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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에이퍼스트호텔 명동 a First Hotel Myeogdong


에이퍼스트 호텔 명동 

a First Hotel Myeongdong  



스타일로프트가 처음 시도하는 운영 프로젝트입니다. 저도 잘 몰랐습니다만 스타일로프트는 호텔 개발 및 운영 자문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호텔 전문 토종 컨설팅 회사였더군요. 


신축한 건물이 아니고요, 60년 된 삼덕빌딩 (소유주 삼희실업)을 호텔로 리모델링했습니다. 직원들에게 여쭈니 잘 모르고 있던데 어쩌면 당연합니다. 스타일로프트는 아마도 마스터리스 형태로 해당 빌딩을 임차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에이퍼스트호텔 명동



에이퍼스트호텔 명동은 다소 작은 규모의 호텔입니다만 이만한 덩치에선 보기 드문 부대 시설들을 갖추고 있어요. 그 배경에 대해선 본문 하단에서 읊어보도록 합니다.


  • 5가지 베드 타입의 인벤토리 140개

  • 올데이다이닝 레스토랑, 루프탑 바, 일식당 등 3개 F&B outlet

  • 라운지와 피트니스, 회의실 그리고 코인 세탁실



에이퍼스트호텔 명동/네이버 지도



입지에 대해선 왈가왈부, 말들이 많던데, 제게도 꽤 흥미롭습니다. 서울의 핫스팟 명동 중심부에선 다소 이격된 곳이지만 도보 7분 거리에 불과하고요, 광화문과 경복궁 방향으로도 도보 5~10분 거리입니다. 


에이퍼스트호텔 입지


위 지도의 푸른색 박스 표기는 모두 호텔입니다. 명동 밸트에는 깨알같이 분포하고 있지만 에이퍼스트 호텔이 입지한 을지로 다동 (무교동)은 좀 소외되어 있지요? 명동에선 다소 벗어나 있지만 그렇다고 외진 입지라 폄훼할 수 있는 곳도 아닙니다. 명동 일대의 골목을 넘치게 오가는 외국 관광객들은 그 활동 반경을 명동 외각으로 조금씩 넓혀가고 있고요, 이곳 골목 안으로도 유입되고 있다더군요.





아무튼 명동이 아님에도 호텔의 이름에 굳이 '명동 Myeongdong'이란 태그를 붙인 이유는 뭘까요? 명동도 '에이퍼스트의 나와바리다' 라는 경영층의 의지일까요? 아니면 고객에게 '명동의 호텔'을 어필하려는 마케팅 발상 때문이었을까요? 



에이퍼스트호텔 명동



도로변 번듯한 고층 빌딩들을 끼고 들어오면 낙후된 속살이 금새 드러납니다. 지저분해 보일 수 있는 이 뒷골목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겐 부정적으로만 인식될까요? 


제 눈엔 그렇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수선해 보이는 간판이며 노포들을 감춘 흔한 우리의 골목은 오히려 달리 어필할 수도 있어요. 한 걸음 밖 현대적이고 매끈히 빠진 마천루의 모습이 꽤 대비되는데, 이 불협화음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곧 매력일 수 있습니다.



에이퍼스트호텔 명동 리셉션



로비와 리셉션은 화려하지 않고 차분합니다. 과한 기교를 부리지도 않았는데, 그때문일까요? 고상하고 휘황찬란한 것만 봐 온 제 눈엔 다소 가벼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오른편엔 꽤 넓은 공간을 할애해 고객들이 잠시 쉴 수 있는 곳을 마련했더군요. 



에이퍼스트호텔 레스토랑 2 Thirsty Taproom



2층의 올데이다이닝 allday dining 레스토랑 '2 Thirsty Taproom' 입니다. 마감이며 집기, 분위기를 살펴보니 꽤 공을 들였군요. 무겁지 않고요, 케쥬얼합니다. 가격을 확인해 보지 않았습니다만 이 정도 스케일의 호텔이 오피스타운의 샐러리맨들을 타깃하려면 비싸지 않아야 하겠죠? 


