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황당한 내용의 기사입니다만 처음은 아닙니다.
이번엔 아주 공개적으로 언론의 나팔을 빌렸군요.
강남 한복판에 내국인 카지노... 서울 2200만명 도박판 될라?
샌즈그룹, 잠실에 10조 투자하는 대신 '내국인 카지노' 허용해달라... 뜨거운 찬반논란
미국 샌즈그룹은 세계 최대의 복합리조트 기업이라고 합니다. 호텔리어인 몽돌에겐 다소 생소한 이름입니다만 미국에서는 카지노업계의 대부라 불리우고 있으며 주력은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와 컨벤션입니다.
최근엔 싱가폴 센토사섬의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Marina Bay Sands Hotel과 초대형 카지노를 선보였는데 얼마 전 소개드린 '수영장이 좋은 세계 탑 10 호텔'에 꼽히기도 했던 호텔입니다.
마리나베이샌즈 싱가폴/쌍용이 시공사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위 맨위가 수영장입니다.
샌즈그룹은 10조를 투자해 서울 잠실운동장 일대를 카지노, 호텔, 컨벤션, 공연장 등이 망라된 대규모 복합 리조트로 개발하는 대신,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카지노'를 허용해 달라고 그야말로 오링(올인 all-in)성 베팅을 내질렀군요?!
아울러,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에 3만석 규모의 돔구장 신축제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베팅의 내용과 그림이 굉장히 구체적이라 간만 보는 블러핑 bluffing으로 무시할 수준이 아닌 듯 합니다. 더군다나 잠실운동장 지역은 그 모양새가 문제일 뿐 어차피 재개발될 구역인데다, 얽힌 이해관계 등으로 답보 상태에 빠진 용산지역에 대한 개발제안도 포함되어 있으니 관련 당국이 솔깃하지 않을 수 없지요?!
현재의 법 테두리내에서는 불가능합니다. 법적(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으로 허용된 내국인 카지노는 강원랜드가 유일하거든요. 이외의 지역에서는 관광진흥법(28조 4항)에 근거, 내국인 출입 자체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걸 가능케 하려면 어떤 식으로든지 법을 다시 손대야 하겠지요.
샌드그룹의 내국인 카지노관련한 설레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샌즈그룹의 아델슨 회장은 강원랜드를 실패사례라면서 묻지도 않은 충고를 갖다 바치며 오래 전부터 입질을 해오긴 했습니다 (관련뉴스).
사실, 샌드그룹(샌드그룹 뿐만 아니라 카지노 관련업 모두)이 노리는 바는 뻔합니다. 서울 요지에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카지노를 개설할 경우 강원랜드의 3~4배에 이르는 드롭액(칩구매액) 대박이 예상된다는군요?! 사실 강원랜드 하나만의 위상도 엄청납니다. 국내에서 현재 영업 중인 16개 외국인 카지노 모두의 매출을 합한 것과 엇비슷한 규모이거든요.
잠실 복합카지노리조트 조감도/이미지출저: 머니투데이/위 기사
외국기업의 국내 카지노산업에 대한 투자의향이 새삼스럽진 않지요? 얼마 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외국계 카지노 리포&시저스 컨소시엄(LOCZ)의 사전심사 요청에 대해 문광부가 적합판정을 내린 영종도 복합리조트 조성사업,, 메이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여지없이 논란을 불러 일으켰더랬습니다.
하지만 이번 건은 그때와는 양상과 파급이 전혀 다릅니다. 영종도 카지노 복합리조트는 외국인, 특히 중국인을 주대상으로 한 카지노로써 국내 업체가 아니라 외국 기업체로의 국부유출이 주논란거리였습니다만 이번 샌즈그룹의 투자건은 오픈 카지노, 즉 내국인 노름꾼을 대놓고 겨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민 시각은 말할 것도 없고, 서울시 관계자를 비롯해 관련 행정당국도 부정적인 듯 합니다만, 지금껏 보인 정부와 '이익집단' 국회의 행태를 본다면 전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같은 내용을 다루는 보수 언론들의 논조는 역시나 대다수 국민 시각과는 배치되는 방향으로 설정된 듯 합니다. 졸망한 개발지상주의자 MB 추종 정부는 아마도 긍정적인 시그널을 내 보낼 공산이 커 보이지요?!
그렇지 않아도, 현행 법으론 불가능한 경복궁 옆 송현동의 대한항공 부지에 계획 중인 호텔(한옥호텔이라고 알려졌으나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합니다) 건립 건을 규제개혁이란 미명하에, 학교 당국과 시민의 극렬한 반대조차도 아랑곳 않고 관련 법을 개정해서라도 허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관련글: 대한항공 송현동 (한옥)호텔/왕궁터에 호텔 짓는 몰상식한 나라
대한항공 송현동 한옥호텔의 위치/반경 200m를 표시한 파란선 안에 학교가 벌써 3곳이 보이긴 하네요?
바로 옆엔 경복궁이 있습니다.
