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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삼각지 봉산집 [수요미식회 삼각지 맛집]


가자시는대로 따라 갔죠. 삼각지라네요?


삼각지엔 옛부터 맛있는 곳이 더러 있었어요. 회사에서 멀지 않은 곳이지만 회식으로 서너번 간신히 다녔으니 자주 갔던 건 아닙니다. 회사 술꾼들로부터 종종 전해듣자니 대구탕이나 곱창 등이 지금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듯 하더군요.



삼각지 봉산집



오늘의 주인공은 차돌박이!

삼각지 봉산집



삼각지맛집 봉산집



세월의 흔적이 가게 온갖 곳에 덕지 덕지 뭍어 있군요.

처음 듣는 이름인데 글을 쓰며 자료를 찾아봤더니 수요미식회 (64회, 2016년)에도 나왔던 유명한 곳이네요? 하지만 그 흔적을 남기진 않았는데 아마도 본질에 대한 자신감 탓이겠죠? 아니면 지나치게 게을렀거나...





추천해 동행하셨던 분은 옛적부터 이곳을 다니셨다지만 사실 전국의 맛집들을 두루 섭렵하고 계십니다. 홍콩과 일본 등 외국에도 오래 살았던 분이라 일식, 중식과 양식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요, 골목의 허름한 맛집이라고 소홀하지도 않더군요. 진정한 '식객'이랄까? 그에 비하면야 전 '새발의 피' 축에도 끼지 못할 깜냥입지요.ㅋ



 삼각지 봉산집



노포 맛집의 상징, 

손심들 스스로 쓴 대기 리스트..

앞으로 너덧 식객팀들이 기다리고 있군요.



삼각지 맛집 봉산집



창넘어 안쪽을 보니 중늙은 식객들로 좁지 않은 식당이 꽉 찼습니다. 말씀에 따르면 4, 50년은 넘은 노포로 연예인들도 자주 온다죠?


삼각지란 지명은 일제강점기 때 생겼다고 해요. 강남 개발 이전까지 서울의 교통요충이었고, 60년대 말 지어져 첨단의 상징인냥 선전되었을 입체회전교차로는 1994년 지하철 공사로 철거되고 말았죠.

길어야 20년 생명으로 용도폐기되는 그 첨단 물질들에 비하면야 우리네 추억은 꽤 모질어 보입니다. 이 주변의 노포들은 아마도 그 이전 즈음, 삼각지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에 생겼던게 아닐까 싶은데, 지금은 주변에 들어선 또다른 '첨단' 마천루들과 대비되며 꽤 흉물스럽긴 해요. 그렇지만 한 때 영화로웠던 과거를 추억하는 이들로 여전히 성시를 이루고 있군요.





오래된 노포라 6, 70대 노년들이 주고객들이었다지만 방송을 탄 탓일까요? 젊은이들도 적지 않은데, 노년들이나 셀럽들은 이들에 의해 점점 밀려나겠죠.



삼각지 맛집 봉산집



단촐한 상차림이 깔리고...

양배추와 생마늘 그리고 파와 고추를 썰어넣은 소스, 고추파장

생마늘과 양배추를 찍어 먹는 고추장이 재미있는데 꽤 잘 어울립니다. 고추파장은 압권...



삼각지 봉산집



차돌박이가 나옵니다.

국내산 육우를 쓴다는데 냉동이라 떼깔이 선명하진 않군요.



삼각지 봉산집



뜨거워진 불판에 얇게 스민 차돌박이를 놓으면 금새 쪼그라듭니다.

이 고기로 위 파와 고추를 쌈싸 먹는거죠.ㅎ

차돌박이의 맛이야 유별날게 아니지만 고추파장 차돌박이 쌈이 아주 좋군요. 가볍지 않은 식사 자리라 사진을 많이 못찍어 아쉬울 따름이네요.



삼각지 맛집 봉산집



그리고 마지막은 차돌박이 막장찌개로..

수요미식회 패널에 의하면 차돌박이 된장찌개의 효시가 이곳이라는데 믿거나 말거나...



삼각지 맛집 봉산집



차돌박이와 야채를 썰어넣어 끓인 된장찌개도 맛있지만 밥이 정말 좋습니다.

찌개에 밥을 털어넣어 불 위에 놓고 걸죽하게 끓여 먹는 된장밥이 일품이지만 사진찍을 겨를...ㅎ



삼각지 봉산집 가격표



가격은 나쁘지 않죠?

정겨운 노포 좋아하는 분들, 1차로 끝낼 소규모 술자리라면 나쁘지 않아 보이는 쵸이스~

이런 노포는 추억을 소비하는 곳이란 수요미식회 패널의 말에 급공감! 맛으로도 먹지만 추억으로도 먹는게 음식입니다. 제 글이 원래 그래요.



삼각지 봉산집



이런 소품들이 점점 끌리는 요즘이네요...



삼각지 봉산집 주차: 불가/주변에 협소한 공영주차장 있음

삼각지 봉산집 영업시간: 11:30~22:00

삼각지 봉산집 휴무일: 설, 추석 명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