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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늙은 호텔리어의 허접 경륜/밀레니엄서울힐튼의 신개념 연회공간 에이트리움 Atrium

이 영업장을 소개 드릴 생각은 애초에 없었습니다.

문을 새로 열었던게 8월 초이니 한달 남짓,,, 어떻게 알려졌는지 몰라도 검색어 유입이 조금씩 있네요?!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의 에이트리움 Atrium

우리나라 말로 옮기면, 거실, 안마당, 문화활동의 장... 뭐 이런 뜻인 듯 합니다. 

 

밀레니엄서울힐튼 오랑제리

  

90년대 꽤 유명세를 탓던 밀레니엄서울힐튼의 부페식당 오랑제리 Orangerie..

 

이 부페식당은 2000년대 들어서 여러가지 이유로 경쟁력을 잃어 갔습니다.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것이지요.

호텔에서 한 발짝만 나서면 맛있고 저렴한 식당이 즐비한 마당에 값만 비싸고 차별성 두드러지지 않은 호텔 뷔페요리를 부러 먹으러 올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호텔의 뷔페 식당이 모두 그런건 아닙니다. 

조선호텔이나 롯데, 신라 등 경쟁호텔의 경우엔 10만원 정도의 가격임에도 꽤 인기를 구가하고 있거든요.

급변하는 이 시장환경에 재빨리 적응하지 못한 놈이 도태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요. 

 

뷔페식당 오랑제리가 폐쇄되면서 기존의 부페기능은 최근 소개드린 Cafe 395로 합해졌습니다.


밀레니엄서울힐튼 카페 395, Now Cooking!!!!!/Cafe 395 오픈!!!


오랑제리가 있던 곳은 다른 영업공간으로 전용轉用하기 꽤 애매한 곳이었습니다.

사방이 개방된, 유리상자형 건축물이거든요. 마치 유리로 감싼 온실이라고 해야 할까요?

더군다나 내부 천정은 유리지붕을 지탱하는 철골구조로 꽤 산만합니다.


없어진 오랑제리의 내외부 전경


또다른 레스토랑을 다시 설치할 생각은 애초에 없었습니다.

호텔의 레스토랑은 마치 '인건비 잡아 먹는 하마'인 듯 하거든요. 최근 들어선 특 1급 호텔들도 옛날처럼 갖가지 종류의 레스토랑을 호텔에 설치하지 않고요, 기껏해야 라운지와 바, 뷔페를 겸한 커피숖, 특성을 갖춘 메인 레스토랑 등 서너 개가 전부인데, 쉐라톤서울디큐브시티, 그리고 동대문의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 또한 그렇습니다.

 

디자이너는 연회장으로의 리모델링을 제안했었는데 

저 몽돌도 그랬지만 주변의 늙은 호텔리어들도 다소 회의적이었어요.

공간특성도 그렇고, '각종 연회나 웨딩, 컨퍼런스 등이 개최되는 연회설비의 특성(예를 들어 방음)을 과연 충족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있었습니다. 



유리로 쌓인 공간

공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의 모습인데 천정과 전,측면은 개폐가 가능한 슬라이딩 커튼으로 마감했네요?!

오른편엔 두터운 파티션을 둘러 공간을 구획하고 출입구 등을 따로 만들었고, 

좌측의 유리벽(커튼이 덮여 있군요)은 그대로 뒀습니다.


천정을 보시기 바랍니다.

기존의 철골조를 그대로 유지했군요....

요즘 골격을 그대로 드러낸 창고형 매장이 유행이긴 하던데 이 투박한 개념이 호텔에도 제대로 적용될 수 있을까요?

 

지난 토요일, 마침 이곳에서 돌잔치가 있었습니다.

치장된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겠다 싶어 카메라를 들고 방문을 했더랬지요.


 

다행히 천정 구조물이 꽤 괜찮게 보이기도 하는군요?!


천정을 따로 설치할 경우 층고가 낮아지게 되는데 연회장의 높이가 부족하면 굉장히 답답합니다. 디자이너는 이 공간이 지닌 고유의 약점을 유니크한 특성으로 바꾸고자 의도한 듯 합니다.

제목에서 '신개념'이라 이름한 이유입니다. 물론 제 맘입니다.....

 

해가 막 떨어져 어스럼이 내릴 즈음에 천정과 옆쪽 유리부분의 커튼을 개방하면 정말 멋드러진 푸른색 야경도 만들어지던데 이걸 제주에서의 후배 결혼식 때 본 적이 있습니다. 


야외결혼식의 진수, 파도치는 제주 해변의 웨딩



 이 공간은 주로 웨딩용도로 사용될 예정인데,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바깥쪽의 광활?한 테라스를 어떻게 살리느냐도 관건입니다.



저와 주변의 호텔리어들은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으며 대부분의 팀원들도 회의적이었는데, 조금씩 기대가 맘 속에 자라나는 걸 보면서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20년 늙은 호텔리어의 경륜조차도 정말 형편없는 것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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