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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실속 중심, 대표 중저가 비즈니스호텔, 나인트리호텔 명동

  

 

지상 최대의 명제는 실속,,,,,,,,, 

 

그동안 알고 있던 호텔의 화려한 이미지, 세심한 서비스 등 허울 좋은 명분은 그야말로 '개나 줘버렷!' 습니다. 


 

행여나 호텔의 이익률을 갉아 먹을 소지가 있는 서비스는 가차없이 없앴습니다. 룸서비스 Room Service (IRD)는 말할 바도 아니고, 레스토랑도 아주 필수적인 기능 한 두개만 남겼고요, 벨맨과 컨시어지서비스 Concierge Service는 당근 없으며, 미니바 MiniBar도, 그리고 라운드리(Laundry Service 세탁서비스)도 치워버렸습니다.


이들이 떠밀려난 자리는 기계로 채워졌어요. 음료를 판매하는 자판기와 고객이 직접 동전을 넣어 빨래를 하는 코인 세탁머신....



리미티드 서비스 호텔 limited Service Hotel, 좋은 말로 Select Service Hotel,

혹은 우리가 흔히 일컫는 중저가 비즈니스호텔.....


 

나인트리호텔 명동

 


특 1급 호텔의 영업이익율(GOP gross operating profit)에 비할 바가 당연히 아닙니다. 이들 비즈니스 호텔들은 40~50% 대의 영업이익율을 구가하고 있는데, 20%~30%에 간신히 턱걸이 하고 있는 특 1급 호텔의 그것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는군요. 허울 좋은 명분을 가차없이 떼어 낸 댓가치곤 꽤 알차 보이긴 합니다.


특 1급 호텔이 나와바리인 이 몽돌은 그동안 비즈니스 호텔의 속살이 아주 궁금하기도 했더랬습니다. 최근에서야 제대로 구경하고 싶어 강북 도심에 입지한 서너 곳에 늙은 몽돌의 이름을 팔았죠. 


 

나인트리호텔 명동 NineTree Hotel Myeong-dong

 

 



나인트리 호텔 명동은 2012년 12월에 개관한 1급의 체급이며 지도에서 보다시피 명동 노른자위에 입지하고 있습니다. 강남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Grand InterContinental Hotel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Coex InterContinental Hotel을 소유하고 있는 파르나스호텔 (주) Parnas Hotel Co., Ltd 가 처음으로 소개하는 신삥 비즈니스호텔입니다.


 

나인트리호텔 명동의 입지

 

 

듣자니 비수기인 7월에도 객실점유율 (Occupancy Ratio)이 95%를 넘나든다던데 같은 시기 70% 내외의 점유율을 보인  특 1급 호텔들과 비교가 되지요? 

 

하지만 동일한 카테고리내 경쟁 호텔들의 속사정은 조금씩 달라 보입니다. 롯데백화점 건너편에 입지한 중저가 비즈니스호텔계의 터줏대감, 이비스앰배서더 명동 Ibis Myeong-Dong도, 을지로, 남대문, 종로 주변 비슷한 체급의 호텔들도 객실점유율은 최근 다소 정체되는 듯 느껴집니다.

 

이들에 비해 나인트리호텔 명동의 성과는 꽤 돋보이는데 입지가 주요한 요인이지 않을까 추정합니다. 어차피  명찰도 중요치 않은 카테고리, 가장 중요한 유인은 입지와 가격이겠지요. 


 

 

 

가격은 조식 2인을 포함해 15만원 내외인 듯 한데, 23만원 정도인 특 1급 호텔들에 비해 훨씬 저렴하지요? 하지만 full service 특 2급 호텔과의 가격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중저가 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지경이군요. 그만큼 인기있다는 방증, 역시 좋은 입지의 파워일까요?! 

 

 

1층 출입구/Enterance

 


입구부터 대놓고 표방하고 있습니다. 필요 없거나, 혹은 애매해 보이는 서비스는 모조리 없앴습니다. 그 대신 가격을 낮추었으며 고객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는 오히려 무료로 제공하더군요. 대표적으로 와이파이 Wifi (대부분의 특급호텔에서는 객실요금에 포함되지 않는 한 요금을 별도로 받습니다).


1층엔 로비라고 부를 만한 공간은 없으며 전면엔 작은 엘리베이터만 보입니다. 벨맨도 없고 보안요원도 따로 두지 않았으며, 대신 카드키로 출입을 통제합니다.