에이퍼스트호텔 레스토랑


객실 고객의 조식도 이곳 2 Thirsty Taproom에서 제공됩니다. 





이날 리셉션 때문에 테이블과 의자를 치워 두었더군요. 평소 오퍼레이션의 레이아웃은 위와 다릅니다. 



에이퍼스트호텔 2 Thirsty Taproom



그나저나 네이밍이 재밌지요? '목마른 자여! 부어라 마셔라~' 뭐 이런 의미? 에이퍼스트 호텔 곳곳의 이름들이 꽤 재미있더군요. 


텝 Tap은 원래 수도꼭지를 말합니다. 생맥주를 따르는 도출구가 비슷한 모양새라 생맥주를 의미하기도 해요. 위 이미지에 양면의 20개 꼭지들이 보이지요? 10가지 다양한 생맥주를 판매한다고 합니다.


옥상의 루프탑 바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더군요. 12월 오픈 예정이라는데 여느 곳과는 달리 개방형과 더불어 폐쇄형 구조도 함께 갖추고 있다고 해요. 아마 강남의 탑! 루프탑바 호텔 카푸치노의 것과 비슷한 형태로 보입니다. 이곳의 이름도 아주 재밌죠? ‘My Boss is Watching’.....


에이퍼스트호텔 부대시설


에이퍼스트호텔 라운지 Birch



2층 2 Thirsty Taproom의 길목에 위치한 라운지인데요, 호텔의 덩치에 비하면 아주 넓은 편이고, 허술해 보이지도 않아요. 딱딱하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입니다.



에이퍼스트호텔 피트니스 스튜디오



크진 않지만 말끔하게 갖춰진 Gym, 피트니스 스튜디오



에이퍼스트호텔 미팅룸 Plan B



플랜비 Plan B,,,, 미팅룸인데, 역시 이름이 재미있지요? 1개 실 갖추고 있지만 역시 이 정도 규모의 호텔은 갖추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객실도 간단히 볼까요?


에이퍼스토호텔 객실




아래는 에이퍼스트호텔의 주력, 트윈룸입니다. 70실 정도 갖추고 있다더군요. 사이즈는 7평 남짓인 듯 했는데 좁아 보이지 않습니다.



에이퍼스트호텔 라운지 Birch



욕실과 화장실도 좁지 않습니다. 베드 타입에 따라 욕조가 설치된 형태도 있고 샤워 부쓰가 설치된 곳도 있군요. 욕실 용품 아로마테러피는 특급 호텔에서 더러 채용하고 있는 제품이죠? 



아래는 28개 갖춘 더블룸입니다.



에이퍼스트호텔 더블룸


객실 내부에 작지 않은 기둥이 있군요? 60년 된 오피스용 건물의 흔적입니다. 시야를 다소 가리고요, 객실을 원래 면적보다 좁게 보이게 합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과거의 흔적을 적절히 절충해 침대와 데스크를 배치했어요. 



에이퍼스트호텔 트리플룸


트리플룸인데, 좀 생소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중국인 또는 일본인 관광객들의 수요가 적지 않습니다. 3년 전 나인트리에서 처음 봤습니다만 당시 제게도 꽤 생경했었어요. 요즘엔 대부분 이런 형의 객실을 적지 않게 갖춥니다. 관광객을 타깃하는 호텔은 반드시 갖춰야 하는 스펙이에요.



에이퍼스트호텔 페밀리룸


7개 갖춘 페밀리룸 


배치가 재미있는데, 싱글 베드 2개와 기둥 안쪽, 창측으로 벙커베드 (2층 침대)를 뒀군요? 이비스버젯의 벙커베드와는 달리 목조 난간이 다소 높습니다. 모두 4인이 투숙할 수 있는데, 아주 독특하지요? 가족 단위 관광객을 타깃합니다.





