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더 이상 일부 부유층만의 전유물이 아니지요?!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한여름과 겨울, 즉 호텔의 비수기엔 그야말로 파리 날렸더랬습니다. 객실의 60% 내외만 간신히 채울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요즘의 사정은 판이하게 달라졌어요. 그런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인데, 주말엔 객실이 없어서 못 팔 지경입니다.
변화의 주체는 도시에 거주하는 30~40대 젊은 세대입니다. 제가 가입한 한 인터넷 카페에는 '호텔과 항공사 등을 어떻게 하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를 묻고 논하는 글들이 하루에도 몇천개씩 오르내리고 있는데, 전문직 종사자도 많지만 저 같은 평범한 직장인이 주류인 듯 하더군요.
이미지 http://embassysuites3.hilton.com
사회경제적 환경 때문일까요? 미래를 예비하기 위해 옛날처럼 저축에 골몰하지도 않는 듯 하고, 그로 인해 현재의 생활이 희생되거나 불편해지는 걸 감수하지도 않는 듯 합니다. 이런 경향이 5, 60대 연령에 있는 분들에겐 다소 어색할 듯도 하고 심지어는 아니꼽게 보일 수도 있을 듯 한데 그만큼 소비 행태의 변화가 급작스럽다는 방증이기도 해요.
이 글은 그런 분들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저도 그렇습니다만 여유롭지 않게 사는 와중에도, 더 커기 전에 아이들 손잡고 해외여행이라도 한번 할 요량으로 틈틈히 저축하는 분들, 그래서 호텔은 익숙하지도 않고 마냥 거북스럽게만 느끼는 분들을 위한 글......
이런 분들께 도움될 만한 기본적인 내용을 가볍게 볼 정도로 간추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1
편한 마음으로 이용하기 자주 이용하지 않은 분들에겐 가장 중요한 부분일 듯 합니다. 화려한 호텔에 들어서면 어쩐지 주눅 들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더 어색하고 마음 편치 않게 되는데 그럴 수록 행동은 부자연스럽게 됩니다. 20년 근속 배테랑 호텔리어ㅋ 저 몽돌조차도 아직 불편한데, 가물에 콩 나듯 호텔을 이용한 분들이야 말할 필요가 없지요?!
하지만 의도적으로라도 좀 편하게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호텔의 서비스는 어차피 댓가를 치루며 이를 이용하는 고객을 위한 것입니다. '고객은 왕이다'라는 경구가 요즘은 좀 달리 이해되기도 합니다만 궁금하고 필요할 때마다 직원들에게 질문하셔야 합니다. 호텔리어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건 오히려, 최소한의 양식도 없이 어줍잖은 부富를 무기로 무턱대고 갑노릇하는 진상고객이지요.
2
객실예약 호텔 객실을 저렴하게 예약하는 방법이 따로 있겠지요? 하지만 때와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제가 아는 한 제일 유용한 방법은 온라인여행사를 통하는 것입니다. 가격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여러 대안 호텔들의 조건을 쉽게 비교할 수 있으며 고객의 투숙평을 참고할 수도 있는데, 항공권과 연계해 호텔을 알선하기도 합니다.
호텔의 홈페이지를 통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타호텔간 가격비교가 쉽지 않지만 온라인여행사에서 가격비교를 하고, 원하는 호텔의 홈피로 다시 들어와 예약을 하기도 해요. 이 호텔의 홈페이지가 가끔씩 위 온라인여행사의 것보다 저렴한 경우도 있고, 페이스북 등엔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알리는 글들이 수시로 올라 오는데 꽤 매력적인 것들도 있더군요. 하지만 발품을 팔아야 하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조금 더 전문적인 내용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관심있는 분들께선 아래 링크 참고하시고요,
호텔의 직원을 통하는 방법은 제일 하책下策입니다. 요즘은 내부통제가 까다로워서 근무하는 직원의 재량은 아주 제한적입니다. 만약 직원이 위 대안들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시했다면 십중팔구 호텔의 관리체계에 문제가 있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비싼 가격으로 귀빈층 등 한 등급 높은 객실을 예약하는 방법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높은 층에, 뷰도 좋을 뿐만 아니라 조식이 포함되어 있으며 오후와 저녁에도 따로 준비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상품들이 있거든요. 무료 와이파이나 다른 부가 혜택이 주어지기도 하는데 가격으로 따지면 오히려 저렴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3
체크인 호텔에 도착하면 프론트에 들러 예약번호를 제시하고 객실을 배정 받게 되는데 이때 직원의 재량이 작용합니다. 높은 층의 좋은 방을 부탁하면 통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요.
