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어가 되기 위해 유학을 고려할 때 (싱가폴)

지난 9월의 일입니다.

페이스북으로 시간을 죽이고 있던 중, 

고등학생을 둔 학부모 한 분께서 메시지로 질문을 해 오시네요?!

아이의 꿈은 호텔리어입니다. 싱가폴 유학을 고려하고 있어요. 어떻게 생각해요???

뭘 어떻게???? @,.@  

생각이 있을 리 만무합니다. 싱가폴에 가 본 적은 고사하고, 싱가폴 유학을 다녀 온 분들을 본 적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외면하기엔 저 늙은 몽돌이 너무 늙었더군요. 저 또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의 한 사람이걸랑요. 이맘때 아이들의 진로 고민은 인생 전체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어떻게 도움 드릴 수 있을까 고민을 했고, 

올레!!!!!!

 

페이스북 페이지의 잠재력을 실험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이 분의 고민을 제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더랬지요?!

아마도 비슷한 고민을 하실 분들이 계실텐데 그들을 위해 당시 오갔던 내용을 포스팅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말씀 주신 분들의 개인 정보는 모두 숨기고요, 쉬운 정보 전달을 위해 필요하다 생각되는 부분에 첨삭을 가했습니다.

질문부터 볼까요?

저는 고3 (여) 졸업 예정자 자녀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는 평소에 가끔 호텔 알바를 하면서 호텔리어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공부에 큰 관심을 안 갖던 아이가 호텔리어 꿈을 가지면서 싱가포르 S**라는 대학의 호텔경영과에서 공부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이 학교에는 호텔과만 있고 인턴쉽 일년 후 졸업하는 학교입니다. 

아이는 한국에서 전문대 졸업하는 것보다 싱가폴 가서 영어와 중국어을 공부하고,

현지에서 경력을 쌓은 다음 현지 특급호텔 입사하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과연 이 방법이 현실성이 있을까요? 사무직은 아닙니다.

부모로서 경제적인 문제도 있지만, 차고 넘치는 유학생들 속에 이 아이가 특출나지 않는 스펙인 걸 알기에 무조건 반대보다 현실적인 면을 조언 해주고 싶은데 아는 바가 없습니다. 

충고 부탁드립니다.

어떻습니까? 엄마의 고민이 이해되시나요?

공부에 흥미가 없으니 이대로면 취업도 막막해 보입니다. 좀 쪼들리더라도 아이의 미래를 위해 외국에 2, 3년 보내는 건 어떨까? 외국어도 자연스럽게 익히고, 더 나은 취업 기회도 주어지지 않을까? 외국 근무 경력이 있으면 국내에 돌아와도 취업이 어렵지 않을 듯 한데....

공부에 큰 관심 없는 아이를 가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엄마의 한 사람입니다. 저라도 비슷한 고민을 했을 듯 싶어요. 그나저나 살림살이 참 팍팍해졌지요?!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워 외국까지 유학을 다녀와야 하는 사정이라니...

질문을 간추리면,

• 아이의 꿈은 호텔리어

• 국내에서는 전문대 진학할 수 있는 수준, 취업이 불확실

• 싱가폴로 유학한 후 호텔과 외국어를 배우면 현지 특급 호텔에 입사할 수 있을까?

• 국내로 돌아와서도 경력을 인정 받아 좋은 곳 취직 가능한가?

• 경제적인 부담은?

페친 분들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였어요. 

싱가폴에 근무하고 계시거나 근무하셨던 우리나라 호텔리어 분들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십여 분의 호텔리어들께서 댓글, 메시지, 그리고 카톡 등으로 도움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 고등학생을 위해 애정 어린 도움을 주셨던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요.

찬성하는 분들도 계시고, 그리고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도 계셨는데, 시각차는 어쩌면 당연합니다. 처한 사정이 저마다 다르기도 하고, 가치관의 차이도 작용합니다. 더군다나, 동일한 환경도 개개인의 의지에 따라 달리 보이게 될테니까요. 따라서, 비슷한 고민은 하시는 분들께서는 참고용 정도의 정보로만 활용하셔야 합니다.

