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호텔이 로봇을 부리기 시작했군요......
첨단 IT 기술 문명시대, 호텔의 밥그릇을 사수하기 위해 잘 빌붙을 필요가 있다고 불과 몇 일전 제 입으로 떠벌리긴 했습니다(관련글: 첨단 모바일시대, 호텔이 밥그릇을 뺏기지 않는 방법)만 로봇 집사 호텔리어(로봇 버틀러 Robot Butler)를 채용했다는 뉴스는 정말 생경하게 들리는군요.
실리콘벨리에 입지한 스타우드 Starwood(SPG) 계열의 알로프트 호텔 Aloft Hotel 이야기이고요, 이름은 엘로 ALO로 스타워즈의 R2D2를 본땃다고 합니다. 주로 하는 일은 물이나 타월 등 객실용품을 고객에게 가져다 주는 허드랫 심부름인데, 아래 동영상을 보니 엘리베이터도 혼자 알아서 타고, 고객의 객실도 잘 찾아 가는군요?! 팁은 줘도 안 못 받습니다.ㅋ
2015년까지 100여개의 알로프트 호텔들로 새끼를 칠 모양인데. 당분간 '첨단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를 알리는 선전(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겠지요.
사실 로봇이라 부를 만한 기계가 호텔에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일전에 간단히 소개드렸습니다만, 요봇 Yobot이라 불리는, 자동차 공장의 용접 머신형型 로봇 팔이 뉴욕의 요텔 Yotel 입구에서 바삐 고객의 짐을 분류하고 있었든요 (관련글: 캡슐호텔 Capsule Hotel , 그리고 요텔 Yotel/Yobot).
말귀도 못알아 먹고, 허구한날 하던 일만 반복하는 멍텅구리 기계를 호텔이 채용하는 이유요?
당장은 마케팅 수단으로써의 가치 때문이겠지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며 개별 호텔과 체인 브랜드의 인지도를 드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첨단 기술을 접목해 이 로봇들이 지금 보다 더 말귀를 잘 알아 들을 정도로 똑똑해 진다면 사람이 하던 일도 대신하게 되겠지요?!
대표적인 노동집약형 업종인 호텔, 이 곳에서의 자동화는 다른 모든 산업부문에 적용되고 나 후의 일일 것이라고 안심하고 있었습니다만 제 나태한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군요. 이미 호텔의 예약 상당부분도 모바일 등을 통해 시스템이 알아서 처리하고, 체크인, 체크아웃은 물론이요, 객실의 키도 직원의 손에 의해서 발급이 되는게 아니라 고객의 모바일 폰이 대신한다니...
힐튼 모바일키 Hilton Mobile Key/Hilton: Smartphones to open up hotel rooms starting next year
더군다나, 시키면 시키는대로 군말없이 일하고, 월급을 달라고도 않으니 경영주의 입장에서야 이 보다 더 좋을 수가 없겠지요?!
되돌아 보니, 제가 근무하는 호텔의 사정도 참 많이 변했군요. 입사한 20년 전 당시에만 해도 호텔 전체 인원이 130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800명, 제가 속한 회계 부문도 60여명에서 20명으로 줄었습니다. 밥그릇은 다름 아닌 이들 초기형 로봇(청소, 세탁장비며 컴퓨터 등등)이 뺏어 갔지요..
절충되는 접점이 있긴 하겠지요?!
호텔 상품의 본질은 인적 서비스이며 가치있는 새로운 경험이란 인간 관계에 의합니다. 인간의 감정과 배려가 녹아 든 이 서비스 조차 기계가 대체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이와 같은 첨단 기술의 도입으로 호텔내 일부 직종엔 영향이 있겠지만 또다른 인적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그 여력을 재배치하게 되리라 희망합니다. 위 링크의 캡슐호텔처럼 틈새시장을 노리는 형태라면 달리 볼 부분들이 많긴 합니다만 어차피 마켓이 다릅니다.
그나저나 제 자리도 곧 기계로 대체될까요?
호텔의 밥그릇을 위해 나름 노력해 왔습니다만 자칫 잘못하면 제 밥그릇이 날라가게 생겼군요?!
관련기사
Hotel's robotic butlers could revolutionize room service by CNBC
The hotel of the future? Despite the robots, it's mostly the same by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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