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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연탄 나르는 호텔리어/재벌대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악취제거제?

 

 

호텔에 근무하는 사람의 눈으로 본 호텔이야기,

호텔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편파포스팅!!!

 

 

 

호텔은 연말에 아주 바빠집니다.

 

객실은 비수기에 접어 들지만 레스토랑은 연중 가장 바쁜 성수기를 맞거든요. 직원들은 업무로 인해 바쁘기도 하지만 처리해야 할 다른 중요한 일들도 많습니다. 그 일들 중 하나가 크고 작은 사회공헌활동인데 다른 곳에서도 그렇듯 호텔이 참여하는 이런 활동들도 주로 연말에 이뤄집니다.

 

사회의 눈초리를 의식한 홍보 활동의 일환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런 불순할 수도 있는 의도를 차단하기 위해 브랜드 차원의 프로그램으로 장려하기도 하며 각국의 소식을 인트라넷으로 나누면서 시상을 따로 하기도 해요.

 

 

 

오늘은 호텔의 후배직원들이 최근에 다녀온 작은 활동 하나를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몸담은 호텔은 꽤나 유명한 연말자선행사를 개최하고 있긴 합니다. 크리스마스 자선열차라고 부르는데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아 열차 등을 제작하고 수익금을 사회시설에 기부하는 활동입니다. 올해의 자선열차는 이번 주말에 오픈 '칙칙폭폭' 기적을 울릴 예정인데 지금 한창 로비에 휘장을 치고 공사중입니다.

 

조만간 사진과 함께 자세히 소개해 드리도록 하지요. 아래는 그냥 맛뵈기~ㅎ

 

 

 

 

이 행사 외에도, 크진 않지만 여러가지 사회공헌활동에 호텔이 참여합니다. 조리부 주관으로 사회시설에서 정기적인 점심봉사를 하기도 하고요, 청소년 자활센터를 통하거나 또는 고아원 등의 자매시설과 연계해 호텔리어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견학과 교육봉사를 하기도 하고요, 장애인시설 등에 물품을 기증하기도 해요.


 

수녀님 미소가 참 아름다우시지요?

 

 

가끔씩은 유행을 타는 활동을 하기도 하는데 이번엔 연탄입니다.

 

블로그에서도 여러번 봤습니다만 올해는 많은 분들과 단체들이 연탄을 기증하거나 배달 봉사를 하시더군요. 제가 몸담은 호텔도 뒤질세라 연탄나눔 봉사를 후배들이 하고 왔습니다. 연탄을 구입해 호텔 관할구청 사회복지팀에 기증하고, 이중 300장을 혼자 사시는 할머니 댁으로 배달해 드렸는데, 기증한 연탄중 이날 전달하지 못한 나머지는 장소문제 등으로 구청에서 보관했다가 독거 노인분들에게 쿠폰을 발급한다고 그러더군요.

 

 

후배직원들이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일했나 구경 좀 할까요?ㅋ

 

연탄을 옮길 할머니댁으로 올라가 봅니다. 중구 봉림동인데 역시 환경이 녹록치 않군요. 눈이 올땐 어떻게 다니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직원들이 연탄수 만큼이나 많이 참여했습니다.ㅎ

 

바쁜 와중에, 해야 할 업무들을 사무실에 남겨두고 나왔습니다만 표정들이 참 밝지요? 저도 가끔씩 봉사활동을 다녀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항상 느끼게 되더군요.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이런 활동을 통해 풀리는 듯도 합니다.

 

 

 

마무리도 깨끗하게~

 

 

 

할머니와 인증샷도 찍고요~

오래토록 건강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중요한 사진 하날 빠트렸네요. 제가 일하는 사무실의 대표주자, 이 머시기 과장~ㅎ

 

 

 

 

규모나 내용의 차이가 있을 뿐 서울시내 대형호텔 대부분 비슷한 활동을 하는 듯 하더군요.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이런 사회공헌활동은 금액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입니다.

 

호텔들의 이런 활동을 재벌 대기업의 그것에 비하면야 그야말로 보잘것 없는 규모이긴 하지요. 대부분 공익재단을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때마다 엄청난 규모의 기부금을 쾌척?하기도 합니다. 최근엔 조금 더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활동을 담보할 프로그램을 구상하기도 하나 보더군요.

 

 

[함께 나누는 사회] 진화하는 나눔경영....이젠 기업의 핵심 가치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3102912481

 

 

하지만, 이런 좋은 활동을 가끔씩 색안경 끼고 보게 되는 이유는 뭘까요?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를 매출창출을 위한 기업이미지 재고활동의 일환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관련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윤리적 책임이니 자선적 책임 등 고차원적인 범위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확장하기도 하나 보더군요.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가장 기본적인 법적책임조차도 버거워하는 마당이니 우리에겐 그야말로 언감생심, 그림의 떡이지요?!

 

유력 정치인이나 재벌 총수들이, 뒤로 저지른 탈법이 드러나 구속되거나 관련된 재판소식이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면 의례히 뒤를 잇는 화려한 발표들을 수시로 봐 왔습니다. 거액을 공익단체에 기부한다거나, 장학재단을 설립한다거나 아니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둥, 사회공헌에 대한 갖가지 약속들은 전혀 새삼스러운 뉴스가 아니지요.

 

 

청계재단, MB개인금고?.. SNS “사회환원(X) 사위환원(O)” 보러가기

 

 

전직 대통령도 그러했는데 그 누구보다도 돈냄새와 생존법에 민감한 재벌 기업가들이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이런 뻥구라가 여지껏 변함없이 통하는 우리 사회가 오히려 더 웃기기도 하군요.

 

여하튼, 기업의 입장에선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볼 시점에 이르지 않았을까요? 기부나 재단운영 등으로 엄청난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면서도 정작 잠재소비자들의 눈은 갈수록 곱지 못하니 이런 자원낭비, 비효율이 어딨습니까? 그것도 그 누구보다 셈법에 탁월한, 세계시장에서 내노라 하는 굴지의 기업들이.....


혹 모르겠네요. 여지껏 피치 못하게? 뒤집어 쓴 그 역한 냄새를 이런 활동을 통해서나마 희석시킬 의도였다면 그나마 성공적이었다고 봐야 하나요?ㅎ

 

사회의 따가운 눈초리에 등 떠밀려서라도 손 떼지 못할 지경이라면 기업에게 부여된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만이라도 제대로 공부하고 똑바로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의도치 않게 마무리가 전혀 다른 곳으로 흘렀네요.ㅎ

 

그나저나 요즘처럼 경기도 차갑고, 빈부의 격차도 커지고만 있는 마당에 이마저도 위축될까 걱정되기는 합니다. 이 보잘것 없는 지면을 빌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봉사하시는 수많은 분들께 감사의 마음 올립니다.



함께 따뜻한 연말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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