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옆 7성급 한옥호텔 부지물색"
"서울 6성급 호텔 줄줄이 개관...."
"광화문에 6성급 초호화호텔~"
그동안 숱하게 봐 오던 이런 마케팅용 뻥구라는 과연 사라지게 될까요?........
업계의 오랜 현안이었던 호텔의 현행 등급제도가 '전면' 개편된다는군요?! 관련 기사를 8월 말 경에 접하고 딴지를 걸어 보고 싶었습니다만 그동안 여유가 없습니다.
여행신문/김선주 기자 2014. 8. 25
이미지출처: http://www.staysure.co.uk/news/2012-10-29/hotels-failing-to-match-star-rating/398968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싶어 자료를 검색해 봤습니다만 등급제 개편에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띄운 보도자료는 아직 찾아 볼 수가 없군요. 아쉬우나마 위 기사를 대강 간추리면,
등급체계에 국제기준 도입 (무궁화 대신 별로 표기)
등급심사 절차와 기준 보완 (부당 등급표시에 대한 처벌규정 포함)
현행 심사기관인 호텔업협회와 관광협회중앙회에 공공기관(아마도 한국관광공사) 추가
1.
그동안 기존의 체계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때 도입된 무궁화에 의한 호텔등급표시)가 호텔의 주된 이용자인 외국인들에겐 쉽게 와닿지 않았던 모양인데 우리 국민들이 느끼기에도 그런 부분이 있긴 하지요?! 오랜동안 말들이 많았었습니다.
하지만, 국제적 기준을 도입한다며 설레발을 쳐놓고 무궁화만 달랑 바꾸는 수준이라면 꽤 실망스럽겠지요?!
현행 등급표시 |
변경 (안) |
특 1급 (금색 바탕 무궁화 5개) |
별 다섯개 |
특 2급 (녹색 바탕 무궁화 5개) |
별 네개 |
1급 (무궁화 4개) |
별 세개 |
2급 (무궁화 3개) |
별 두개 |
3급 (무궁화 2개) |
별 한개 |
이미지출처: KBS 뉴스라인/녹색 바탕이니 특 2급이겠군요..
'전면 개편'이라고 표현했습니다만 언론에 노출된 (몇 되지도 않지만) 자료로만 보면 쉬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고요, 자세한 정도를 파악하려면 등급심사 절차와 기준에 대한 변경 내용을 상세히 봐야 할 듯 합니다.
심사기관에 관련한 정보는 다소 혼란스럽군요. 위 기사는 현행 호텔등급 심사기관 두 곳에다 공공기간(관광공사)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읽힙니다만 관광공사 담당자의 인터뷰를 인용한 다른 출저의 소식통에 의하면 '관광공사로의 단일화'를 단정짓다시피 하네요?!
꼰대가 두 곳에서 세 곳으로 늘어난다는 건 비상식입니다. 다른 고려가 없다면 기존 체계가 빚어 왔던 잡음과 문제점에 대한 해결은 고사하고 혼란만 더 부추기게 될 것은 뻔한 이치입니다. 하지만 좀 민감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밥그릇과 관련되어 있거든요. 현행 심사기관인 호텔업협회와 관광협회 중앙회는 따지고 보면 회원사(적지 않은 금액의 회비를 내는 호텔)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이익단체나 다를 바 없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제 식구 밥그릇만 챙기기 바쁘다는 원성을 듣기도 했는데 여기에 정부기관이 숟가락을 얹겠다는 것 아닙니까?!
행간을 읽으면, 당장은 아니라도 차제에 한국관광공사로 통일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밥그릇을 빼앗길 기존의 두 곳 심사기관을 어떤 당근으로 달래려나요?!
2.
현행 관광호텔 등급제에 관한 문제는 심심찮게 있어 왔으며 티비 등 언론에도 간간히 노출되어 왔었습니다.
위 언급한 7성급 뻥구라는 재미로 봐 줄 수준이고요,
낮은 등급의 일부 관광호텔은 등급을 속여 관광객을 유치, 부당이익을 취해 왔으며,
현행 관광호텔등급제는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라서 어길 경우 처벌 규정이 없었어요.
더군다나, 두 곳으로 이원화된 심사기구는 그동안 제식구만 챙긴다는 원성을 사 왔으며 심사나 관련 정책 집행에 일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었겠지요.
