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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호텔리어가 말해주는 호텔 미니바 사용법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레전드~ 닌자 사건! 


아래 짤방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페이스북에 이 영상을 달고 질문을 해 오신 페친분이 계셨더랬어요.


‘체크 아웃하는데 미니바 사용 여부를 호텔은 어떻게 알아차리나?' 

'혹 복도에 닌자를 숨겨둔 것 아닐까???’


재밌군요. 더군다나 그 유명한 유인나씨가...ㅋ 생각해보니 호텔 자주 이용하지 않는 분들께선 충분히 궁금해 할 내용이죠?



하지만 닌자가 있을 리 만무하고요,ㅋ 매일 오전 객실 청소를 할 때 룸메이드들께서 확인을 함께 합니다. 고객이 일찍 체크아웃해 나갈 경우엔 프론트에서 고객에게 여쭙죠. '지난 저녁부터 지금까지 미니바나 레스토랑 이용하신 게 있냐'고. 고객이 직접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를 누락했을 경우 금액이 중요하면 체크인 때 받아 둔 신용카드 정보로 따로 청구하기도 해요.


*   *   *


말 나온 김에 미니바 사용법 좀 알아볼까요?


요즘엔 큰 부담없이 호텔에 드나듭니다. 여름뿐만 아니라 휴일에도 패키지를 이용해 호텔에 투숙하시는 분들 많잖아요? 미니바에 대해서도 비교적 잘 알고 계시더군요. 이 포스팅은 위 짤방의 유인나씨ㅋ 같이 호텔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한 겁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냉장고에 쥬스나 맥주있다고 무턱대고 드시면 한마디로 큰 코 다칠 수도 있어요.





엄청 비싸걸랑요.... 시중 가격의 2~3배는 족히 갑니다. 출장 여행객의 경우 회사에서 객실료와 식대, 교통비는 결제해 주지만 미니바나 유료 영화 등은 출장자 개인이 부담케 하더군요. 컨퍼런스 등으로 단체 고객이 투숙하게 되면 주최측에서 미니바를 아예 비워두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요. 그 가격이 주된 이유이겠죠?


그래서일까요? 도심 입지의 호텔 옆에는 의례 편의점이 들어섭니다. 이들이 주로 노리는 고객은 응당 호텔의 투숙객들이죠. 요즘엔 아예 호텔 안으로 들어와 목 좋은 곳에 한 자리를 차지하기도 해요.


호텔 앞 편의점.. 투숙시 저도 이용합니다.


미니바 혹은 리프레쉬먼트센터 Refreshment Center는 객실의 작은 냉장고와 주류와 스낵 등 판매용 아이템이 진열된 선반을 통칭합니다. 위스키 뿐만 아니라 음료수, 스낵, 초콜릿, 명품 비누, 냉장고 속에는 맥주와 음료수, 그리고 물 등 종류도 각양각색이죠? 어디나 그렇듯 가급적 잘 보이는 곳에 진열해 두는데, 혹이라도 아이들과 투숙할라치면 단단히 단속을 시키곤 하죠. 저~얼때 손도 대지 말라고...... 


말 그대로, 서프라이징! 하게도 손만 대도 청구가 되는 경우도 있어요.


센서식 미니바는 더 조심


외국 호텔의 경우 센서식 미니바가 설치된 곳도 더러 있거든요. 센서가 장비된 미니바와 스낵 선반의 상품들은 옮기기만 해도 청구가 됩니다. 트레이에 무게를 감지하는 센서가 내장되어 있는데, 설정에 따라 40~60초 사이에 다시 놓지 않으면 소비된 것으로 인식하거든요.


warning 싸인 보이시지요?

이미지: https://pix-media.priceonomics-media.com


그동안 센서식 미니바는 오청구 때문에 말들이 있었어요. 실수로 옮기거나 아이들이 장난삼아 만지작거리기만 해도 청구가 됩니다. 이런 멍텅구리 센서 때문에 고객에게 본의 아닌 덤탱이를 씌워 온 것이랄까요? Bill을 자세히 뜯어 보는 고객이야 취소를 요청하겠지만 확인도 않고 바삐 호텔을 떠나는 고객들도 많거든요. 특히 외국 여행하시는 분들께서는 사전에 알고 계셔야 합니다.


