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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쉐라톤 서울팔래스 강남 호텔 - 연회


여기 오랜만인데요?

쉐라톤으로 컨버젼한 이후 처음입니다.


호텔 리뷰를 하러 온 건 아니고, 행사가 있어 잠시 들렀어요. 피치매니지먼트의 역경매 예약툴 피치타임 설명회였는데, 꽤 흥미롭더군요. 기회가 되면 간단히나마 페이스북에서 소개를 드릴 예정이고요.


피치타임 설명회 


오래 방치해놨던 블로그에 들어 온 이유는 설명회 당시 나왔던 연회 메뉴가 나름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에요. 간단히나마 코맨트하고 싶었습니다.


일이 바뀌고, 거의 1년 간 호텔 블로거로써의 책임을 회피해 왔는데, 종종 찾는 분도 계셨고, 저 역시 맘 편친 않더군요. 아무튼, 조금씩 여유가 생기고 있으니 기회가 될 때마다 어렵지 않은 수준으로 조금씩 다시 읊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Sheraton Seoul Palace Gangnam Hotel


로컬 브랜드, 서울팔래스호텔에서 쉐라톤으로 컨버젼했지만 외양이 크게 바뀐 건 아니에요. 작지 않은 규모의 레노베이션을 꾸준히 해왔고, 새로운 부속건물을 추가하며 확장하기도 했습니다만 '틀'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건물을 허물어 다시 짓지 않는 한 그 틀을 탈피할 순 없는 일이죠.


이는 사실 하드웨어에 국한된 얘기가 아닐 수도 있어요. 수십년의 경영 역사를 규정지었던 그 '틀'은 간판이 바뀌고, 운영시스템이 교체된다고 해서 쉽사리 바뀌는 게 아닌 듯 하더군요. 호텔리어와 심지어는 오너 그리고 운영 전반에도 잔상이 강고히 남습니다.


로비엔 옛날의 골격이 그대로 남아 좁습니다. 낮은 층고 탓에 조그마하게 달린 펜던트가 안타깝군요. 하지만 집기나 가구는 꽤 우아합니다.



그렇지만 호텔리어들 사이에선 인터네셔널 브랜드로 컨버젼한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더러 꼽히더군요. 경영실적을 자세히 보지 못한 처지라 자신있게 말할 게 많진 않습니다만 그 입지와 포지셔닝 등에서 메리어트 리워드 맴버쉽에 차별적인 가치를 어필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ADR 15만원 내외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top tier를 겨눈 메리어트의 럭셔리 스케일 JW메리어트 서울과는 시장이 약간 다르고, 반포ic를 건너 3km 반경 내 산재한 르메르디앙, 노보텔강남 등 4, 5성급 호텔들과도 심리적으로 다소 이격된 로케이션으로 보입니다.



오늘도 다름없이 쓸데없는 말머리가 길어지고 말았군요. 

말씀 드린대로 설명회에서 나왔던 메뉴, 간단히 소개해 드릴게요.



냉채, 흑임자죽, 갓김치 등 3찬, 소갈비살 구이, 고구마 케이크로 구성된 코스요리였는데요, 한식과 서양식이 잘 조화된 퓨전 한식이랄까요? 맛을 떠나 그 구성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4, 5년 전 호텔 롯데에서의 메뉴에서도 비슷한 구성을 본 적이 있었으니 호텔에선 이미 저변이 형성된 트랜드일까요? 오히려 제 식견이 이미 낡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여하튼,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성에도 그렇지만, 외국인들에게도 거부감이 크지 않을 레시피로 보이는군요. 



닭가슴살 냉채

조리되지 않은 채소들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날 것의 식감을 강하게 어필합니다.



메뉴에 없던 요리인데, 3가지 전이 나왔습니다. 맛은 다소 어중간해요. 

흑임자죽이 바로 다음에 나왔는데 아주 훌륭합니다. 색감도 좋고 맛도 아주 좋습니다. 안타깝게도 사진이 없네요.



갓김치와 황태채 등 세가지 반찬

갓김치 훌륭했고, 차림도 정갈합니다. 5, 6찬 차림도 봤습니다만 굳이... 당연히 가격을 반영할텐데, 가짓수를 줄이더라도 퀄러티를 더 높이는 어퍼로치가 고객에게 더 어필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그나저나 대형 연회에 이런 식의 한식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기 쉽지 않은 이유는 결국 이 차림을 위해 필요한 노동력과 시간 그리고 차이나 등 기물 탓이겠죠. 정통 한식 코스요리를 내는 한식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이익률만을 놓고 따지면 한식당은 결코 채용하기 쉽지 않은 개념이에요.



메인으로 나온 소갈비구이

종종 로드샾에서 먹는 숯불구이의 맛을 기대했는데 과한 욕심이죠? 그렇지만 한식 스타일을 잘 살려냈고, 서양식 소스와의 조화도 나쁘지 않더군요. 양도 만족스럽습니다.



 피치매니지먼트에서 공들여 따로 준비한, 국내 양조장에서 생산한 피치와인(복숭아와인)입니다. 향이 훌륭합니다. 맛을 평하기엔 소주 외 주종에 상관없이 술과 잘 친하지 못한 처지라 패쓰~




설명회엔 투자자와 호텔리어 등 많은 분들이 오셨더군요. 피치매니지먼트, 건승하시길 기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