관련글: 호텔등급이야기, 일단 별 갯수 많이 달고 가실게요~
최근에 있었던 서울 소재 몇몇 호텔의 승급(아래)이 예사롭게 보이지는 않더군요. 임기말 레임덕에 빠진 권력이 선심성 낙하산을 마구 투척하 듯, 이들 양대 기관이 심사업무가 통일되거나 이관될 것을 염두해 선심을 뿌리는 건 설마 아니겠지요?!
The K 호텔 (옛 교원공제회관) - 2014년 8월 (한국관광협회 중앙회)
세종호텔 - 2014년 7월 (한국호텔업협회)
서울팔래스호텔 - 2011년 6월 (한국관광협회 중앙회)
노보텔앰배서더 강남 - 2010년 10월 (한국호텔업협회)
반포의 팔래스호텔
3.
호텔의 등급이 중요하긴 할까요?
호텔의 등급은 브랜드와 더불어 가슴에 차고 있는 또 하나의 명찰 또는 클래스,, 소비자가 인지하는 가치의 상징이며 이는 다른 말로 수익, 곧 돈입니다.
*등급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경영지표로 평균객실료 ARR (Average Room Rate 판매된 객실의 1실당 평균객실료)를 들 수 있을 듯 한데, 일반적으로 동일 지역내 특 1급과 특 2급 호텔의 ARR은 두드러진 차이를 보입니다. 하지만 입지에 따라 특 2급과 1급 간의 차이는 등급차가 무색할 지경인 곳도 있긴 하더군요. 지난 번 방문했던 1급 나인트리 호텔 명동의 ARR은 왠만한 특 2급의 것 보다 높아 보였습니다.
국내 호텔 사정에 밝지 않은 외국인에겐 안전에 관계된 보증수단으로써의 역할도 수행하는데 올 초엔가 이슈가 되었듯, 지방의 관광 호텔들이 등급 표시를 의도적으로 속여 부당이익을 취하는 주된 이유가 되기도 하더군요.
호텔은 디자인 단계에서 등급을 이미 정해두고 이 기준에 맞추어 짓는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오래된 호텔이 승급을 원한다면 상위 등급 기준을 총족키 위해 비교적 큰 규모의 투자를 집행해야 하겠지요. 최근 승급된 위 호텔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왔습니다.
등급을 가르는 심사기준은 대부분 물적 요인이며 (등급심사기준 참고: 호텔등급심사기준 어떤 평가항목이 존재하나?), 대놓고 규정하진 않았지만 제가 보는 주된 요소는 '사이즈', 즉 규모인 듯 한데, 대부분 이 규모가 곧 시설수준을 규정하는 듯 하더군요. '소비자 만족도' 등 무형요소도 끼어 있긴 합니다만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는 요소니 이게 중요하게 작용할 리 없습니다. 아니, 시스템이 타락하면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도 있겠군요.....
4.
다소 아담하게 지어 특 2급의 명찰을 달고, 그럭 저럭 범생이 처지에 만족하고 살아 왔는데, 입지도 좋고 요소의 핵심인력도 유능해서 장사가 꾸준히 잘 되네요?! 오너는 당연히 욕심을 부리게 되겠지요. 몸집을 조금 더 불려서 명찰도 바꾸고, 시장에서 인지되는 평판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면 조금 더 큰 돈을 만질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말처럼 쉽진 않아 보입니다.
승급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투자 규모도 만만치 않지만, 기존의 것을 허물지 않는 한 호텔의 물적 사이즈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기도 하며, 직원의 그릇(자질)을 포함해 그동안 체계를 지탱했던 시스템 전반이 덩달아 업그레이드 되진 않기 때문입니다.
승급한 호텔들을 방문해 보면 승급 전의 잔재를 간간히 보기도 합니다. 불린 몸집에서는 왠지 제대로 섞이지 않은 듯 부조화스러워 보이는 부분도 눈에 띄고요, 아주 작게는 커틀리와 차이나, 따로 주문한 겨자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것 저것 눈여겨 볼 테니 더 두드러져 보이긴 하겠지요?!ㅎ
가장 중요한 요소인 직원들의 서비스 수준은 변화에 더 완고한 듯 합니다. 등급이 오른다고 호텔 전반의 인사관행과 교육체계가 한순간에 이에 걸맞게 바뀌진 않거든요.
오늘은 꽤 딱딱한 소재를 길게, 그리고 짜임새 생각않고 설을 풀었군요. 역시 글빨이 제대로 서지 않는데 마무리가 시원찮아 보여도 여기서 그냥 끊도록 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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