일부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싱가폴 호텔에 근무하다 국내로 돌아와 한 특급호텔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싱가폴 호텔학교 진학 관련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를 드리고자 메시지를 보내드립니다.

1. 취업

현지 호텔 학교 입학 시 1년 동안 인턴쉽을 진행합니다.

입학을 한다는 전제 조건 하에서 취업은 쉽습니다 (정상적으로 일을 처리한다면).

2. wage 

안타깝게 부모님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으시다면 상당히 쪼들리는 생활이 될 것입니다.

집 렌트비도 서울 도심 못지 않고, 싱가폴 호텔 급여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습니다.

3. 현지 취업 후 타부서 이동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매니지먼트 레벨에서의 트랜스퍼는 선배의 사례도 있고 해서 가능합니다만.

최소한 매니져 이상은 되어야 신청 가능합니다. 

4. 현지 취업 후 국내 재취업

저도 피해를 본 경우입니다만 국내 대부분의 호텔에서는 외국 경력을 100% 인정하지 않습니다.

5. 근무 환경

싱가포리언은 거의 없습니다. 40% 말레이 30% 필리피노 15% 차이니즈 15% 그 외

 (한국 학생들 많습니다)

앞서 말한 싱가포리언은 고등교육을 받고 브리티쉬를 완벽히 구사하는 중산층 이상을 밀하고요.

대부분 심각한 싱글리쉬와 말레이의 혼합어 또는 광동어가 아닌 캔테니스의 중국어를 사용합니다.

영어가 늘까요!? 중국어가 늘까요!?

본인의 노력에 달렸지만 싱가폴에서 영원히 살게 아니라면

국내에서 취업해 국내에서 성장하는 게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다소 부정적인 스탠스의 의견입니다. 

취업은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영어와 중국어를 기대만큼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못되고, 국내 취업시 경력으로 100% 활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며, 물가까지 만만치 않다는군요?!

마리나베이샌즈/여기 근무하고 계신 분도 있습니다.

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의 의견도 볼까요? 위 호텔에 근무하시는 분입니다. 

“

일단 학교는...

가려고 하는 대학교가 디플로마 diploma 코스인지 디그리 degree 코스인지가 중요할 것 같구요.

Diploma면 결국 한국말로 번역하면 전문대 졸업 이런 식으로 번역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degree코스를 추천합니다. 

취업과 비자 

1, 2년 정도 경력 쌓는 거라면 괜찮다고 봅니다.

대신 취업할 때 꼭 SP이상 받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싱가폴은 취업 비자가 3개로 나눠져서 WP SP EP이렇게 있습니다.

EP가 좋고 WP가 나쁘다 이렇게 말할 순 없지만 굉장히 사소한 핸드폰 계약이라던가 은행 계좌개설 이런 면에서 차별이 없잖아 있습니다.

사전준비

20대 초반인 분들은 그냥 졸업하고 에이전시 통해서 인턴쉽 형식으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보통 언어 부터 준비를 잘 해오지 않더군요.

레스토랑 쪽 서버로 일하다 월급은 적은데 물가는 비싸고 하니

힘들어서 1, 2년 내 포기하고 돌아가는 친구들이 꽤 많습니다.

한국으로 재취업

한국 가서 호텔에 경력직으로 옮겼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고, 제대로 된 대우 받으며 직접 지원해서 입사하신 분들은

커리어(보통 프론트나 카지노 마케팅, 세일즈)가 쌓이는 만큼 한국으로부터 러브콜은 제법 오는 편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20대 중후반 ~ 30대 초반인 분들이라 매니저 포지션 달고 한국 가더라도

새로 옮기는 조직의 팀에서 슈퍼바이저로 일하고 있는 분들이 본인보다 연세도 많고 하니 조직 내에서 왕따될까 걱정이 많더라구요....

