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뵙네요.
총지배인님은 제 사수였고, 제겐 형과 다름없는 분입니다.
한창 땐 대우의 해외 호텔 사업에도 같이 몸담았었는데, 벌써 20여 년 전의 일이로군요. 이후 비교적 평탄한 범생이 직장 생활을 해 왔던 저와는 달리, 형은 그 바람에 꽤 고생을 하셨더랬죠.
만나면 항상 그 힘들었던 시절 떠오르지만 그마저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았군요. 지금 여유 넘치는 모습 너무 좋은데, 그 간단치 않았던 시절의 보상인 듯 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비스앰배서더 명동 Ibis Ambassador Myeongdong
그나저나 라따블 La Table은 아주 많이 바뀌었더군요. 1년 쯤 되었을까요? 제게 틈틈히 도움을 주셨던 아리따운 호텔리어 최*님을 이곳 라따블에서 만났더랬죠.
관련글: 호텔이 먹고 사는 법, 이비스앰배서더 명동 (링크)
이비스앰배서더 명동 라따블
당시 말씀드리진 않았지만 좀 방치된 듯한 느낌이었어요. 음식의 구색도 좀 허술해 보였을 뿐더러, 맛도 제 성에 차지 않았더랬습니다.
1년 만에 다시 온 라따블은 꽤 바뀌었군요? 맛도 훌륭하고요, 종류도 더 다양해 졌으며 알찹니다.
변화의 이유가 궁금해 '주방장이 바뀌었냐?' 여쭈었더니 아니라네요?
이비스앰배서더 명동 라따블
원래 사람이 바뀌면 많은 게 바뀌는 법이긴 합니다.
말씀을 듣자니 대부분의 결정을 주방장에게 일임했다더군요. 맡겨 놓으니 스스로들 알아서 잘 한다고....
간단히 들어 넘길 말이 아니었어요. 권한을 위임한다는 것, 따시고 보면 그 권한을 수임할 대상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위임하는 이가 스스로에 대해 갖는 자신감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닌가 싶어요.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 충만할 때야 제대로 된 권한 위임도 가능합니다.
이비스 명동 라따블 쇠고기구이와 홍합꼬제/뷔페 가격 37,000원
십만원을 호가하는 서울 5성 호텔 뷔페 식당의 구색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만 꼭 있어야 할 건 있고요, 저마다 맛도 훌륭합니다.
이비스앰배서더 명동 Ibis Ambassador Myeongdong
올 때마다 느낍니다만 번화한 명동과 도로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이 시티 뷰는 참 예쁘네요. 여행 온 외국인이 이런 이국의 도심뷰를 내려다 보면 미묘한 감상에 젖어들게 됩니다.
이비스 명동 레스토랑 라따블
입구엔 3인조 재즈 밴드가 라이브로 연주를 하고 있군요?
전 재즈를 알고 즐길 정도의 수준이 못되니 좀 맹숭맹숭했습니다만 세련된 명동 셀러리맨들에겐 꽤 어필하는 모양이죠? 옛날에 비해 분위기도 한결 좋아졌습니다.
참고로, 이비스앰배서더 명동은 우리나라 비즈니스 호텔의 새 장을 연 곳입니다. 2012년 우리나라 호텔 산업이 최전성기를 구가할 당시, 3성급임에도 불구하고 ADR이 20만원을 오르내렸고요, Occ 역시 90% 중단에서 놀고 있었죠.
이비스 앰배서더 명동
하지만 그 화려했던 '리즈시절'은 길지 않았어요. 이 체급의 가능성이 확인된 후 명동 일대에만 수 십 개 호텔들이 그야말로 우후죽순, 새로이 들어섰습니다. 최근 2, 3년 사이 우리나라 전역에 들어선 호텔들은 대부분 F&B outlet 한 두 개를 둔, 미드스케일에서 업스케일에 걸친 이 타입이죠.
호텔이 먹고 사는 법 (하) 그리고, 이비스앰배서더 명동
그렇다고 명동 이비스가 속절없이 나락으로 떨어져 내린 건 아니에요. 지금도 80% 중후반 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늘어난 공급으로 인해 ADR이 크게 훼손되긴 했지만 여전히 명동 일대에서 Top의 위상을 고단히 유지하고 있어요.
방문 소식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더니 많은 댓글과 '좋아요'가 달렸더군요.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었는데, 부럽기도 하고 샘나기도 하고요....ㅋ
앞으로도 건승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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