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이 아주 뜨거웠던 곳입니다. 객실보다는 오히려 레스토랑이 언론의 지면을 뜨겁게 장식하곤 했더랬죠.
인근 호텔 카푸치노에 투숙하는 길에 일부러 들렀습니다. 잠시 짬을 낸 탓에 핫! 하다는 레스토랑은 수박 겉 핥듯 혼자 구경했고, 대신 직원 분의 안내로 객실을 두루 둘러볼 수 있었어요. 화색이 제대로 돌 밤이라면 모를까 대낮에 본 레스토랑엔 큰 감흥이 없었고, 오히려 객실이 아주 매력적이더군요. 여길 보지 않았다면 많이 후회할 뻔 했네요.
글래드라이브 강남
Glad Live Gangnam Hotel
그나저나 다녀온 지 무려 3개월 정도된 듯 한데, 그동안 이러 저런 핑계로 차일피일 포스트를 미루고 말았더랬죠? 바쁜 와중에 시간을 할애해 룸쇼를 시켜주셨던 분께 결국 패를 끼치고 말았더군요. 참으로 미안하게 되었는데 간단하게라도 먼저 소개할 걸 그랬나 봅니다.
글래드라이브 호텔
이 건물은 꽤나 유명했었어요. 아시는 분들은 알고 모르시는 분들은 전혀 모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업형 룸살롱 YTT ('어제 오늘 내일'이란 의미라고...)가 입주해 있었거든요. 그 이름도 유명한 세울스타즈호텔. 성매매 등으로 구설이 끊이지 않았고 부채와 오너의 구속 등으로 호텔은 결국 공매에 부쳐지고 맙니다. 이 말 많았던 호텔을 대림그룹이 인수하고 리뉴얼을 통해 그야말로 환골탈태했죠. 글래드라이브 강남이 탄생한 배경입니다.
글래드라이브 강남은 글래드의 서브 브랜드로 제주의 메종글래드와 여의도의 글래드호텔에 이어 대림그룹이 세번째로 소유하게 된 호텔입니다. 스펙을 간단히 볼까요?
글래드 라이브 개관: 2016년 9월
오너: 대림그룹 (아마도 대림산업인 듯?)
글래드 라이브 운영사: 대림그룹의 레져 계열사 오라관광
인벤토리: 210실
글래드 라이브 레스토랑, 바 (OTD 임대): 다이닝앤바 플린트 Dining & Bar Flint, 파워플랜트 Power Plant, 디브릿지 컬러애비뉴 D.Bridge Color Avenue
부대시설: 피트니스 등
글래드라이브 호텔 레스토랑 플린트
비교적 좁은 입구를 들어서면 좌측편으로 레스토랑이 바로 보입니다. 플린트 Flint. 오후 어중간한 시간임에도 손님들이 꽤 많네요? 오전 어중간한 시간, 즉 브런치는 시장 반응이 뜨거워 예약이 필수라더군요. 어둠이 내리면 이 플린트는 비로소 본색을 드러내며 라운지 바 Lounge bar로 변합니다.
플린트. 낮에는 요조숙녀, 밤에는 요부?
플린트의 사전적 의미는 부싯돌이잖아요? 기획자가 이 단어로 무엇을 의도했는지 들은 바 없지만 아마도 호텔 전체의 영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바탕이나 기반이라는 상징을 인입했던 걸까요? 이곳을 기획한 OTD의 손창현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상적인 얘기를 했더군요.
"사람들이 일부러 여기를 찾게 하려면 객실이 아닌 1층 공간이 열쇠라고 봤다. 맨해튼의 부티크호텔인 ‘에이스호텔’처럼 말이다. 호텔에 묵지 않아도 누구라도 자유롭게 오가고 하루 종일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야겠단 생각에 요즘 20~30대가 가장 좋아하는 컨셉트의 브런치 레스토랑과 라운지 바를 만들었다. 낮부터 밤까지 버려지는 시간이 없이 계속 핫플레이스가 되는 거다.”
출저: 중앙일보/[인터뷰] 그가 손 대면 ‘핫 플레이스’가 된다 [링크]
공감합니다. 일단 사람들이 꼬여야 해요. 호텔에서 1층 혹은 라운지의 기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요즈음입니다만 플린트의 하드웨어를 에이스호텔의 라운지와 비교하는 건 일단 무리가 아닐까 싶군요. 겉으로 느껴지는 분위기는 꽤 다릅니다.
여하튼 OTD는 이 1층의 기능을 살리는데 성공했지만 다른 곳에서 얘기치 않은 문제를 파생하고 맙니다. 좀 민감한 이슈라 자세히 언급하는 건 곤란합니다만, 호텔이 이 영업장을 소유하고 있다면야 크게 불거질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임대된 영업장이라면 양상은 달라질 수 있어요. 호텔을 안내해주셨던 분께는 따로 묻지 못했습니다.
