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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비나이다, 비나이다~~/호텔 세탁실(라운드리) 옅보기

 

 

 

호텔리어의 눈으로 본 호텔이야기,

호텔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편파포스팅!!!

 

  

 

고사를 지냈습니다.....

 

 

 

 

30년 동안 닦고 조이고 기름치며 사용해 왔던 놈이 마침내 그 명을 다 했고, 죽기를 기다렸다는 듯 신삥을 한 놈 냉큼 업어 온 날이거든요. 


요녀석은 테이블보 table cloth나 넵킨도 다리지만 침대보 bed sheet를 전문으로 다리는 대형 다리미(flat work ironer) 입니다. 젖은 걸 그냥 집어 넣으면 감쪽같이 반반하게 다려 내니 참 대단한 물건이지요?!

 

 

 

 

개관할 때부터 사용해 왔던 물건이니 징하기도 하네요. 직원들이 평소에도 신주단지 모시 듯 애지중지 해 왔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호텔은 원래부터도 코스트 관리로 유명했었는데, 일반적으로 방만한 운영을 하는 로컬 호텔은 말할 것도 없고 경쟁하는 인터네셔널 체인호텔들 조차도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타이트합니다. 당연히 명암이 존재하겠지요?






 

호텔에는 이렇게 세탁실이 내부에 있는 곳도 있지만 오래 전부터 outsourcing을 한 곳도 많습니다. 신규로 개관하는 호텔들은 아마도 대부분 외부의 대형 세탁업체에 맡기도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희 호텔처럼 내부에 세탁실을 갖추고 있는 경우는 요즘 흔치 않아요.

 

갑과 을이 바뀐 상황이라고 할까요?! 호텔들이 많이 생겨 외부의 대형 세탁 업체들은 때 아닌 호황을 맞았으며 관련 인력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하네요? 당연히 장단점이 있습니다. 내부에 있으면 인건비가 아무래도 많이 들지요. 하지만 세탁 서비스에 대한 타이트한 품질 관리가 가능합니다. 침대보나 테이블보 뿐만 아니라 고객의 옷도 다리고 드라이클리닝 서비스도 하는데, 손상되거나 잘못 처리되어 complaint이 발행하는 경우도 허다 하거든요.

 

 

 

 

여담입니다만, 갑과 을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경우는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여행사와 호텔이지요.


인바운드 여행 시장이 호황일 때 호텔의 여행사 담당 판촉직원은 거의 왕이나 다름 없는데, 술 사주겠다는 여행사 직원들을 피해 숨어 다니기 바쁩니다. 객실을 달라는 여행사 직원을 만나 봐야 풀어 줄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지금은 입장이 180도 바뀌었군요. 호텔의 객실은 텅텅 비어 파리 날리고 있고, 상대적으로 저가의 여행사 단체라도 꼬여와 방을 채워야 하는데 여행사의 호텔 예약담당 직원이 지금은 한창 숨어 다니고 있을랑가요?! 술레가 순식간에 바뀌는 숨박꼭질도 아닌 것이, 참....

 

어쨋거나 평소 잘 다져둔 인간관계는 이때도 여지없이 힘을 발휘합니다.







그나저나 원님 덕에 우리도 나발을 좀 불고요~


 

 

 

회사에서 공인한 대낮 술판이 벌어졌습니다.ㅋ 전 많이 바빠서 막걸리 한잔만 먹고 왔는데, 모쪼록 아무 사고 없이 또다른 30년 동안 잘 사용할 수 있길 마음 속으로 빌었습니다. 


제가 회사를 너무 사랑하나요?ㅋ  저도 젊을 땐 이러지 않았습니다. 사정 보지 않고 윗 사람과 회사 욕하기 바빴는데 나이 먹으면서 바뀌어 가는 게 하나 둘이 아니더군요... 이런 제 모습이 그렇게 나빠 보이진 않아요. 제 서툴렀던 그 젊은 날이 후회되지도 않지만~


 

바쁜 와중에, 또다시 쓰잘데기 없는 블라블라로 포스팅 하나를 날로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