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래드도쿄 가는 버스 속에서 우연히 스쳐 본 아주 낯익은 건물....
나카긴 캡슐타워 Capsule Tower
나카긴의 캡슐타워가 이곳에 있을 줄은 미처 몰랐네요.
부랴부랴 카메라를 꺼낸 후 진행하는 버스 속 뒷쪽으로 달려가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켜켜히 쌓아 올린 2평 남짓의 성냥갑
마치 영화속 외계의 행성에서나 봤음직한 용도 폐기된 미래형 건축물
제가 이 '캡슐'을 처음 접했던 건 5년 전 쯤이었던 듯 해요. 그 전위적이고 생경한 모습을 보고는 꽤나 충격을 받았더랬죠.
일본의 건축가 키쇼 쿠로카와가 1970년 설계했다는데, 혹자는 70년대 모더니즘의 특성이 투영된 건축물이라고도 했고, 더러는 일본 메타볼리즘 Japanese Metabolism 사조의 실현이라고 일컫더군요. 1
http://www.123inspiration.com/
무지랭이 호텔리어 몽돌이 그 의미를 제대로 알리 없지만, 50년 전에 만들어진 이 전위적인 건축물이 상징하는 바는 그렇게 간단치 않아 보였습니다.
캡슐호텔의 효시이자 공항 Sleep Box, 요텔 등 수많은 아류작들을 파생한 원형이니까요. 철거 논란이 뜨거웠었다는데 그 상징 탓인지 겉으론 아직 건재해 보였고, 전 괜히 안심했어요.
일본의 축소지향형 국민성이 우리의 그것과 얼마나 다른지 모르겠지만, 우리 눈에 도무지 생소한 이 건축물은 이후 일본 도심에 틈새 시장형 숙박시설을 퍼트리며 저변을 꽤 확대했던 모양이죠?
이런 '통'에서 잠을 잡니다. 모듈식으로 연결해 붙인 이 통들이 '캡슐'인 셈이죠.
신발과 짐을 보관하는 락커는 따로 있고, 목욕탕은 공용으로, 그리고 자판기에서 음식을 구입해 취식할 수 있는 카페도 있습니다. 요즘엔 더욱 발전된 형태들이 선보이고 있긴 합니다만 호텔이라 하기엔 쫌 거시기하지요?!
일본의 유행을 십수년 뒤 고스란히 답습하는 우리나라...
하지만 도입이 번번히 무산될 정도로 이 '통' 숙박 개념이 이질적이었을까요? 한 때 캡슐방이니 캡슐텔이니 하는 아류작들이 터미널 주변에서 잠시 보이긴 했다던데 세간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죠.
놀랍게도, 이런 성냥갑에 전혀 익숙치 않을 것으로 보였던 서양이 우리에 앞서 그 상업적 가치를 재발견했더군요.
이미 요텔 Yotel이라는 영국 베이스의 젊은 호텔 체인은 꽤 여러 곳에 파생형 캡슐호텔을 운영하고 있고요, 러시아가 캡슐호텔의 또다른 파생형인 슬립박스 Sleep Box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http://www.designboom.com
최근엔 외국 공항 여러 곳에도 차즘 도입을 하고 있더군요.
위 이미지는 러시아 모스코바 공항의 슬립박스이고,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과 나리타공항,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도 설치했다고 합니다.
아래는 네덜란드 암스텔담의 시티허브 City Hub
http://retaildesignblog.net
공항에 주로 이런 캡슐형 숙박시설이 도입되는 이유는 '환승 stop-over' 때문이에요.
해외여행 하시는 분들께서는 익히 경험하셨겠지만 환승 때문에 외국공항 대합실에서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할 경우가 허다하잖아요?! 대합실에서 쉬는 것도 한 두 시간, 밖으로 나가 잠을 자자니 시간도 애매할 뿐더러 비용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죠.
몇 개 더 볼까요?
http://thepod.sg/tour.php
말레이지아 티호텔 T-Hotel 그룹의 타임 켑슐
http://thepod.sg/tour.php
싱가폴의 부띠크 캡슐 호스텔, 더파드 The Pod
여러곳에 소개되면서 꽤 이름을 떨쳤더랬습니다.
http://www.anshin-oyado.jp/
그리고 일본 안신 오야도 Anshin Oyado의 럭셔리 캡슐 호텔
환승이 빈번한 국제공항에 이 캡슐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현상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우리나라의 경우는 다소 늦었다랄까요?
Incheon Int'l Airport Capsule Hotel Darakhyu
인천공항에 작년 설치해 운영중인 SK 네트웍스의 다락휴입니다.
워커힐호텔이 공간을 임차해 직접 운영합니다. 고객 반응은 매우 뜨거운 모양이더군요. 올해 초 일본 여행길에 전화를 걸어 룸쇼를 부탁했었는데, 거의 만실이라 입국하면서 간신히 구경할 수 있었어요.
Incheon Int'l Airport Capsule Hotel Darakhyu
리셉션과 캡슐박스 등이 외부에 고스란히 노출된 형태라 다소 불안정하다 느낄 수도 있습니다만 객실 내부로 들어가면 호텔과 다름없어요. 샤워 부스가 설치된 객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스탠다드형의 경우 공용샤워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천공항 캡슐호텔 다락휴
모두 4개 타입이 있는데, 가격도 애초 예상보다 저렴한 편이더군요. 꽤 편리해 보입니다.
최근 인천공항 제 2청사에 더욱 발전된 형태의 2호점을 열었고, 여수세계박람회장에 3호점을 올해 8월 개관 예정이라더군요.
하지만 이 캡슐 호텔들은 무시못할 단점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안전 문제에 다소 취약하고요, 구조상 소음 문제도 지니고 있어요. 아울러, 캡슐이 설치된 공간은 비교적 개방적이므로 여성과 남성 전용으로 따로 구분해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개방적인 게스트하우스들 그리고 역전 입지의 숙박시설 대안으로는 고려해 봄직 하지요? 조만간 서울 시내 도심에서도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좀 늦긴 했습니다만 바쁘신 와중에 룸쇼를 준비해주신 박완수 지배인님, 그리고 인천공항 환승호텔 근무자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 포스트는 올해 초의 인천공항 다락휴 리뷰와 2년 전의 캡슐호텔 포스팅을 합해 재구성했습니다.
참고한 글
- 일본의 건축가 KISHO KUROKAWA가 설계한 NAKAGIN CAPSULE TOWER는 주거와 OFFICE를 겸할 수 있는 건축물로 1970년대 착공하여 1972년도에 완성된 건물입니다. 1970년대에는 MODERNISM이 극에 달했던 시대였고, 그것의 특징이 바로 보이는 NAKAGIN CAPSULE TOWERS는 각각 2.3m X 3.8m X 2.1m로 된 150개의 CAPSULE이 CONCRETE CORE에 붙어 있는 구성입니다. 각 CAPSULE은 네 개의 높은 장력 볼트에 의해 두 가지 축 중 하나에 연결되어 있고 교체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 http://fazz.tistory.com/258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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