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옆지기께서 작은 일을 하나 벌였더군요.
아침 출근길에 느닷없이 말하길 '한강에 가서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와야 한다'고...
"뭔 나무?"
"피곤하구마 그냥 쉬자" 했더니 쌓였던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작은 놈에게는 특별히 해 준 것도 없고, 큰 애 때처럼 어딜 자주 데리고 다닌 것도 아니지 않냐며....
상관도 없는 다른 문제들까지 들추어 내길래 속이 좀 상했습니다.
사실, 그러긴 했지요.
아무래도 작은 놈에게는 소홀해 지더라구요.
책은 당연히 누나가 보던 것들 물려 받아서 보고, 새옷도 거의 사 본적도 없이 주변으로 부터 얻어 입히고,
큰 애 때는 역사기행이니 꽃구경이니, 자잘한 여행도 자주 다녔었는데 작은 놈을 위해선 뭐 하나 제대로 해 본적이 없더라구요.
여하튼, 그날이 왔지만 아침에 모두 늦잠을 자버렸네요?!
급하게 채비를 마치고 부랴부랴 차를 몰아 목적지 한강 여의도 시민공원으로 출발 합니다.
차 안에서 대강 행사의 내용에 대해 얘길 들어 봅니다.
나무를 구입한 후 그 자리에서 심어 기증하고 오는 행사라네요?
자원봉사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이윤추구 위한 단발성 행사도 아니고....
하지만 행사의 취지에 관해선 쉬이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40여분을 넘게 지각한 것 같은데 다른 분들은 교육도 마치고 벌써 나무를 심고 있네요.
부랴부랴 등록을 끝내고, 준비물과 함께 자리를 지정 받습니다.
지정 받은 자리로 갔더니 나무가 있습니다.
나중에 물었더니 버드나무라고...
열심히 구덩이를 팝니다.
삽질을 해 본적이 없으니 어려워 하네요.
나무를 넣고 다시 흙을 차근차근 메웁니다.
아이구, 힘들어라~
많이 늦었던데다, 성격이 저 처럼 급해서...
물을 주고.....
인증을 빠트리면 안되겠지요?
접수처로 돌아와 명패도 만들어 보고
마지막 점검,
잘 심어졌나?
10년 쯤 후에는 현성이와 함께 이 버드나무도 튼튼하게 자라나 있겠지?!
돌아 오는길,
작년 식목일에 이뤄졌던, 깨어있는 시민들의 자원봉사를 기념하는 표지판과
국민과 국가의 안위를 위해 스스로를 기꺼이 희생한다던 우리들의 종복......
참으로 묘하게 대비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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