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어김없이 당도합니다.
식장으로 올라가는 길
인사말이 잠시 고민스러웠어요.
'축하드린다'는 말이 어울리는걸까?...
하지만 축하 받아 마땅할 일입니다.
청운의 꿈으로 입사해 30년을 넘게 근무해 오던 분들이에요.
호텔과 고락을 함께 하며, 생계를 꾸리고 그리고 가족을 부양했습니다.
그 30년 노고에 안녕을 고하고
아름다운 은퇴와 더불어
고단한 몸과 마음에 비로소 휴식을 허락하는 날입니다.
동료와 가족으로부터 축복 받아 마땅할 일이에요.
한 분씩 인사를 드렸고,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라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후회스러웠어요.
감사했다 그럴걸..
마음 한 켠, 달리 안타까웠는데,
20명 가까이 되는 분들 모두 너무 젊어 보였거든요.
그나저나 낮 술 한 잔에 취기가 오르네요.
다들 당분간은 쉴 작정이라시더군요.
그리고, 마음 힘들지 않은 무언가를 계획할 예정이라고...
당분간은 그 많던 출근을 기억하는 몸이 새벽 선잠을 깨우고,
'나의 사회적 용도는 더이상 쓸모 없어진 것인가'라는 부질없는 번민으로 맘고생을 하게 되겠죠.
인생의 절반이 지났을 뿐이며, 또다른 시작을 앞두고 있습니다.
맘편히 쉬었다 다시 시작하세요.
그리고 부디 건승하시길 빕니다.
다시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아름다운 자리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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