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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재동순두부, 나이 들어야 비로소 느끼는 맛 [안국역맛집/창덕궁맛집]


우연히 들렀습니다.

창덕궁 후원의 가을을 걷고난 후

집으로 갈까, 아님 밥을 먹어야 하나.....

때마침 찾아온 허기에 이곳 저곳을 두리번거리고 있었죠.


현대적으로 꾸민 레스토랑을 기웃거렸지만 왠지 불편합니다. 현대빌딩을 지나 재동길로 접어들자 비로소 노포스러운 식당들이 눈에 띄는군요.



재동(맷돌)순두부



좁다란 골목으로 접어들자 다닥다닥 붙은 한옥들은 온통 음식점들입니다.

역시 이곳저곳을 주저하다 간판이 더욱 옛스러운 곳을 발견했더랬죠?



재동순두부



살며시 들여다 봤더니 다소 늦은 시간임에도 손님들이 아주 많은데 느닷없는 기대감이 순두부처럼 몽글몽들 부풀어 오릅니다.






재동순두부


옛날 한옥을 현대식으로 개조했군요. 서까래와 회벽이 옛스럽긴 합니다. 홀은 다소 좁지만 사방이 손님을 받을 수 있는 방, 즉 PDR입니다.





점심 시간이 한참 지난 때임에도 방은 손님들로 꽉 찼는데 대부분 나이든 분들이군요. 메뉴도 먹기 쉽고 속편한 순두부인데다 재동 한옥마을은 워낙 오래된 곳이기도 해서 아마도 단골들이 많은 모양이지요?





메뉴는 이런 것들인데, 대부분 초당순두부나 해물순두부를 주문하셨더군요. 다소 비싸보이긴 하지만 100% 국산콩을 사용한다고... 두부를 이곳에서 직접 빗나봐요. 매일 아침 당일 쓸 양만 준비한다고 합니다.

인터넷의 글들을 몇 봤더니 두부전골도 좋고 두부 안주류도 꽤 괜찮다는 평이네요?





전 '흰 순두부', 즉 초당순두부를 주문합니다.





한 상 차려졌습니다. 순백색 순두부가 참 곱고, 그리고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편안하네요.ㅎㅎ





비지찌개라는데, 자극적이지 않는 순두부에 곁들여 먹는 듯 하군요. 젓국으로 간을 했나? 다소 짠 맛이지만 평소에 알던 콩비지찌개는 아닙니다.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독특한 레시피.





 비빔밥 대접 사이즈의 큰 그릇에 탐스런 순두부가 가득 담겨나왔네요. 찬기도 그렇고, 다른 형태를 사용했으면 더 좋았을 뻔 했는데, 다른 자료를 보니 얼마 전까진 사기를 사용했더군요.





아주 부드럽고 그리고 구수한 맛

콩 본연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심심하면 양념장을 넣어 먹어도 좋고요..





밥도 두그릇, 맛있게 비웁니다.





2, 3년 전만 해도 이런 순한 음식을 즐겼을리 없는데 변하는 입맛이나 취향이 종종 싫어지네요.



재동순두부


이상 속 편안한 재동순두부

창덕궁 가시면 한번 들러 보세요. 외국인을 모시고 와도 크게 실망하진 않을 듯 합니다.


참고로, 재동(맷돌)순두부는 작년 서울의 주요 근현대 건물 100건에 선정되었더군요. 어쩌다 비좁은 골목안 작은 식당이 덜커덕 선정되었는지 모를 일이지만 꽤 오래된 건물인 모양입니다. 신, 층축 등 건물을 활용하는데 제약이 따르는 듯 했는데 주인장께선 크게 반기는 기색이 아닌 듯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