여튼 추천합니다.

학교만 다녀도 좋고 1, 2년정도 경력도 같이 쌓고, 여러 경험하는 것도 좋고

어느 하나 그 학생한테 해가 되지는 않을 거라도 생각해요.

”

여러가지 어려움이 없진 않지만 고생을 감수할 수 있다면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요지이고요, 유학을 가기 전의 사전 준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해 주셨습니다. 

도움 말씀 몇 개 더 볼까요?! 

“

현재 싱가폴에 거주중이고, 싱가폴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호텔 이용 및 관련 업무에 관계된 일을 합니다.

싱가폴 호텔의 한국인 

실제로 싱가폴 내 대부분의 특급 호텔에 많은 한국인 직원들이 근무 중이며,

국내외 대학 졸업 후 싱가폴로 취업하시거나,

국내외 호텔 근무 중 싱가폴로 이직하신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도전/어학

본인의 관심과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것은 아셔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영어/중국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싱가폴에서 대학을 다니겠다면 영어는 기본적으로 상급이어야 합니다.

중국어를 배우는 것도 가능한 일이나, 학업 이외에 시간을 내어 단기간에 호텔 고객들을 응대하는 수준에 오르려면 그 만큼의 노력이 요구되겠죠.

사전 정보의 중요성

질문으로 보았을 때 아직 어머님이나 자제분 모두 싱가폴에 직접 와보신 적은 없는 듯 하니 최종 결정 전에 학교도 보고, 한국인 직원들이 근무하시는 호텔도 둘러보고, 최대한 여러가지 방법으로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게 우선일거라 생각됩니다.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네요.

”

위 세 분의 말씀에 의하면, 일단 취업 기회는 비교적 넓게 열려 있는 듯 보이는군요. 하지만 물가나 생활 환경은 그다지 좋지 않은 듯 합니다. 

4, 5년 경력을 쌓아 국내로 회귀하면 될 듯도 싶은데 싱가폴 호텔 경력의 인정 여부는 제 시각과 다소 엇갈리는군요. 브랜드가 괜찮으면 100% 인정을 받을 듯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나쁘게 작용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근무하면서 중국어와 영어를 익히면 국내 호텔 취업시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

저는 국내 전문대를 나왔고 특 1급 호텔에서 일하다 싱가폴 호텔에 근무 할 기회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싱가폴 환경

 하지만 언어장벽도 높지만 싱가폴 특성상 열정만으로 도전하기엔 쉽지 않은 환경이더군요.

국내 물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근무를 하기 위해 알아본 바 국내보다 비싸며,

언어문제

일단 영어를 사용한다 해도 중국어 활용이 높은 편입니다.

싱가폴 유학을 가기 전 영어 중국어 등 언어 능력은 갖추어야 수업 및 일상 생활이 가능 합니다.

대안

꿈을 위해 무작정 타국으로 공부를 나가는 거보다는 현실적인 언어 장벽을 깨고, 국내 대학을 다니면서 국내 대학과 연결된 해외 인턴십으로 경험을 쌓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생각합나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도전 열정도 좋지만 현실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알바로 호텔의 꿈을 키우셨지만 현실을 알바로 경험할 수는 없을 듯 해요. 

”

싱가폴 엠호텔 M Hotel/여기 근무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분의 짧은 의견 더 볼까요?

“

외국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는 호텔리어입니다.

그래도 한국 전문대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싱가폴에서 언어도 배우고 학업을 하는 편이 더 좋을 듯 합니다.얻게 되는 경험도 결코 작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인턴쉽 같은 경우, 잘 찾으면 한국의 학교에 다니면서도 외국의 인턴쉽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을 것 같네요.

뭐든지 아이가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길은 많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별 도움이 안될 것 같지만 끄적끄적 해봅니다^^

”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부모님의 도움이 필수적이지만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시행 착오를 피하긴 쉽지 않아 보이고요, 그 어쩔 수 없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주변으로부터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저도 위 도움 말씀과 비슷한 생각인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의 의지가 아닐까 싶군요. 