제게는 그야말로 외국업체의 돈을 빌어 서울과 수도권 2200만을 도박꾼으로 만들겠다는 말과 다름없어 보이는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거 서울에 들어서면 제 주변에도 폐인될 사람들 여럿 있습니다...
경제효과니 뭐니, 아무리 정부에서 화려하게 포장해 나발을 불어도 그 말에 현혹될 미개한 국민들이 아직도 많을까요?
덤으로 국내 카지노 산업 현황에 대한 글을 추가합니다. 두어달 전 작성한 포스팅인데 네이버에서 계속 검색 누락시키는군요.
관련글: 국내 카지노산업 현황과 외국계 카지노
1.
국내에서 운영중인 카지노 사업체는 총 17곳입니다. 한 곳은 내국인 대상으로 영업하는 곳인데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강원랜드이고요, 나머지 16개는 외국인만 출입가능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이들 중 8개는 제주도에 몰려 있으며, 서울에 3개, 부산에도 2개가 영업중입니다.
파라다이스가 오래 전부터 서울 쉐라톤워커힐에 장소를 임대해 영업 중이었고,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GKL이 2006년 부터 서울 강북에 1곳, 강남에 1곳 그리고 부산에 1곳 해서, 모두 3개 사업장을 운영 중입니다.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가 노름판에 뛰어 든다고 말들이 많았습니다만 내세우는 이유가 그럴 듯 하긴 하더군요.
GKL이 호텔(강남의 오크우드, 강북의 밀레니엄서울힐튼 그리고 부산의 롯데호텔)에서 영업중이지만 모두 호텔의 공간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GKL 세븐럭 Seven Luck 밀레니엄서울힐튼
2.
16개 외국인전용 카지노 사업체 중 GKL의 쉐어가 가장 높습니다. 약 50% 정도?! 그 다음이 파라다이스로 40%를 조금 웃도는 듯 하더군요. 90%를 이들 2개 사업체가 먹고 있으니 과점시장이라 불러도 될까요? 하지만 영종도 복합리조트의 향배에 따라 업계의 판도가 흔들리겠지요.
중요한 건 기존의 파이를 어떻게 뺏어 먹느냐가 아니라, 한 두시간이면 왔다 갔다 할 인근 중국이나 동남아, 일본으로부터의 '새로운 수요를 얼마나 창출하느냐'인 듯 합니다.
서울의 사업장 3곳이 매출 중 70%를 점하고 있는데, 영업장 별로 떼어 놓고 보면 역시 구관이 명관, 워커힐에 임대해 있는 파라다이스가 약 30% 내외의 점유율로 제일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더군요.
3.
작년 한 해 우리나라로 들어 온 외국인이 1218만 이라네요?
이들 중 270만 명이 국내 카지노 사업장을 방문한다고 하는데 무려 22%에 이르는 수치입니다. 물론 대부분은 관광차 왔다가 잠시 들러 빠찡코 한 두번 제끼는 수준입니다만 거의 모든 중국 관광객은 일단 방문하지 않을까 싶네요. 한국의 해외여행 태동기인 90년대 초, 우리가 동남아나 중국에 단체여행가면 의례히 약장수에게 한번쯤은 약장수에게 떨궈 놓듯......
이들을 FIT (Foreign Individual Tourist)나 FGT(Foreign Group Tourist)로 여행업계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차용해 부르더군요. 정치사회경제적(온통 다 걸렸네요...ㅋ) 문제로 일본인 관광객은 급감했는데 당연히 카지노 매출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세주 중국인 VIP가 혜성같이 등장....
중국인 카지노 이용객은 2013년 기준, 전년대비 30% 증가했다고 하던데, 중국인 VIP의 돈질, 전문용어로 '배팅'은 일본 VIP보다 더 쎄다는군요?!ㅋ 그래서 최근 이들에 대한 마케팅 노력이 가열차다는 전언입니다....
4.
2013년 순매출액 1조 1천억... 놀라운가요?
하지만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 한 곳으로 능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내국인 카지노는 더 확장되면 절대 안될 듯 해요...
사업장마다 다르겠지만 서울의 경우, 영업이익율 35% 내외...
생각보다 높진 않군요?
돈 놓고 돈 먹는 야바위 좌판, 본인 몸빵치는 것 감하고 한 90% 정도 올릴 줄 알았더니 명색이 카지노라 좀 다른 모입니다. 판촉도 해야 되고, 노름판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잠자리도 봐 줘야 하고, 멕여 줘야 됨은 물론이요, 머리 식혀가며 노름하라고 가끔씩은 친구도 주선해 줘야되지 않겠습니까???? (이건 순전히 추정입니다)
5.
카지노는 기본적으로 수출 산업입니다.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엄청난 외화를 획득하니까요.. 저 위의 순매출액 1조 1천억이 모두 외화입니다..
그야말로 수출의 역군이군요? 최근엔 GKL이 수출산업 머시긴가 포상을 받기도 했더군요.
호텔도 수출산업이긴 합니다.
하지만 '딸라'가 넘치는 마당이니 뭐 그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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