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늙은 몽돌은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한 곳에 몰빵치고 있다시피 합니다. 레스토랑인데요, 그 중 한 곳이 일식당이에요.
그 트랜드나 인테리어 그리고 마케팅 기법 등에 관심이 부쩍 많아졌는데, 타고난 바가 세련되지 못해 좌충우돌, 꽤 고전하고 있죠. 따라서 예정에 없던 JW메리어트서울을 리뷰하면서 가장 유심히 봤던 곳도 이 일식당 타마유라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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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링크의 직전 포스팅에서 이어갑니다. 오늘 역시 이미지 위주로 가볍게 가도록 하죠.
레노베이션을 통한 5성 호텔의 노림수! [링크]
새로운 컨셉, 더 마고그릴 그리고 모보바 [링크]
JW메리어트서울 일식당 타마유라 Tamayura
타마유라는 두 구슬이 마주치는 순간의 조용한 울림과 조화라는 뜻을 가졌다네요? '이곳에서의 식사는 울림이 있다' 뭐 이런 정도의 메시지를 의도한 듯 보입니다.
호텔이 새로운 뭔가를 런칭할 땐 고객의 뇌리에 각인을 만들기 위해 이름과 그것의 의미를 응당 고민하게 됩니다. 소위 '스토리'를 엮는거죠. 업장의 이름은 그 스토리를 구성하는 코어 요소입니다. 그런 면에서 타마유라의 의미는 기대만큼 선명하게 전달되진 않습니다만 기억하기 쉬운 이름이라 느껴지는군요.
그나저나, 늙은 몽돌 또한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습니다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아울러, 모든 것에 '돈의 힘'이 작용한다는 걸 다시금 절감하는데, 그럴 때마다 좌절하게 됩니다.
JW메리어트서울 일식당 타마유라 Tamayura
위 나무소재의 인테리어가 타마유라의 컨셉 디자인인 듯 보이죠?
이 패턴은 타마유라 곳곳에서 반복되는데, 일본 전통가옥의 문이나 창의 theme을 차용한 것입니다.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패턴인데, 우리네 창호가 주는 느낌과는 사뭇 다르죠?
하지만 너무 적극적으로 채용된 탓일까요? 의도한 바인지 모르겠지만 다소 단조로우며 지루해 보이는데, 그나마 티바나 데판야끼 등의 구성이 이를 보완합니다.
타마유라는 크게 3개 섹션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티바 Tea Bar이고, 또다른 하나는 데판야끼 그리고 스시 오마카세. 이들 주변으로 PDR(프라이빗 다이닝룸) 여러 곳을 배치했군요.
덴푸라 오마카세를 포함시킬 것이란 소문을 듣긴 했습니다. 헛소문이었는지, 아님 시장성을 고려해 막판에 제외했는지 따로 들은 바가 없어요.
밀레니엄서울힐튼 겐지 덴뿌라 오마카세
참고로, 덴푸라 오마카세가 국내 도입된 건 얼마지 않았습니다. 청담동 로드샵 텐쇼가 나름 유명세를 떨쳤고, 호텔로썬 유일하게 밀레니엄서울힐튼의 겐지에서 선보이고 있는데, 꽤 괜찮아요.
위 이미지처럼 전복이나 소고기 안심 등 값비싼 재료들 모두를 그야말로 '튀겨'줍니다. 십 수가지 코스가 제공되는데 걱정과 달리 전혀 느끼하지 않아요.
JW메리어트서울 일식당 타마유라 Tamayura
디자이너가 원래 의도한 바인지 알 수 없습니다만, 마치 이자카야와 스시야 등 노포와 선술집들이 뒤섞인 일본의 맛집 골목을 재현했다랄까요?
다소 폐쇄적이고 여백도 과해 보이는데, 이는 각 구성들을 단절시킵니다. 기성 레스토랑과 달리 개방적인 '홀'도 없앴는데, 아마도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탓일까요? 시장 특성을 반영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어쩔 수 없이 엄격하고 경직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JW메리어트서울 일식당 타마유라 Tamayura
스시 카운터를 중심으로 개방적으로 전개된 플라자의 무라사키와는 디자인 개념이 상반됩니다. 모든 걸 느슨하게 갖추고 있지만 그 클래식한 구성이 아기자기한 힐튼의 겐지, 웨스틴조선의 스시조와도 많이 달라요.
그나마 그랜드하얏트의 소월로와 디자인 구성이 비슷하지만 타마유라와 달리 꽤 케쥬얼한 분위기이죠?
하나씩 거들떠 볼까요?
JW메리어트서울 타마유라 티바 Tea Bar
JW메리어트서울 일식당 타마유라 티바
테이블이나 의자 등 가구, 집기 그리고 조명 등도 정말 훌륭하더군요.
이런 것들을 보면서 늙은 몽돌은 또 부러워졌습니다.
JW메리어트서울 일식당 타마유라 데판야끼
타마유라의 데판야끼
한 때 뜨겁게 유행했던 데판야끼가 그 사이 많이 사라졌다죠? 하지만 그랜드하얏트도 그렇고, 이곳 타마유라에도 새로 도입한 걸 보면 시장의 관심을 다시 자극하고 있는 듯 합니다.
힐튼의 겐지 역시 기성의 개념과는 다소 다른, 케쥬얼한 컨셉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어요.
JW메리어트서울 일식당 타마유라 스시 오마카세
스시 오마카세
오마카세는 셰프의 능력이 매우 선명하게 작용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그 하드웨어나 집기, 그리고 분위기 등이 그닥 부럽진 않았어요.
JW메리어트서울 타마유라의 프라이빗 다이닝
그리고 PDR. 제각각 이름을 지어 붙였더군요.
기사를 보니 이곳엔 사케 소믈리에도 두고 있네요?
일본 양조장과 독점 계약해 타마유라 브랜드를 붙인 사케를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는데, 생소한 개념은 아니에요. 그랜드인터컨티넨탈의 하코네, 스시조, 신라의 아리아케 등 경쟁 호텔 대부분의 일식당들도 도입하고 있습니다.
따지고보면 '포장'이요, 좋게 표현해서 '스토리'이죠. 다소 의외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이런 스토리를 주선해주는 agent가 있어요. 쉽게 말하면, 호텔은 적절해 보이는 양조장을 취사선택해, 라벨을 디자인하고 병입을 한 후 수입합니다. 사케 소믈리에도 어쩌면 그 '포장'의 일부일 뿐이에요.
하지만 생각만 있다고 흔히 시도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돈질뿐만 아니라 자격을 갖춘 조직이 뒷바침되어야 하니까요.
어쨋거나, 이런 투자를 볼 때마다 늙은 몽돌은 한없이 부럽고, 좌절하고 또 열받게 됩니다.
하드웨어가 퀄러티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축일 뿐더러, 단순히 하드웨어 투자에만 치중하는 것도 아니에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호텔들이죠.
이런 대규모 투자가 불가능한 호텔은 과연 무엇으로 경쟁할 수 있을까?
따지고보면 모두 사람의 일이며, 그래서 더 어려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그라진 열정을 회복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긴 시간이 필요하죠. 지름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경영층의 인내심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숙제에요.
이 포스팅으로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의 리뷰를 모두 마칩니다. 플레이버즈 Flavors나 카페원 Cafe One은 따로 다루지 않을 작정입니다.
쌩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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