글 하나 하나가 참 소중하네요.

감사한단 말 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아는 사람도 자기일 아니면 귀찮아 할텐데 이런 분들을 알려주셔서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도움 주셨습니다. 강**님이 말씀하신 정보는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혹은 유학원들이 꽁꽁 숨기고 있는 내용들이었던 것 같아요.

요즘 들어 참 반성을 많이 합니다. 누가 나한테 부탁할까 눈 내리고 살았는데........ 

반성이 되네요. 다들 젊은 분들 같은데 .... 

오늘 가족회의 했어요.

일단 캐나다나 미국 쪽 커뮤니티 칼리지로 가닥을 잡았고요.

애기 아빠가 한국호텔협회도 알아 봤는데 싱가폴 쪽은 좋은 애길 못들은 것 같아요.

온 가족이 아이 유학에 올인하고 알아보고 있습니다.

위 글을 남겨 주셨고요, 답변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   ＊

이 포스트를 작성한 후 고마운 도움 말씀 주신 분들이 더 계십니다. 아래에 계속 추가하도록 할게요. 

아래는 해당 싱가폴의 S** 호텔 학교에 대한 도움 말씀입니다.

“

Singapore에서 그 S호텔학교 98년도에 다녔던 전교에서 유일했던 한국학생이었습니다.

커리큘럼 좋고 실습 위주라 공부에 도움 많이 되었고,

근데 동남아권 문화의 은근한 텃세 있습니다. 거기에 잘 적응하면 오히려 한국인 많은 미국이나 캐나다보다 많이 배울 수 있고... 적응 못하면 낙오자됩니다.

현재 저는 미국에 살고 있지만 싱가포르 안전하고 본인이 하기에 달렸습니다.

그 학교는 프레젠테이션 많고 미국에서도 저는 학교 나왔지만 여기 대학보다 학점 따기 어려웠습니다. 의외로 공부 엄청 시킵니다 ㅠㅠ

”

비교적 편하게 공부하고, 일자리 넘치던 호시절에 입사했던 늙은 몽돌은 페이스북을 시작하고서야 비로소 매몰찬 현실을 깨닫았습니다. 

미국은 물론이요, 스위스, 호주, 싱가폴 그리고 중국 등에 유학한 호텔리어들이 주변에 엄청 많더군요. 비싼 비용을 투자하고 유학을 다녀와도 취업 현장은 이들에게 결코 녹록치 않습니다. 아주 특별하지 않은 한 인사 담당의 눈엔 이미 흔히 볼 수 있는 스펙이 되었으며, 호텔은 전반적으로 '오버 스펙 over-qualified'된 상황입니다.

서울 한 5성 호텔이 프론트 스텝 구인 광고를 내면 박사 학위를 소지한 지원자들도 몰린다는 소리를 주변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었죠. 당시 '설마'하고 간단히 넘겼습니다만 결코 우스개 소리로 치부할 것이 아니었더군요. 다른 산업의 사정도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호텔 취업 역시 쉽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가장 훌륭한 스펙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스스로의 의지"라는 것입니다. 유학을 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목표한 바가 호텔리어거나 또다른 무엇인가 이거나...  

말은 참 쉽군요. 그런 의지가 있었다면 유학을 고려할 필요도 없었을테니까요...

혹여 미국과 스위스로의 유학 생활과 전망에 대해 궁금하시면 아래의 호텔리어 분들에게 질문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Hotelier Story - 호텔리어 이야기

초긍정 호텔리어 마이크 스토리

이 자리를 다시 한번 빌어, 해외에 계신 동포 해외에서 공부하고 계신 예비 호텔리어, 그리고 근무 중인 호텔리어 여러분께 응원의 말씀도 함께 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은 이루어진다!!!!!

호텔이야기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