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호텔이야기

부티크호텔, 그리고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v2

 

 

부티크호텔 boutique hotel 이라는 용어는 간간히 들어들 보셨지요?

 

기존의 대형 호텔들에 비해 독특한 디자인과 인테리어, 그리고 서비스로 고객의 까탈스런 개성을 타깃팅합니다갤러리인 듯 예술품을 전시하기도 하며,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작지만 개성 넘치고 고급스럽습니다


컨셉트호텔 concept hotel, 또는 디자이너스호텔 designer's hotel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원래는 고급 맟춤의상을 뜻하는 패션용어 '오트퀴트르 부티크 haute couture boutique'에서 유래했다고 하네요?! (일부 한경 경제용어사전에서 인용)

 

부티크호텔은 지역특성(community lifestyle)을 반영한 독특한 디자인과 데코 등으로 새로운 경험을 희구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소구합니다. 따라서대형 체인호텔이 아니라 독립호텔 형태가 대부분이었는데, '표준화' (그동안 체인호텔들이 자랑스럽게 떠벌려 왔던 brand standard), 또다른 말로 '획일화'된 서비스가 최대 장점이었던 대형 체인 international hotel chain 쉬이 흉내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시장이 잠식되는 걸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았겠지요인터콘티넨탈 (IHG) Hotel Indigo나 하얏트체인의 Andaz Hotel 등이 이 부티크 개념을 카피하며 시장 방어에 나섰습니다만 호텔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들이 부티크 고유의 특성 (authenticity 고유성, discovery 새로운 경험 그리고 well being 이라고....)을 반영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엔 비교적 최근에서야 도입되고 있습니다. W호텔이 대표적이었고 시청 앞의 더플라자도 대규모 개보수를 통해 새로운 부띠크 호텔로 거듭났습니다만 여기에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가 이름을 추가하는 것일까요?!  

 

W호텔에 아직 가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만 일단 우리나라에선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W가 내세웠던 그 트렌디한 컨셉 (화려한 포장을 벗겨내 표현하면 '부유한 30 전문직 아베크족'을 겨냥했다고....)이 국내 소비자에겐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던 모양이지요여기에 대해선 따로 할 재밌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오늘의 주제와는 상관이 없으므로 패쓰하고요..

 

듣자니,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은 점잖고 보수적이었던 JW메리어트가 선보이는 최초의 부티크 호텔 개념으로 자평하는 듯 합니다 (메리어트 계열에는 에디션 Edition이라는 새로운 부티크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동대문스퀘어가 제공하는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시작하는 글이 꽤 길었습니다. 오늘은 지난 포스팅 개괄에 이어 객실 부문을 소개 드리도록 할까요?


 

   개괄 ------- 부티크 럭셔리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

•   객실부문

•   레스토랑 및 헬쓰클럽

•   웨딩

 






1.



로비는 아담합니다방문하신 분들 중에 불평을 토로하는 경우도 더러 있더군요.

 

높은 층고, 하지만 기둥이 간섭해 개방감이 훼손된 JW메리어트서울(강남)과 비교할 바도 아니요, 위압감까지 느껴지는 그랜드하얏트, 그리고 밀레니엄서울힐튼의 것과는 차원 자체가 다릅니다. 11층 낮은 건물이기 때문인데, 자세히 찾아 보지는 못했지만 보물 1호 흥인지문 바로 앞이라 고도 제한이 있었을까요?


하지만, 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보고서야 이를 비로소 느꼈을 정도로 디자인 요소가 제대로 작용하는 듯 합니다꽤나 유명한 외국인 머시기가 디자인 했다는데 저야 당연히 들은 바 없는 사람이고요, 디자인은 주어진 환경을 잘 활용했는데 곳곳에서 의도를 드러냅니다


바깥엔 비교적 넓은 정원을 배려했고요, 로비며 객실, 레스토랑 등 흥인지문을 면한 곳은 모조리 유리로 처리했는데 개방성을 추구해 낮은 층고와 좁은 로비를 절충합니다.


 


로비 전반의 화이트 톤 대리석과 벽체마감은 경박스럽지 않고 부드러우며 우아합니다로비를 조금 더 자세히 구경하고 싶었지만 고객들에게 폐가 될까 신경쓰이더군요.



2.


객실의 복도도 깔끔한데 새 건물이라 당연합니다만 잘못 처리하면 cheap해 보이기도 하더군요자칫 거추장스럽게 보일 수도 있는 조명등을 없애는 대신, 위 아래로 간접조명 처리했습니다. 벽체마감도 좋고요, 카핏의 디자인이나 색상도 산뜻하네요.

 

012


문마다 설치된 가죽소재의 신문걸이는 꽤 독특합니다바닥에 깔린 신문을 줍기가 좀 그렇긴 하지요? 이런 요소가 고객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습니까만, 그 자체가 가진 기능성보다 디자인, 그리고 고객을 배려한다는 시그널로써의 역할이 훨씬 큽니다. 이런 숨은 배려는 호텔의 곳곳에 의도적으로 배치됩니다.

 

벽체 위의 벤트(ventilation)는 다소 거슬립니다만 어두운 복도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3.

