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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대우그룹과 힐튼호텔/'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대우그룹해체 소회

대우

20년 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대한민국 굴지의 재벌그룹....


대우가 해체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더러는 일컫듯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더러운 음모가 숨겨져 있었던걸까요???


늙은 몽돌은 1993년 대우그룹에 입사해 꿈 많던 젊은 시절을 대우와 함께 보냅니다. 해외 현장으로 파견나가 대우의 세계경영을 몸소 체험하기도 했는데, 1998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제 새파랗게 젊던 그 원대한 꿈도 좌절을 맞게 되죠.


어제 대우그룹의 해체에 관련된 서적이 출간되면서 해체 배경에 대한 기사들이 지면에 올랐더군요. 김우중 회장의 비망록 '김우중과의 대화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입니다. 


저자는 신장섭교수라고 소개되었던데 저야 당연히 모르는 분이고요, 아직 읽어 보지 못했으니 책의 내용에 대해선 잘 모르겠으나, 대우그룹 해체에 대한 비공개 증언을 담았다고 알려졌더군요.


[김우중 비망록] 대우기획해체설...30조 손실/뉴시스

요즘도 간간이 보이는 티코... 사진을 보니 감회가 새로운데 대부분 대우인의 생각이 그러하겠죠.


그때 당시에도 말들이 많긴 했었습니다.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이자 경제부총리였던 이헌재, 경제수석이었던 강봉균 등 핵심 경제관료들이 IMF사태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원하기 위해 대우그룹을 부실기업으로 낙인 찍어 희생양 삼았다고...


저야 어릴 때이니 잘 몰랐습니다만 선배 직원들의 생각이 그러긴 하더군요. '그 당시 대한민국 재벌의 재무 상태가 너나없이 개창난 시기였는데 왜 하필 대우냐???'고.. 


대우그룹의 부실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긴 했었죠. 김우중 회장께서도 '대마불사'를 염두하며, 그룹의 경영상태나 정부의 인식 등에 대해 소홀했다고도 하더군요.


초년병시절 먼발치에서 여러번 뵈었는데 

제 뇌리엔 항상 바쁘고, 꽤 소박하며 나름 너그러웠던 좋은 모습만 남아 있습니다.


어쨋거나 이 서적의 출간과 출간기념회의 발언 등으로 인해 정치경제적 논란이 다시 야기할 수 있다고도 관측하던데 글쎄요... 벌써 20년 전의 일, 그 당시의 핵심 관계자들은 지팡이에 의지해 겨우 살고 있는 상황인데다 잘잘못이 가려질 사안도 아니고.


책의 출간이 노리는 바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인세를 노린 건 아닐 터, 과거를 되짚어 현재를 반성하자는 걸까요? 아니면 김우중 회장의 명예 회복을 의도한 것인지, 혹여나 대우그룹 재기의 발판으로 삼고자 한 것은 아니었겠죠???!







김우중 회장께서 얼마 전 몽돌이 몸 담은 호텔에 잠시 들러셨던데 옛날의 모습이 아니시더군요.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걸음을 옮기시던데 먼발치에서 스쳐 보던 제 맘이 여러모로 불편하고 슬펐습니다. 올해 78세 고령, 귀향이나 진배없던 해외도피생활로 심신이 피폐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제가 근무하는 호텔은 덩치는 크지 않아도 대우그룹의 알짜배기 계열사였습니다. 대우그룹이 해체되고 싱가폴 국적의 회사로 매각되었는데, 그 이후로도 김우중 회장과 정희자 대우개발(밀레니엄서울힐튼을 소유하던 계열사) 회장께서는 종종 오셨더랬어요 (김우중 회장께서는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22층의 펜트하우스를 아직도 집무실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대우그룹은 국내 두 곳에 특 1 호텔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해외 여러 곳에도 호텔을 소유하거나 경영하고 있었더랬습니다. 제가 2년 동안 파견 근무하던 하노이대우호텔도 그중 하나였어요


계열사 대우개발이 서울 남산에 입지한 서울힐튼호텔(지금의 밀레니엄서울힐튼 Millennium Seoul Hilton)과 경주 보문단지의 경주힐튼호텔이 그것인데 지금은 빚잔치 과정에서 타인의 손으로 모두 넘어갔습니다.


사진출처; 유질랜드 블로그 http://blog.daum.net/youzealand (위 서울힐튼)

 

밀레니엄서울힐튼은 싱가폴 국적의 씨디엘호텔코리아 (CDL Hotel Korea), 경주힐튼호텔은 별도의 법인으로 존재하다 김우중 회장의 은닉재산으로 분류되어 검찰에 압류, 비교적 최근에 부산 기반의 수산업체 우양산업개발에 매각되었어요. 경주의 선재미술관도 경주힐튼호텔과 같이 매각되어 우양미술관으로 이름이 바뀌었더군요.


관련글: 국내 힐튼체인 호텔




대우개발의 정희자 전회장님께서는 요즘 통 보이시지 않더군요. 아마도 일부러 오시지 않는 듯 한데 남의 손으로 넘어간당신의 손길이 곳곳에 고스란히 뭍어 있던 수천억짜리 호텔을 보는 심정이 결단코 편치 않았겠죠.

 

김우중 전회장의 비망록 출간 뉴스를 접하고 꿈 많았던 대우그룹과 몽돌의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