요즘은 대부분 카드키(신용카드 형태의 플라스틱)를 사용하는데 일반적으로 2개를 만들어 줍니다. 더 필요할 경우 프론트에서 요청을 하시면 준비해 드려요.
무거운 짐이 있을 경우엔 벨맨에게 부탁을 하셔도 되지만 이 때는 팁을 주셔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꽤 어색하지요?! 가급적이면 손수 방으로 옮기시기 바랍니다.
호텔에서 팁을 주는 방법은 상황에 따라 다소 복잡합니다. 이에 관련한 긴 글을 올린 적이 있었으니 따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호텔 이용시 팁 주는 방법
카드키를 객실 문의 손잡이 아래에 대면 문이 열리고요, 객실로 들어서 일반적으로 오른쪽 벽면에 키를 꼿는 곳이 있는데 여기에 키를 꽂아야 조명등 등이 자동으로 켜집니다.
4
미니바 이용하기 객실에는 2병 정도의 물이 무료로 준비되는데 'Complimentary'란 표식이 붙어 있어요. 미니바(요즘은 Refreshment Center이라고도 합니다) 주변에 진열된 커피나 차도 무료로 즐길 수 있는데 따로 준비된 팟에 물을 끓여 드시면 됩니다.
미니바의 다른 아이템들은 모두 유료인데 가격이 아주 비싼 편이라 피치 못할 경우를 제외하곤 이용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주변의 편의점에서 구입해 객실로 가져와 드셔도 무방하지만 조리된 음식물을 반입해 취식하는 건 삼가하셔야 해요.
가끔 얼음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교환에게 연락해 부탁을 하셔도 되고요, 서비스가 불가능한 호텔의 경우는 각 층의 복도에 아이스머신이 따로 설치되어 있으므로 가져 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무료입니다.
.
5
객실용품 Room Amenities 객실에는 볼펜, 욕실용품, 메모지, 반짓고리 등 고객이 머무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용품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모자라면 교환에 전화해 요청하시면 되고요, 객실에 준비해 두지 않고 따로 교환원에게 요청해야 가져다 주는 곳도 있긴 하더군요. 칫솔 등은 주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는데 이는 비용 때문이 아니라 관련법에 따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호텔 객실에 비치된 용품들을 집으로 가져 갈 수 있을까요?ㅎ
기본적으로 일회용 용품이면 가져 가셔도 무방하지만, 수건 등 반복적으로 재사용하는 물품이라면 안됩니다. 최근에 비교적 상세히 포스팅한 적이 있었으니 아랫 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가끔씩 베개나 목욕가운 등을 구입하길 원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이 또한 교환원에게 문의하시면 방법을 말씀해 드립니다.
6
전화와 와이파이 객실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지만 무료인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 또한 프론트나 교환에게 문의하시면 되고요. 객실에서는 유료이더라도 호텔의 로비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존을 따로 배려하는 추세입니다.
객실에 비치된 전화는 아주 비싼 편이므로 사용치 않는게 좋고요, 빌려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도 있는데 렌탈요금도 그렇지만 통화료가 싸진 않습니다. 하지만 로밍 등을 해 오지 못했다면 사용해 봄직 합니다.
티비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있습니다만 한 프로당 만원 내외의 비용이 청구됩니다. 수위높은 성인영화는 더 비싸게 받는 듯 하더군요..ㅎ 자세한 안내문이 옆에 비치되어 있습니다.
7
호텔에서의 식사 아침 식사는 객실료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객실을 예약할 때 결정을 하게 됩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포함시키는게 현명해 보입니다.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요즘은 호텔 내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많지 않지요?! 밖으로 한발짝만 나서면 저렴하고 훌륭한 식당들이 즐비합니다. 하지만 호텔 내부의 식당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할인이 적용되는 신용카드를 직원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국내호텔의 경우, 신용카드사와 제휴한 할인 프로모션이 연중 내내 시행되거든요.
호텔의 제과점은 8시나 9시 이후 50% 내외의 해피아워를 하기도 하니 참고하시고요..
