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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파크하얏트 서울 레스토랑 더라운지, 럭셔리 호텔 레스토랑이 보이는 경향

파크하얏트 서울 더라운지 

Park Hyatt Seoul The Lounge


지난 4월 3일 리뉴얼을 마치고 다시 오픈했습니다. 재개장 초기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오르내리는 평들은 언론에 배포된 기사의 것들과는 다소 뉘앙스가 다르더군요. 그래서 오히려 더 궁금해졌는데 마침 반가운 초대가 있었습니다. 


최근 지인 몇 분과 다녀왔고요, 기억에 남는 부분을 먼저 코맨트하고 메뉴 등은 포스트를 분리해 따로 소개해 드리도록 하죠.


이미지: 파크하얏트 서울


파크하얏트 서울은 24층에 프론트와 로비를 배치했고 바로 옆에 올데이다이닝 더라운지 The Lounge를 뒀습니다.


호텔의 최고층에 로비를 둔 이유는 최근에 주로 개관한 복합 빌딩 호텔의 것과 다소 달라 보이더군요. 건물 구조도 영향을 미쳤을 법하고 완충지없이 대로변에 바로 인접한 입지 특성도 작용한 듯 했는데 여기서 자세히 언급하기엔 적절치 않아 보이죠? 혹 궁금하신 분들은 이전 포스팅 '알로프트 명동' [링크]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여하튼 강남 요지를 조망할 수 있는 뷰는 정말 아름답군요. 멀리 롯데타워도 보입니다.


 파크하얏트 서울 수영장


더라운지를 가로질러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수영장이 있고, 끝에 피트니스를 배치했는데 수영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와중에도 그 아름다운 뷰를 한 눈에 만끽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렇지만 제겐 영업장들의 배치가 오히려 흥미롭게 느껴지더군요. 건물의 구조는 따지고보면 좁다란 지그재그형이에요. 그 틀에 순응해 프론트와 더라운지 그리고 수영장과 피트니스를 자연스럽게 구분해 넣은 형태입니다.





엘리베이터와 마주한 프론트는 바닥과 벽체의 소재 탓인지 다소 차갑고 딱딱하게 느껴집니다. 이처럼 프론트가 정면으로 입구를 마주하는 경우는 좀 예외적으로 보여요. 뒷편의 석판 파티션에 대해선 말들이 좀 있더군요. 통유리창을 막는 형태라 개방감을 훼손할 수도 있지만 안정감을 주고 고객의 시선이 산만해지는 걸 막습니다. 혹 필요에 따라 옮길 수 있는지 모르겠군요.


파크하얏트 서울 프론트


더라운지의 내부는 넓지 않지만 편안하며 우아합니다.


파크하얏트 서울 더라운지 내부


전에 비해 인테리어와 가구 집기는 모두 바뀌었지만 기둥과 스테이션은 그대로 남겼군요. 훨씬 밝고 세련된 느낌입니다. 더라운지 내부의 파티션에 대한 코맨트도 본 적이 있어요. 따뜻하고 아름다운 조명이 두드러져 보이는 저녁엔 전혀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낮엔 넓지 않은 공간을 완고하게 막아 좀 답답해 보일 수도 있을까요? 


파티션은 화강암 질감을 표현해 낸 것인가 했더니 이후 기사를 보니 한국 고유의 패브릭을 형상화한 것이었더군요. 비슷한 데코를 지하의 더팀버하우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긴 원목 테이블과 의자도 꽤 고급스럽고 기둥과 스테이션 등 화강암 데코와의 조화도 훌륭해 보입니다.


모던 한식을 추구한다는 레스토랑의 컨셉에 맞게 더라운지 곳곳에서 그 상징들을 발견할 수 있어요. 인테리어 디자인은 슈퍼 포테이토에 의한 것이라던데 막눈 늙은 몽돌에게도 익숙한 이름일 정도면 꽤 유명한 일본계 디자인 회사입니다. 인천 그랜드하얏트의 레스토랑 8을 디자인했던 회사로 알고 있었는데 제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군요.