3층에 위치한 리셉션 Reception


 

3층 리셉션에 도착하면 비로소 호텔임을 느끼게 되죠. 특 1급의 넓고 높은, 다소 위압스럽기까지 한 환경을 기대했다면 실망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담하고 산뜻하며 체계적으로 잘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어요. 이런 점은 국내 실정에 어두운 외국인 관광객에게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안전에 관계된 고객의 심리에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거든요. 

 

회기역 주변에 입지한 비슷한 규모의 1급 비즈니스호텔(베니키아 리퍼럴)에 최근 가 본적이 있었습니다만 역시 나인트리 만큼의 안정감을 주진 못합니다.

 

 

리셉션 옆쪽 벽면의 베개 pillow 옵션/예약때 아홉가지 옵션중 원하는 걸 선택합니다.



호텔은 실속없는 서비스를 포기했고, 고객은 이를 이미 인지한 채 저렴한 가격과 맞바꿔 투숙을 결정했지만,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갈망합니다. 이 베개 옵션을 포함해 위 스샷의 '나인트리만의 아홉가지 서비스', 나인 서비스는 '대신 이런게 있다'며 고객을 위안하는 포장이자 마케팅 수단입니다. 

 

 

3층 리셉션 옆에 위치한 프렌차이즈 이태리식당 보나베띠

 


조식이 준비되는 레스토랑인데 호텔 직영이 아니고 이 빌딩에 세 들어 온 이탤리안 프랜차이즈 보나베띠.... 아마도 호텔에서 식대를 따로 정산하겠지요. 애매한 서비스와 품질의 커피숖을 운영하는 것 보다는 일반 대중에게도 이름난 레스토랑과 이런 식으로 제휴하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뜯어보면, 나인트리는 중저가 비즈니스호텔도 어쩔 수 없이 갗추게 되는 커피숖마저 도려 내었군요. 제 눈엔 현명해 보입니다. 어차피 포기할 것이라면 단호해야 합니다.

 


스탠다드 트윈 Standard Twin

 


스탠다드 트윈인데 특 1급에 비해 좁지만, 6평 남짓한 명동의 경쟁 브랜드들에 비하면 넓은 편입니다. 가구나 집기, 카핏, 벽지 등이 럭셔리하진 않습니다만 깔끔하며 청결하고 좋군요. 매트리트 등 베딩은 특 1급에 버금가는 수준의 것입니다. 

 

객실에 잡다한 문구류, 집기류는 없으며 취침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 위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냉장고가 있긴 합니다만 무료로 제공하는 생수 2병만 있군요. 



 


화장실인데 넓진 않지만 욕조도 있고요, 비데도 설치되어 있는데 깨끗합니다. 욕실용품이 따로 비치되어 있진 않지만 요구하면 리셉션에서 제공합니다. 


 

 

 

라운지도 구경해 볼까요?


특 1급 호텔의 귀빈층 EFL을 상상하시면 대단히 곤란합니다. 작아서 게스트하우스의 커뮤너티 공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더 정감있게 다가 오는 면도 있더군요. 잡지도 있고요,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자판기도 있으며 전동 안마의자도 있고,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게시판도 붙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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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건 다 있습니다. 역시 한가지만 빼고........ 스텝 staff 혹은 attendant 


 

 

500원 짜리 동전 4개를 넣어 돌리는 코인세탁머신

 


전 자판기와 함께 이게 제일 궁금했습니다.......... 어쩌면 중저가 비즈니스 호텔의 상징.


흥하느냐 마느냐, 혹은 죽느냐 살아 남느냐, 그 중重한 생사여탈권은 다름 아닌 '인건비'가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인트리호텔 명동에 근무하는 직원은 십수명 남짓, 관리 업무는 최근 초동에 개관한 나인트리 컨벤션 광화문(http://www.eninetree.com/meeting/overview.asp)에서 같이 한다더군요. 영선(시설), 청소 등은 당연히 용역에 의합니다 (2000년대 개관한 특 1급의 사정도 그다지 다르지 않아요).

 

 


 

예약과 판촉부서의 인원도 특 1급과 비교할 바가 아닌데, 호텔의 규모도 작긴 합니다만 대부분의 예약이 OTA를 통해 들어 오기 때문입니다. 각별히 대접해야 할 로열티프로그램이 있지도 않을 터, 중저가 독립호텔로썬 어쩔 수 없는, 하지만 지금으로썬 최선의 대안이기도 해요.