 

객실로 들어가 볼까요?

 

유니크 unique 합니다낮은 등급인 deluxe와 이그제큐티브 스카이뷰 (executive sky view) 두 개 형태를 구경했는데 기존의 호텔에서는 본 적이 없는 구조입니다. 객실을 거의 반씩 나눠 한쪽은 화장실과 욕실, 다른 한쪽은 침실을 구획했으며 스카이뷰의 경우 중앙부에 새면대와 화장대를 배치했네요?! 두 형태의 면적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디자인과 배치가 판이하게 다릅니다

 

디럭스의 경우, 입구 중앙부에 세면대와 화장대 등이 설치되어 있으며 안쪽으로 침대, 그리고 좌측 부분에 화장실과 샤워부스독립형 욕조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스카이뷰의 경우는 입구 쪽에 화장실과 욕실, 안쪽에 침대가 있는 구조입니다.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큰 객실을 가진 일부 호텔 보다는 약간 좁아 보이긴 하지만 디자인요소 및 공간의 효율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듯 보이는군요 


 

deluxe room/좌우로 나눠 객실의 좌측부는 욕실과 화장실, 화장대 그리고 오른편에는 침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사진을 누르시면 확대됩니다.


 

executive sky view/좌우가 아니라 안쪽과 바깥쪽으로 객실을 구획했네요?!

입구쪽에 욕실과 화장실, 화장대 그리고 안쪽으로 침대입니다.

 


샤워부스와 욕조는 분리되었으며 당연히 레인샤워가 설치되어 있습니다욕실과 화장실로 배려한 면적이 아주 넓으며 디자인이나 어메너티 amenities 등의 소품에도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군요.

 

왜 다른 공간을 희생하면서까지 이런 부분을 아주 넓게 배치했을까요여성고객의 섬세한 욕구를 특히 배려했는데 부티크 호텔의 한 특성이라고 말해도 될까요?! 여성 고객들은 이런 공간에서 머무는 시간이 적지 않으며따라서 이런 공간적 배려와 기능 그리고 관련 소품을 아주 중시합니다. 저는 남자 사람이라 잘.....


 

room show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인지하지 못했는데 카페의 회원분께서 언급하셨더군요. 비데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도 아낌없는 투자를 한 마당에 비데 하나에 들어갈 푼돈이 아깝진 않았겠지요?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 듯 합니다만 추후 기회가 되면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4.

 

여성고객에게 어필하는 요소는 여러 곳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드라이어와 함께, 고대기(magic perm?)가 방마다 비치되어 있고요, 독립형 욕조와 독특한 수전도 아주 예쁘군요. 욕조 앞에 달린 디스플레이도 좋아 보이는데, 화장대에도 달려 있습니다.

 

아래 사진의 서랍장도 기존의 호텔에선 흔히 볼 수 있는 가구가 아닙니다꽤 미려해 보이는데 역시 여성고객을 위한 배려~



012345678

 


요즘 고객분들은 어메너티에도 꽤 민감하시더군요. JW 레벨의 스탠다드 어메너티(room amenities)는 아로마 테러피 aroma therapy 입니다만이곳은 천연화장품 프랑스 록시땅 loccitane 브랜드를 채용했습니다

 

참고로, 이와 같은 객실 어메너티는 호텔의 객실 상품을 구성하는 아주 작은 아이템에 불과하지만 의미하는 바는 간단치 않습니다브랜드의 등급을 넌즈시 상징하거든요. 이런 경향은 최근에 더욱 확산되고 있는 듯 합니다


이에 반면, 샤워부스도 그렇고, 독립형 욕조도 그렇습니다만 인건비를 증가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룸메이드 room maid가 하루에 청소하는 객실 수는 정해져 있는데 이런 디자인 요소는 더 많은 노동력을 요구하게 되겠지요.

 

 

5.

 

길어집니다만, 눈에 띄는 다른 아이템들도 좀 볼까요?


 

01234



 서랍형 미니바군요?! 공간을 절약할 수 있는 이런 형태의 safe는 최근 경향인 듯도 합니다만 냉장고는 처음입니다. 이 또한 고객을 배려한 형태인데, 허리를 숙이지 않고 수납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네스프레소 머신은 새로 들어서는 특급호텔에서는 대부분 채용하고 있으며 기존의 호텔들도 점차 장비하고 있습니다서랍에 캡슐이 있고요, 안주류나 스낵을 수납한 상자형 케이스도 아주 앙증맞군요마치 보물상자 같아 보입니다.

 

벽체의 글래스 수납장도 독특하고가운에 대한 자랑도 대단했습니다만 내외부 재질이 다른데 안감을 특히 배려했군요색감도 자연 친화적입니다.


 

 


자랑해 마지 않았던 스카이뷰...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 이런 객실에 투숙하면 정말 운치있겠지요? 하지만 저 같은 중년남성에겐 그야말로 '그림의 떡', 저런 게 있어 봐야 별무소용일 정도로 감성조차 나이 들었나 보군요.