파크하얏트 서울 더라운지


원래 호텔의 '라운지'라는 F&B Outlet은 레스토랑으로 분류하기 좀 애매합니다. 말 그대로 사람이나 혹은 뭔가를 기다리며 편히 대기하는 용도를 지닌 장소를 이름하죠. 따라서 보통 프론트 옆이나 로비 일부에 위치해 커피나 음료, 더러는 가벼운 먹거리 등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파크하얏트의 '더라운지 The Lounge' 역시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로비 라운지였겠죠. 여기에 호텔의 의도가 추가로 개입합니다.





파크하얏트 서울은 덩치가 크지 않은 중규모 호텔로, 인벤토리 185개에 F&B Outlet이라 부를 만한 시설은 banquet를 제외하곤 3개 (메인 레스토랑인 코너스톤과 Bar 팀버하우스 그리고 더라운지) 입니다. 인벤토리를 감안하면 부족한 구색이 아니지만 그 럭셔리한 스케일을 생각하면 다소 아쉬울 수 밖에 없어요. 따라서 한 영업장에 라운지, 커피숖, 올데이다이닝 등 여러가지 기능을 덧붙이게 됩니다.


더라운지의 흥미로운 기능


그 대상이 바로 '더라운지'였겠죠. 메인 레스토랑 코너스톤은 아마도 객실 고객과의 간섭 때문에 2층으로 분리해 둔 듯 보이더군요. 따라서 객실 고객의 접근이 수월치 않으니 올데이다이닝을 수용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파크하얏트 서울 더라운지


결국 파크하얏트 서울의 더라운지 The Lounge는 라운지 기능과 올데이다이닝 케쥬얼 레스토랑의 기능을 겸한다고 볼 수 있으며, 루프탑바의 기능까지 흡수했으니 '다재다능 아울렛'이라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위상입니다. 


어디나 할 것 없이 경계가 허물어지며 융복합하고 있는 요즘 세상이니 90년대 고리타분한 잣대를 들이대는 늙은 몽돌은 어쩌면 꼰대스러워 보일 수 있겠군요. 그나저나 파크하얏트 서울의 더라운지가 지향하는 컨셉은 2005년 개관 당시부터 그러했으니 꽤 선진적이었다 할까요?





메뉴 컨셉도 흥미롭습니다. 한식, 엄밀히 말하면 퓨전 한식이라 해야 할까요? 파크하얏트는 이를 '전통 한식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조리 기법을 활용한 '모던 한식'이라 칭했고, ‘강남 컴포트 퀴진 (Gangnam Comfort Cuisine)’이란 프로모션 네이밍을 창조했더군요. 엎어치나 매치나, 퓨전이나 모던이나, 여하튼 한식이지만 웬지 '컴포트'하게 다가오긴 하네요. '다재다능' 케쥬얼 다이닝답게 서양식 메뉴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메뉴 컨셉


하지만 기본적인 메뉴 정체성은 리뉴얼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 보이는군요. 그나저나 대표 럭셔리 스케일 파크하얏트 서울이 한식을 주무기로 삼은 게 흥미롭지 않나요?


파크하얏트 서울 더라운지의 메뉴


수익성을 빌미로 호텔에서 하나둘 사라져가던 한식은 최근 다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부활의 배경이 재미있군요? 미슐랭이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 보입니다. 


호텔 신라의, 한 때 애물단지 한식당 라연은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뒤 예약이 힘들 정도로 갑작스러운 호황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듣자니 애초 미슐랭 별점을 겨냥해 한식당 라연을 넣었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아울러 현지 문화와 음식 등이 주목받는 여행 패턴의 변화도 한 몫 했을 수 있습니다.