 

직원들의 처우는 특급 호텔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이더군요. 하지만 다소 낮은 급여를 감수하고서라도 취업에 목마른 청년들은 긴 줄을 섰습니다.

 

 

딜럭스 트윈 Deluxe Twin 인데 침대도 큼지막하고 편안해 보입니다.

 


아마도 발생하는 비용중 가장 큰 부분은 용역비와 더불어 OTA에 지불하는 수수료일텐데, 특 1급에 비해 수수료율이 훨씬 큰 듯 합니다. 등 비빌 변변한 언덕이 없는 중저가 독립호텔에게 OTA는 그야말로 甲인듯 하군요.

 

고객 믹스 mix/segment의 80%는 중국과 동남아 발 관광객, 20% 정도는 일본 관광객이고요, Corporate이나 내국인 관광객은 거의 없는 듯 하군요? 저라면, 국내 출장이나 가족여행시 어줍잖은 특급 호텔보다야 이런 곳이 훨씬 나아 보이긴 합니다. 가격이 다소 부담스러워 보이긴 하지만 안전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외국인에게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웃돈이겠지요.


 



입구 옆에 좋은 카페가 있더군요. take out만 가능한 New Yorker Cafe........

앞 가느다란 나무벤치에서 위태롭게 기대어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셨는데 마치 좁은 공간에 꼭 필요한 서비스만 제공하는 비즈니스호텔을 닮았군요. 

 

 

여러모로 편의 봐 주신 나인트리호텔 명동의 넘버2, Huge Lim님께 깊은 감사 말씀 올리고요,



*   *   *

 



서울의 호텔업황, 특히 중저가 비즈니스 호텔의 업황에 관련해 조금 첨언하자면,

 

최근에 우후죽순 생겨난 신규 호텔들은 거의 모조리 이 카테고리에 속하는 체급이라 해도 전혀 생소할 일이 아닌데,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호시절은 그렇게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군요. 아직도 중국 단체나 일본발 실속 FIT가 명동 길바닥을 넘실대곤 있지만 근래 2, 3년간 객실 공급이 폭증하기도 했고, 애초에 호기롭게 큰소리쳤던 외래 방문객의 증가세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듯 합니다. 

 

관련글: 호텔 객실 공급과잉의 역습 [호텔업황/호텔객실 수급전망]

 

 

한때 오피스빌딩이었으나 2년전 중저가호텔로 변신한 호텔마누 Hotel Manu

근무하고 있는 호텔 바로 뒷편인데 가격은 조식없이 11만원 정도이군요? 시설도 꽤 괜찮은 편인데 역시 입지가 경쟁력입니다.

 

 

수요가 정체되면 이들은 곧 객실판매가격(ARR average room rate)을 낮추게 되겠지요. 특 1급 럭셔리 호텔처럼 세찬 비바람을 맞으면서도 지지해야 할 명찰도 버린 마당이니 가격을 낮추더라도 객실은 어떻게든 채워야 장땡입니다 (특 1급 럭셔리 레벨은 배가 고파도 풀은 뜯지는 않습니다. 이름표에 똥칠이 되면 안되거든요. 물론 간혹 변종이 있기도 해요).

 

경쟁이 심화되고 이익률이 낮아지면, 땅 사고 건물 짓기 위해 빌려 온 자금을 상환하고 이자를 지급할 여력이 훼손되고, 재무적 맷집을 갗추지 못한 곳은 급기야 하나 둘씩 시장에서 퇴출되겠지요. 2, 3년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호텔 마누 맞은 편/현재 리모델링 중인 남대문의 구GS건설 사옥

 


스멜을 빨리 감지한 곳은 이미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는 듯 합니다. 매각에 관련한 은밀한 제의가 테이블 아래에서 오가고도 있고요, 비즈니스 호텔로 리모델링 하던 곳이 오피스 빌딩으로 도돌이 하고 있는 곳도 제 바로 주변에 있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군요.

 

감사합니다. 




참고: 세월 참 어이없지요? 나인트리 명동 2 (나인트리 프리미어)가 조만간 (2017년 3월) 다소 부담스러운 덩치 (인벤토리 400여개)로 개관합니다/20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