 

여기가 9, 뷰가 나름 괜찮습니다. 높은 층에서 멀리 내다보는 경관도 매력적이지만 동대문 스퀘어 처럼 낮은 곳에서 보는 풍광도 나쁘지 않네요?! 3층에서 여유롭게 내려다보는 바쁜 거리의 모습도 꽤나 괜찮아 보였습니다

 

 

6.

 

얘기를 나눠 보지는 않았지만, 동대문 메리어트가 고객에게 소구하는 또다른 요소는 환경인 듯 합니다친환경 인증 LEED 골드를 취득했고요벽지, 페인트와 마감재 등을 진환경 제품으로 구성했다고 하는데 새 집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냄새는 맡을 수 없습니다아울러, 호텔 전반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했다고 하는데 고객이 쉽사리 인지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이에 대한 호텔 측의 관심과 노력은 곳곳에서 은연 중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공기청정설비도 그렇지만자연주의 어메너티 록시땅은 물론이요, 위의 가운에서도 느낄 수 있고요객실 바닥도 먼지 날리는 카핏이 아니라 모두 wooden flooring으로 처리를 했군요.

 

환경에 대한 고객 관심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객실에서 나는 사소한 냄새, 소음도 그렇지만 침구의 감촉이라던지, 베개의 쿠션상태에도 꽤 민감하게 반응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더군요저야 워낙 시골 출신이라 이불 하나 없는 맨바닥에서도 거뜬히 하룻밤 보냅니다만 여행을 자주 다니는 고객들의 경우는 취침환경에 대한 관심이 남다릅니다. bug free 서비스를 역부러 찾는 고객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요.

 

다른 호텔에서도 이런 부분에 신경을 쓰는 추세이긴 하지만, 동대문 스퀘어처럼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관련 서비스에 비중을 두는 곳은 아직 없었던 듯 한데, 이런 요소도 well-being을 추구하는 부티크호텔의 한 단면에 해당하는 것일까요?

 


7.

 

귀빈층 라운지(EFL) 는 사진만 보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01234

 


드나들 수 있는 테라스가 외부에 있고요, 라운지의 규모도 결코 작지 않습니다음식이 준비되고 있었는데 전반적인 퀄러티는 꽤 괜찮아 보였고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냉장 아이템들도 고급스러웠습니다


운지 취식/휴식 공간과는 의도적으로 이격한 듯한 미팅시설도 아주 좋더군요아래층의 연회실에서도 느꼈습니다만 마치 잘 꾸며진 사무실이나 도서관 같아 보입니다.

 

직전 포스팅에서 유니폼에 관련한 운을 띈 적이 있었습니다만, 이곳의 여직원이 착용한 하얀색 유니폼은 그렇게 나빠 보이진 않았습니다만 품격을 갗춘 여러 시설과는 어울려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승무원의 것이나 간호원의 제복처럼 느껴지더군요.





8.

 

호텔은 작지만 화려하고, 세심한 배려는 곳곳에서 뭍어 나옵니다서두에서 언급했습니다만, 부티크호텔을 표방했지만 사회지리적 특성에 기반해 자생적으로 태어나 자리 잡았던 전통적 부티크호텔의 수준을 기대하시면 곤란합니다우리나라 호텔들은 그럴만한 시장 환경을 아직 갗추지 못한 듯 해요.

 

위에서 언급한 대로 대형 체인이 보유한, 하지만 기존의 브랜드에서는 제공하지 않았던 화려함을 덧입힌 슈퍼울트라 럭셔리 레벨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요?!

 

생각컨대, 애초부터 부티크호텔을 기획해 이 호텔을 지은게 아니라, 입지나 건축환경 및 제반 여건이 고려되어 부티크호텔 형태가 가장 적합한 대안으로 결정되지 않았을까 넘겨 짚어 봅니다십중팔구 그랬겠지요...



 


하지만, 동대문 스퀘어가 시도하는 것처럼 환경요소를 계속 발전시키면서, 동대문 일대의 지역적 특성, 예를 들어 '패션'에 관계된 이벤트를 추가 한다거나 (실제로도 그렇게 노력하고 있는 듯 합니다),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경험들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마케팅 노력을 경주한다면 더 좋은 호텔로 거듭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실상, 이는 부티크호텔 뿐만이 아니라 고객을 유인해야 제대로 살아 남을 수 있는 모든 호텔의 고민이기도 해요말은 참 쉽지요?!ㅎ 저 보고 해 보라고 한들 당장 뾰족한 수가 있을 리 없습니다.



 

 

객실 가격은 JW메리어트서울에 비해 4만원에서 6만원 정도 의도적으로 높게 책정했다고 하더군요개인적으로, 추가로 지불할 충분한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참고글: 'Chains a threat to boutique', hoteliers say




보수적인 JW메리어트 명찰을 달았지만스스로 부티크 호텔이라 칭했던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부티크인지 그렇지 않은지 규정하긴 쉽지 않습니다만JW메리어트 DDS의 객실은 정말 유니크합니다.지난 번 개괄에서 이어지는 객실부문입니다.http://lee2062x.tistory.com/216#.VVhodfntnXQ

Posted by 늙은 호텔리어 몽돌의 호텔이야기 on 2015년 5월 16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