재조명받고 있는 호텔 한식당


마케팅 수단 역시 치밀해졌더군요. 비싸지만 실속없이 부담스러운 한식 코스를 탈피해 일품 위주의 방식으로 메뉴가 변모하고 있는 듯 보여요. 파크하얏트와 같은 럭셔리 스케일의 호텔 위상을 감안하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가격입니다. 일종의 착시를 노렸다 할 수도 있는데, 코스 요리를 주문하면 1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을 각오해야 하는 최고 등급의 호텔이지만 3만원 내외 단품으로도 우아한 한끼 식사를 즐길 수 있으니 꽤 유효해 보이는 전략이지요?


파크하얏트 서울 더라운지의 갈비구이


이런 전략은 포시즌스나 그랜드하얏트 등 다른 유력 호텔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호텔의 레스토랑은 이를테면 위기예요. 그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호텔들의 시도는 주로 가격으로 드러나는데 경쟁자는 호텔의 레스토랑이 아니라 유명 로드샾이기 때문입니다. 


가격을 낮췄다고 할 수 있지만 엄밀히 보면 낮은 것처럼 느껴지도록 메뉴 구색을 재구성하거나 포장하는 것이죠. 단품으로 잘라 판매하기도 하고, 가격이 낮은 미끼 메뉴를 끼워 넣기도 해요. 그렇다고 모든 메뉴의 가격을 대폭 낮출 수는 없겠죠. 가격을 낮추면 커버가 획기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한 호텔 레스토랑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없으니 한계가 뚜렷합니다.





파크하얏트의 이런 시도가 나빠 보이지 않는 게, 우리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메뉴들을 내지만 외국인도 부담스럽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점이에요. 아울러 '코리안 티하우스'란 이름을 내걸고 한국식 디저트와 프리미엄 한국 전통차를 서빙하며 나름 신선한 경험과 스토리를 선사합니다.


이미지: 파크하얏트 서울


파크하얏트 서울은 2005년 개관합니다. 오너는 현대산업개발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산업개발(주)의 계열기업, 호텔아이파크이고요 2013년 개관한 파크하얏트 부산도 동일한 소유주의 사업장입니다.



도로 건너편의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과 파르나스타워


파크하얏트 서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호텔입니다. 2, 3년전 호텔업 운영현황에 따르면 ADR은 35만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더군요. 이후 개관한 포시즌스 서울 광화문의 ADR은 아직 노출되지 않았는데 아마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이는군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호텔'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ADR을 그 기준으로 삼으면 아마도 파크하얏트 서울이나 포시즌스 서울 광화문 쯤 되겠죠.


파크하얏트는 하얏트 체인 중에서도 가장 상위 스케일의 프리미엄 브랜드인데다, 인벤토리가 작아 경쟁호텔에 비해 가격 정책을 펴기가 용이합니다. 아울러 입지 역시 핫하죠. 따라서 서울 대부분의 호텔들에게 만만치 않은 숙제를 던진 사드 영향에서 거의 자유롭습니다. 관계자 분의 말씀을 들으니 중국인 비중은 3%를 하회한다더군요. 이에 반해 인근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호텔이나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엔 아마도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의 영향이 작용하고 있겠죠. 이들의 ADR은 25만원 내외인데, 달리 말해서 시장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호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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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식사 와중에 같이 동행하셨던 분께서 기억에 남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웨스틴조선 부산의 외국인 총지배인으로부터 들었다는 말인데, 역시 인상에 남아 지금까지 기억하고 계시다고...


'호텔의 가장 중요한 인테리어는 고객이다'


맞는 말씀이지만 인테리어에 쏟을 경제적 여력이 없을 때 어쩔수 들이밀게 되는 핑계처럼 들리는 요즈음이네요. 물적 인테리어는 호텔의 경쟁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초대해주신 본부장님과 팀장님, 그리고 대리님께 감사 말씀 먼저 올리고요, 다음 포스트에서는 파크하얏트의 맛있는 음식들을 사진 위주로 소개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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