객실의 베드 타입을 보면 해당 호텔의 정체성을 어림짐작할 수 있어요. 트윈이나 페밀리룸 비중이 크면 상용고객이 아니라 관광객을 주로 타깃한다는 의미입니다. 에이퍼스트 명동은 오피스 빌딩에 둘러 쌓여 있지만 출장자, 비즈니스 고객보다는 관광객을 주된 먹거리로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이에요.





아래는 1층의 일식당 순사이 모즈(旬彩 百舌). 


호텔 직영이 아니라 임대한 곳인데 신사동 본점에 이은 2호점이라는군요? 꽤 유명하다는데 허접 호텔리어 늙은몽돌에게 익숙한 분야가 못됩니다. 여하튼 알찬 호텔 어메너티 하나를 임대 형태로 추가했군요.



에이퍼스트호텔 일식당 순사이모즈 



진인철 총지배인님 말씀으로는 이곳도 고객 조식이 가능케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더군요? 단조로운 American Breakfast에 매력적인 구색을 추가할 요량입니다. 


처럼 임대한 곳에서의 조식은 나인트리 명동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동일 빌딩에 입점한 리테일 중 이태리 식당 보나베띠에서 고객 조식을 제공하고 식대를 정산하는 식입니다. 단가는 다소 비싸질 수 있지만 호텔의 스페이스를 희생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으며, F&B Outlet을 아예 두지 않음으로써 인건비 부담도 덜 수 있어요. 하지만 호텔에 레스토랑을 두지 않는 건 꽤 과격한 시도이지요?





주차장은 그다지 넓지 않지만 신축이 아니므로 지하가 아니라 지상에 위치하고 있고요, 아마 10여 대 수용하는 듯 했습니다. 특별법의 흔적인 듯 보였고요, 로컬이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하고 있다는 또다른 증거로 볼 수도 있습니다.






에이퍼스트호텔 명동의 부대시설은 유독 눈에 띕니다. 


최근 3, 4년 사이 우후죽순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왔던 소위 '비즈니스호텔'들... 이들은 기성 특급 호텔과 뚜렷한 차별화를 시도하는데, 매출에 도움되지 않는 부대시설들은 축소하거나 없앴고요, F&B Outlet 역시 반드시 필요한 것 하나만 설치합니다. 라운드리도 없애는 대신 코인머신을 설치하고 자판기를 호텔로 들입니다. 어줍잖은 명분을 과감히 포기하고 실리를 추구하며 수익성에 포커스를 집중하죠.


에이퍼스트 부대시설이 가지는 의미


하지만 시행착오는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어요. 고객 감동은 오로지 '저렴한 가격'에 의한 것, cost-oriented 될수록 고객 편의는 뒷전으로 내몰리기 마련입니다. 객실 인벤토리가 많아도 미팅 시설이 없거나 부족한 곳도 있고요, 고객들이 잡담하거나 잠시 쉴 수 있는 라운지가 변변치 않은 곳도 많았었죠.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만' 피트니스를 갖춘 곳도 더러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시장에선 이 과격한 시도 혹은 조급한 변화가 함께 만들어 낸 부작용에 대한 반성이 있어 왔고, 그 반성의 결과물들이 새로운 호텔들에 하나둘 적용되고 있는 듯 했어요.



호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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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퍼스트 호텔 명동의 부대시설이 만만찮은 면모를 보이는 이유도 아마 이런 배경 때문이 아닐까요? 그럴 수 밖에 없는 또다른 이유도 있어요. 호텔 운영 컨설팅을 해 왔던 이훈 대표의 영향력 뿐만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참여한 진인철 총지배인께서는 원래 나인트리 명동의 총지배인으로 계셨던 분입니다. 


나인트리는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세컨드 브랜드로, 이비스명동 이후 본격적으로 시도된 비즈니스호텔 중의 한 곳입니다. 개발과 운영 과정에서 노하우가 쌓였겠지요. 그 경험과 반성의 산물이 이 에이퍼스트 호텔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