방하시는 분들 말씀으론 굴소스는 아주 좋은 걸 사용해야 한다더군요?! 슈퍼에서 파는 것 중 제일 비싼 걸 골라왔습니다.


결과적으로 실패!!!

내용물이 어떤진 잘 모르겠지만 맛으로만 따지면 오리지날 제품이 더 낫네요.





대강 순서대로 넣고요, 굴소스 5~6 술 정도..

채소들이 너무 익네요..

냄비가 조금 더 큰 사이즈였으면 좋았을 뻔.. 숙주 등 야채가 들어가니 양이 많아집니다.






완성되었습니다.






고기에 비해 야채가 조금 부족해 보이지만 부드러운 차돌박이와 함께 아삭아삭 씹히는 숙주와 청경채가 굉장히 맛있어요. 


 

아주 간단하지요?! 

양념이 따로 필요한 것도 아니고요, 아빠들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아주 좋아 합니다만 옆지기도 잘 먹습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옆지기가 해주는 밥과 반찬이니 , 이런 건 그야말로 간간히 먹는 별식이지요.ㅎ






맛있게 먹었습니다.ㅎ



큰 놈은 요즘 엄마 아빠와 가끔 다툽니다. 

한참 감성이 성장할 때이니 사소한 것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데, 말다툼이 시작될라치면 아예 대화를 하려 않고 말문을 닫아 버리더군요?! 저나 아이 엄마의 요구를 그야말로 강압으로 인식하는 것이지요. 


아이를 상대로 부모가 잘못 처신하는 것들도 당연히 있겠지요?! 하지만 엄마 아빠를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로만 인식하고 불만을 속으로 갈무리하는 건 옳지 않아 보입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바를 포기 말고 주장하라고 가르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요즘 목소리가 부쩍 커지고 있네요?! 



그나마 있지도 않았던 아빠의 권위가 더 허물어 지는 듯 해 불안하기도 합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