글래드라이브 디브릿지
컬러감이 정말 적나나한 3층의 디브릿지. 여긴 대낮에 노출되면 그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어요. 어둠이 내리고, 조명이 그 민낯을 화사하게 화장할 때 비로소 아름답게 피어나는 곳입니다. 원래 호텔의 바 bar도 그렇더군요. 예를들어 그랜드하얏트 제이제이의 그 야시시, 휘황찬 밤의 아름다움은 아침이 오면 모조리 사그라들어 절망스러울 정도로 변하고 말죠.
글래드라이브 호텔 로비라운지
호텔의 로비는 4층에 있습니다. 아마도 내부의 조도를 인위적으로 어둡게 유지하는 듯 한데, 그 탓에 사진들이 모조리 역광을 띄고 말았군요. 아래는 홈피에서 퍼온 이미지입니다.
이미지 출저: 글래드라이브 호텔
흥미로워 보이는 부분이 있는데, 프론트 데스크가 바로 바 카운터란 점입니다 (현재 바 영업은 않고 있지만). 2가지 기능을 함께 수용할 의도였겠죠. 플린트와 같이 낮에는 레스토랑, 밤에는 라운지바를 겸하는 예는 더러 찾아 볼 수 있지만 프론트와 바 bar 같은 이질적인 기능을 함께 겸하는 건 꽤 이례적이죠? 제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형태를 메리어트 계열의 이코노미스케일 브랜드 목시 Moxy에서 본 듯 하군요.
퓨전 혹은 멀티
차라리 이 프론트 데스크를 최상층으로 올리고 바 라운지 기능을 더 활성화시켰으면 어땠을까요? 파크하얏트의 더라운지나 이비스 명동 등지에서 엇비슷한 경향을 엿볼 수 있는데, 그와는 또 달리 프론트와 bar의 기능이 혼재된 형태라면 더욱 볼만했을텐데 말이죠. 그런 실험을 국내에서도 곧 볼 수 있길 희망합니다.
글래드라이브 호텔 로비라운지
긴 라운지체어도 재밌지요? 연인끼리 앉아 아래 플린트를 내려다보며 데이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로비는 편안해 보였지만 제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제 맘이 여유롭지 않았어요. 좀 산만해 보이기도 했는데 왜인지 모르겠군요. 아마도 1층까지 개방된 구조 탓일까요, 아니면 낮은 층고 때문이었을까요?
글래드라이브 호텔
좌측편의 원통형 구조물은 디제이 부스입니다. 원래 1층부터 4층까지 오르내리도록 설계했다는데 허가를 받지 못했다네요? 아이디어 참 재미있습니다.
객실로 올라가도록 할까요?
글래드라이브 호텔
복도의 이미지는 제게 매우 흥미로웠어요. 객실 호수를 표시하는 디지털 액자 등의 소품과 더해져 마치 감옥소의 복도인 듯 느껴집니다. 극단적이다 싶을 정도로 단순하게 마감한 벽체의 여백도 한 몫 했을 수도 있는데 매력적인 폐쇄감을 선사한다랄까요?
아파트의 복도 느낌을 더러 가질 수도 있는데 아마도 대림의 성향이 반영된 때문이었을까요? 역시 디자인은 DIC Daerim Innovative Center의 작품이라더군요.
글래드라이브 호텔 스탠다드트윈형 객실
객실의 인테리어나 어메너티 등에서도 재미있게 볼 부분들이 많습니다.
글래드라이브 호텔 슈페리얼더블 타입 객실
슈페리어 더블 Superior Double, 글래드라이브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타입의 주력 객실인데 7.5평에 가까우니 아주 넓다고 말할 수 있는 사이즈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좁지도 않아요.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쿠션이나 이리저리 옮길 수 있는 라이브 테이블(티비 아래의)에서도 관찰할 수 있지만 글래드라이브 호텔이 지향하는 객실 컨셉은 고객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최대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널부러져 즐길 수 있는 쉼' 이라고... 이건 게으른 꼰대, 딱 제 스탈이로군요.
널부러져 즐길 수 있는 쉼
바닥은 원목 마루로 깔끔하게 마감했고, 침대 공간과 레벨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형태는 최근 더러 시도되더군요. 신신호텔의 스위트도 그러했고, 명동 L7의 일부 객실도 이런 형을 채용했더군요. 글래드라이브는 원래 좌식 다다미 컨셉을 시도했다가 디자인 회사가 DIC로 바뀌면서 최소되었다는데 그 흔적이 남은 것입니다.
글래드라이브 강남
라이브 테이블이란 것인데, 이걸 옮겨다니며 업무를 보기도 하고, 음식물을 취식하기도 합니다. 괜찮은 아이디어이지요?