8
기타 부대서비스 호텔 내부의 수영장이나 체련장 등은 무료로 사용하실 수 있지만 사우나는 경우에 따라 입장료를 내기도 합니다.
렌트카 등은 호텔에서 빌려도 아주 비싼 편은 아니고요, 다른 부대 서비스들도 대부분 호텔에서 알선하는데 나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컨시어지나 프론트에서 주변 지리나 식당, 영화예매 등 고객들이 필요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약소한 금액을 팁을 주셔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밀레니엄서울힐튼 실내수영장
9
센스있는 호텔이용 중요한 부분입니다.ㅎ 호텔을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 중에는 약소한 선물을 따로 준비하더군요. 투숙할 때 프론트의 직원에게 또는 청소하는 메이드에게 줍니다. 돈을 줘도 효과가 있겠지만 우리에겐 영 어색하지요?! 이런 작은 성의가 의외로 큰 역할을 하기도 해요.
호텔 내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는 가능하다면, 한 사람의 호텔리어를 지정해 두시기 바랍니다. 예약하는 단계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이런 방법을 통해 조금 더 세밀하고 알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요.
아울러, 좋은 서비스를 받았다면 해당 직원에 대한 '칭찬카드'를 작성해서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프론트나 식당 등 여러 곳에 양식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약간의 시간만 투자하면 되는 일, 이를 받은 직원은 작은 물질적 보상을 받기도 하지만 기분이 아주 '업' 되겠지요?! 나중에 다시 투숙하게 되면 고객이 다시 보상받게 됩니다.
Catch me at my best/Hilton
10
배려하면 더 좋은 부분 호텔에서의 어줍잖은 졸부 갑질이 최근 언론에 대서 특필된 적도 있었지요?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호텔을 이용하면서 그런 류의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아주 가끔, 무리한 요구를 하며 주변의 다른 고객들은 안중에도 없는 고객들을 보노라면 속으로 여러가지 생각이 들기도 해요.
고객 퇴숙후 청소를 하러 들어간 객실, 전쟁터처럼 어질러져 있는 건 약과이고 심한 경우엔 화장실의 컵에 오줌을 담아 두는 분도 계시다는군요?! 흔치 않은 경우이긴 합니다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스스로의 양심도 함께 쓰레기 취급하는 분들입니다. 호텔리어야 월급받고 주어진 일을 하면 그만입니다만 속으론 인간 존재에 대한 회의가 쌓이기도 하지요.
퇴숙하기 전, 고객 스스로가 객실을 따로 정리해야 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만 집기와 물건들을 있어야 할 곳에 두는 정도의 배려는 기대합니다.
호텔리어도 대표적인 감정노동 직업군입니다. 화려한 곳에 근무하지만 상대적인 박탈감도 함께 느끼게 되는 곳, 진상 고객의 돈자랑을 고스란히 견뎌내야 하거든요. 고객의 배려를 바라는게 아니라 기본적인 양식을 기대합니다. 제가 너무 큰 욕심 부리는 걸까요?
'호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봇 호텔리어, 엘로 ALO (호텔의 로봇 집사)/알로프트서울 강남 Aloft Seoul Gangnam (14) | 2014.08.22 |
---|---|
[최신호텔동향] 스마트폰으로 호텔 객실을 연다/힐튼의 스마트폰키 혹은 모바일 키 (8) | 2014.08.20 |
[최신호텔동향] 모바일시대, 호텔이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는 방법/호텔의 첨단 IT시대 생존법 (8) | 2014.08.18 |
[늙은 호텔리어의 맛집] 남영동/숙대 이자까야 쯔꾸시 (35) | 2014.08.09 |
실속 중심, 대표 중저가 비즈니스호텔, 나인트리호텔 명동 (18) | 2014.08.08 |
럭셔리 호텔의 말 못할 고민, 호텔 룸서비스/하지만 아직 죽지 않았어!!! (24) | 2014.07.30 |
강남 한복판에 도박장???/국내 Casino산업 현황 (15) | 2014.07.29 |
밀레니엄서울힐튼 카페 395, Now Cooking!!!!!/Cafe 395 오픈!!! (27) | 2014.07.28 |
호텔 레노베이션, 그리고 3가지 새로운 트랜드(경향)/3 trends in hotel renovation (15) | 2014.07.23 |
에어비앤비 Airbnb와 공유경제, 호텔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 (18) | 2014.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