그럼 우리나라 호텔은?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냐고요? 우리나라의 특급 호텔들도 오랜동안 도입을 검토하긴 했습니다만 실효성이 의심스러웠던데다 시스템과 센서가 장착된 냉장고와 트레이 등 도입 비용도 무시할 수 없었던 탓에 한 곳도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런 경우 뿐만 아니라 의도적으로 바가지를 씌우는 호텔들이 더러 있었던 모양입니다. 역시 외국의 경우이긴 합니다만,


  • 교묘한 곳에 진열해 마치 무료로 제공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호텔도 있을뿐더러, 

  • 미니바 이용시 관리비 명목으로 추가비용 Surcharge를 붙이는 곳도 있고요,  

  • 미국 라스베가스의 한 호텔 (Aria Resort and Casino)은 고객이 외부에서 반입한 음료수 등을 냉장고에 보관하는데도 25달러의 비용을 청구한다는군요?


미니바, 왜 비싼가?


그나저나 호텔 미니바는 왜 비정상적으로 비싼 것일까요? 호텔의 이익을 먼저 고려하긴 하겠지만 대놓고 바가지를 씌우자는 건 아닙니다. 인건비 등 미니바를 유지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손실율도 높거든요. 


  • 시차 때문에 프론트에서 체크아웃할 때 청구서에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요,

  • 고객이 나쁜 의도를 갖고 발뺌을 하기도 합니다. 

  • 위스키를 홀라당 마시고 보리차를 채워 넣는 나쁜 xx도 있고, 

  • 심지어는 퇴숙 절차없이 도망가는 이들 skipper도 있어요 (체크인시 디파짓 deposit을 요구하는 주된 이유).


좀 오래되었지만 호텔이 센서식 미니바를 구상하게 된 이유가 이런 사정 때문입니다. 청구 처리도 실시간 되므로 고객의 bill에 누락될 가능성도 없고요, 매출 집계도 자동으로 처리되며 일손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멍텅구리라.... 


JW메리어트동대문의 서랍형 미니바와 스낵케이스 


호텔 미니바, 어떻게 이용해야 하나?


그렇담 소비자들은 호텔 미니바를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요? 늙은 몽돌이 밥줄 끊길 위험을 감수하고 감히 조언합니다.ㅋ

  • 생수는 하루에 2병 무료로 제공하는데 'complimentary'라는 표식이 붙어 있음. 부족할 경우 프론트에 요청하면 대부분 더 갖다 줌

  • 생수 외 모든 건 기본적으로 유료이며 아주 비싸므로 가급적 미니바를 이용하지 않고 가능한 것들이면 외부에서 구입

  • 냄새가 심한 조리된 음식물은 객실로 반입하지 않아야

  • 전기 주전자에 라면 끓여 드시는 분들, 호텔의 자산을 파손하는 몰상식

  • 센서식 미니바일 경우, 반드시 필요할 아이템을 제외하곤 만지지도 말아야....ㅋ 

  • 퇴숙시 정산서 Bill (Guest Folio 혹은 Statement)를 받아 소비하지 않은 아이템이 청구되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실수에 의해 잘못 청구되는 경우가 종종 있음),

  • 혹 실수 등으로 잘못 청구되었다면 프론트에서 취소 요청

  • 지난 저녁이나 아침에 미니바 아이템을 소비했다면 퇴숙 절차를 밟을 때 반드시 신고해 괜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한다.


 Free 혹은 Complimentary란 tag이 붙은 무료 생수


참고로, 미니바는 홍콩힐튼 Hong Kong Hilton이 1974년 업계 최초로 도입해 확산되었으니 벌써 40년 넘게 나이를 먹었군요. 하지만 높은 유지관리비와 비싼 가격으로 인한 소비자의 외면으로 조만간 없어질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로 꼽히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호텔을 나서면 슈퍼나 편의점이 지천에 깔렸으니 왠만한 고객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잖아요?!


최근에 들어서는 국내 4성급 비즈니스 호텔들의 경우는 아예 비워 둡니다. 냉장고는 고객의 음료나 음식물을 차갑게 보관할 수 있는 용도로만 사용되죠.


듣자니 외국의 일부 부티크 호텔은 지역 특산품을 넣어 판매하기도 한다더군요. 올인클루시브 리조트 등은 미니바 아이템을 아예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죠? 송도 경원재 등 국내 호텔들도 이런 경향을 추종합니다. 이에 반해 글래드라이브 등 국내 호텔 일부는 시중의 것과 큰 차이없이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해 유지하고 있는데, 그러고보면 그 양상은 꽤 복잡 다양하군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일반 5성 호텔이 고집하고 있는 그 과거의 모습은 오래 유지되지 못할 것이란 점입니다.


코트야드메리어트 남대문 미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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