글래드라이브 호텔
세면대는 침실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하얀색 인테리어와 검정색 파티션 프레임의 대비가 독특하지요? 유명 호텔들의 디자인을 벤치마킹해 여러 곳에 적용했다니 기시감을 느낄 수도 있어요. 여하튼 여성 고객들은 이런 대비나 타일 등을 아주 매력적으로 느낀다네요? 저 같은 꼰대나 남성들은 효율 등 다른 부분을 신경쓰겠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요즘 이런 상품의 결정 권한은 대부분 여성들이 쥐고 있으니까요.
객실부로 노출된 세면대
침실과는 완고한 형태의 파티션으로 경계를 명확히 구분되었으니 협소한 객실 사이즈를 완충하기 위해 세면대를 침실부에 설치한 다른 호텔에 비해 물이 침실 바닥에 튈까 긴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글래드라이브의 형식이면 왜 굳이 세면대를 바깥 부분으로 끄집어 냈을까 궁금해집니다. 아마도 개방성을 확보할 의도 때문일까요?
글래드라이브 호텔
욕실 어메너티는 쿠도스 스파라는 제품인데 당연히 전 잘 모르고요, 네스트 호텔에서 동일한 브랜드를 사용한다더군요. 정작 제 눈에 띈 건 예쁜 파우치입니다. 열어보진 못했는데 아마도 칫솔이나 치약 등이 담겼을까요? 저건 필시 로스 loss가 적지 않을 듯.....
글래드라이브 호텔
침대맡 사이드 테이블인데 눈에 띄는 게 있죠? 하만카돈 블루투스 스피커...
공들인 소품
글래드라이브는 이런 소품에 꽤 큰 공을 들였어요. 그나저나 이 블루투스 스피커도 분실도 더러 있다고....ㅠ 앙증맞은 사이즈의 독서등도 꽤 예쁘죠?
글래드라이브 호텔
이런 형태의 케이스도 요즘 더러 볼 수 있지요? 가운에 대한 반응도 좋다더군요.
이 정도 사이즈의 호텔에서는 미니바를 거의 볼 수 없는데 글래드라이브는 유지하고 있군요? 더군다나 마진율 줄여 외부에서 구입하는 것과 큰 차이없는 가격을 책정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인벤토리나 로스 등 관리 비용 만만치 않을텐데 어떻게 극복하는지 모르겠군요.
미니바와 룸서비스, 그리고 음식배달 서비스
당연히 룸서비스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주 흥미로운 대안을 채택했어요. 럭셔리 음식배달 서비스 푸드플라이 Food Fly와 연계해 고객이 유명 레스토랑의 음식을 배달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는 국내에선 생소해 보이겠지만 이미 미국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어요. 아래 링크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일독해 보시길 권합니다.
호텔 룸서비스의 미래 [링크}
글래드라이브 호텔 글래드하우스 객실
10실 보유하고 있다는 코너스위트 개념의 글래드하우스입니다. 중앙 파티션으로 객실과 거실을 구분했군요. 욕실은 꽤 넓은데 소규모 파티에 어울릴 타입니다만 모두가 잠자기엔 침대가 충분치 않아요.
글래드라이브 호텔
글래드라이브는 2개의 대형 스위트룸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객실 (글래드풀스위트 Glad Pool Suite)을 보곤 깜짝 놀랐습니다.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미니 풀인데, 객실 중앙부에 그야말로 '탕'을 넣었어요. 흔히 보던 호텔의 자쿠지와는 규모가 다릅니다.
깜놀 글래드 풀스위트
주로 이용하는 부류는 역시 파티족이겠고, 더러는 아래의 바나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술취한 무리 고객들이라네요? 최근엔 60만원 대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패키지를 구성해 판매했다는데 반응이 아주 뜨거웠다고... 8~10명이 파티를 즐기고 잠도 잘 수 있는 규모와 시설입니다.
글래드라이브 호텔
아닉구딸 Annick Goutal 이라는 프랑스 향수 브랜드의 욕실 어메너티입니다. 여성 사이에서 꽤 유명하다는데 그냥 패쓰...
글래드라이브 호텔 라이브풀 스위트
본 김에 또다른 스위트인 글래드 라이브풀스위트 Glad Live Pool Suite도 구경하고요...
글래드라이브 호텔
스탠다드 트윈인데, 슈페리어 더블의 사이즈와 동일하지만 컨셉은 차이를 보이는군요. 상대적으로 밝은 톤이며 더욱 여성 취향적입니다. 슈페리어 더블과는 달리 라이브 테이블을 침대 사이에 뒀지요?
글래드라이브 호텔
역시 하만카돈 블루투스 스피커가 눈에 띄고요...
글래드라이브 호텔
글래드라이브의 피트니스인데, 작은 규모이지만 허술해 보이지 않는 차림새.
퀄러티에 비해 억울해 할 성적표
글래드라이브 강남 호텔
임대한 영업장과 호텔의 본업
글래드 서브 브랜드인 글래드 라이브의 미래
미술관 호텔
여튼 이대리님 배려 덕에 좋은 호텔 구경했습니다. 앞으로도 건승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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