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호텔 사업에 관련한 최근 행보는 정말 저돌적이군요.
재벌 계열기업들이 곳곳에 새끼를 치며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롯데는 독보적인 번식력을 자랑하는 듯 합니다. 잠실의 제2 롯데월드가 논란 속에 개관을 앞두고 있는 와중에, 베트남에 뿌린 씨도 곧 태어날 예정이군요.
사진출처: 한국경제 롯데, 해외 첫 초고층 복합빌딩 '롯데센터 하노이' 완공
롯데센터 하노이 Lotte Center Hanoi
지상 65층 최첨단 인텔리전트 복합빌딩이라는데, 롯데마트와 백화점, 서비스드 레지던스 (Serviced Residence), 호텔 등 롯데의 주력들을 한 빌딩에 몽땅 몰아 넣었군요. 베트남 독립기념일인 9월 2일 개관 예정입니다.
이 기사가 눈에 띈 이유는 정작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롯데의 쌍둥이 빌딩 앞에 위치한 건물이 보이시지요? 호텔과 오피스, 그리고 서비스드 아파트 (Serviced Apartment)로 구성된 하노이대우호텔 컴플렉스.... 1995년 저 몽돌이 개관팀의 일원으로 대우의 뭇직원들과 함께 파견되었던 호텔 복합프로젝트였습니다.
하노이대우호텔 그리고 아파트
그 당시 하노이 일대엔 빌딩이라 변변히 부를 만한 건물들도 없었어요. 10층 짜리 하노이호텔이 있었고, 또.......... 5층 집이라 부르며 종종 가던 5층 짜리 술집 건물 하나ㅋ. 이 하노이대우호텔 복합건물은 당시 하노이에서 제일 높고 좋은 빌딩이었습니다만 롯데의 새로운 건물 앞에선 초라하기 그지 없군요. 그야말로 상전벽해, 어제 '대우특별포럼'에서 있었던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눈물어린 기자 회견이 한가득 오버랩되네요......
몽돌이 멋모르던 신삥 호텔리어 시절에 이 롯데를 꽤 업신여겼더랬지요. 2000년대 초반까지 일본 관광객은 그야말로 먹기엔 마뜩찮고 남주기엔 아까운 계륵과 같은 존재. 서울의 특급 호텔이 십 수개에 불과한 때 였으니 값비싼 외국 상용고객 잡기에 너나없이 바빳던 터, 일본 관광객 단체는 객실을 어쩔 수 없이 채워야 할 상황에서만 일시적으로 받던 천대받던 mix였습니다. 소공동에만 1200개 엄청난 수의 객실을 가지고 있던 롯데는 이삭줍 듯 이 일본 단체를 받았지만 그다지 기꺼워 하지도 않았던 듯 합니다.
세상이 이렇게 변할 줄 알기나 했을까요?ㅎ 세계 경기도 바닥을 기고 있지만 호텔이 엄청 생겨 호텔간 경쟁이 피 튀기는 마당에, 좀 과장해 말하면, 이들 일본 관광객은 마치 황금알 거위인 듯도 합니다. 이들이 지불하는 객실가격은 중국 단체와는 비교할 바도 아니요, 서양 상용고객에 버금갈 정도입니다. 하지만 발에 채이 듯 넘쳐나던 일본 관광객은 정치사회 경제적인 이유로 명동 길바닥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아졌는데 그마저도 롯데호텔에 투숙하는 듯 해요.
잡설이 길어졌는데, 오래 전 소개드렸던 내용을 간추려 롯데그룹의 호텔사업을 다시 정리해 봅니다.
http://www.kc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904
일본인 사업가에 의해 1938년 지어진 반도호텔이 전신이며, 롯데는 이 반도호텔을 인수, 지금 소공동의 롯데호텔을 지어 1979년 개관합니다. 현재 서울 소공동과 잠실 2 곳에 특 1급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데, 잠실과 합쳐 2000실에 이르는 꽤 부담스러운 객실 공급규모에도 불구하고 한류 등에 의한 일본 관광객 증가로 경영실적이 나름 괜찮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123층 짜리 잠실 제 2 롯데월드가 한창 올라가고 있는 중인데, 230실 규모의 호텔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롯데 측의 장미빛 주장과는 달리, 이곳의 향후 사업전망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는 견해들도 간간히 있었는데, 이 경우 롯데그룹 전체에 만만치 않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생각되지만, 더 두고 볼 일이고요,,
여타 재벌들이 그렇듯, 롯데그룹의 지분구조도 순환출자 등으로 굉장히 복잡한데, 호텔롯데가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격이며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차남 신동빈회장이 롯데그룹 회장으로 있습니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롯데 홀딩스(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이며 총 70%의 호텔롯데 지분을 일본롯데 홀딩스와 일본롯데 계열회사들이 분산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더군요 (2013년 기준). 따라서 한국의 롯데그룹은 실질적으로 일본회사나 다름 없는 것으로 시장에서 이해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일본 롯데는 식품류 등이 주력으로 외형면에서 한국 롯데의 1/10 정도에 불과하다는군요?!
롯데의 사풍과 경영방식, 성장배경 등에 대해서는 그다지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재벌들이 도긴개긴, 앞서거니 뒷서거니 추문을 뿌리고 다닙니다만 롯데는 그 중에서도 평이 좋지 않은 편에 속하는 듯 합니다. 잡다한 문제들로 잊을만 하면 한번씩 지면을 장식하곤 하는데 롯데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조차도 부정적이더군요.
어쨋거나, 롯데는 호텔사업에 아주 의욕적입니다. 국내에도 계속 호텔을 짓거나 위탁경영하고 있으며 (롯데시티호텔 마포 2009년, 롯데시티호텔 김포공항 2011년, 롯데시티호텔 제주 2014년), 구로, 명동과 장교 등에도 호텔을 건설 중입니다.
해외 진출에도 큰 공을 들이고 있는데, 2010년 국내 최초로 모스코바에 롯데호텔을 개관했고, 2013년는 사이공에 롯데레전드호텔 사이공을 열었으며,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비즈니스호텔인 롯데시티호텔 타슈켄트팰리스의 위탁경영을 시작했습니다.
말씀드린대로 베트남 하노이는 개관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2017년에는 중국 심양에 호텔을 열 계획이라는데, 장기적으로 2018년까지 15개 해외 호텔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참고한 기사 뉴스원 http://news1.kr/articles/1335057)
우리나라 호텔 브랜드는 세계시장에서 명함을 내밀 수준이 전혀 아닙니만 꾸준히 몸집을 키워 나가면 명함을 내밀 시기도 오겠지요? 얼마전 세계 탑 10 호텔 체인(Top 10 Biggest Hotel Chain)에 이름을 올렸던 중국계 홈인스 Home Inns는 중규모 호텔들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리기도 했더군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토종 호텔 브랜드를 보고도 싶습니다만 직원들과 국민들로부터도 사랑받는 착한 호텔이 되기 위해 먼저 노력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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