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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롯데호텔 웨딩 옅보기 (소공동)/롯데호텔(호텔롯데)의 경영 현황 및 근무여건

마침내 봄날이 왔습니다.

 

무심코 스치는 바람 냄새에서도 이를 쉽사리 느낄 수 있고, 마른 가지에서 돋아 나는 꽃몽우리에서도,

그리고 본격적으로 날라오기 시작하는 청첩에서도 진하게 느낄 수 있죠. 

 

지난 금요일 저녁에는 옆지기가 前 직장 상사의 자제분 결혼식을 다녀 왔습니다. 덕분에 저는 아이들의 밥을 챙겼습니다만 집에서 계속 카톡으로 '이것 찍어 와라', '저것 찍어 와라', '사진 흔들렸다, 똑 바로 찍어라'며 메시지를 날려 댔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사진을 몇 건지지는 못했는데, 그러고 보면 블로그도 아무나 하는게 아닌 모양이긴 합니다. 사진 한장 찍는데도 온갖 정성과 테크닉이 필요하니까요... 

 

 

롯데호텔 본점이에요. 여러가지 이유로 롯데에 대해선 우호적이지 않았어요. 엄밀히 따지면, 롯데그룹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리는게 더 적절하겠지만 그룹의 여러 계열사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함께 형성한 그 기업 문화는 호텔이라고 예외를 용납하진 않습니다. 압축 성장과정에서 대부분의 국내 재벌 계열기업들은 대동소이, 스스로의 이미지에 똥칠을 해왔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롯데그룹은 돋보이는 편이었어요. 그룹의 성장 동력이 껌이나 과자 등 소비자들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비재였으니 시시콜콜한 추문들이 많긴 했으니까요.

 

 


 

 

 

롯데호텔에 대한 상세한 이력은 지난 포스팅(재벌의 아홉번째 문어발/재벌 대기업 계열호텔-)에서 업어 와 아래 숨겼습니다. 필요하신 분은 아래 단추를 클릭....ㅎ 

 

 

 

 

하지만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롯데호텔이 우리나라 호텔산업에서 갖는 상징성은 작지 않으며, 일개 호텔리어가 함부로 폄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소공동의 롯데호텔은 단일 호텔로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인데, 그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구관과 신관을 합쳐 1100여실에 이르는 그 엄청난 객실을 잘 채우고 있는 듯 보입니다.

 

제가 호텔업계에 발을 들여 놓은 90년대만 하더라도 일본단체 관광객은 일종의 천덕꾸러기였으며 이들이 주로 찾는 롯데호텔은 그저 그렇고 그런, 덩치만 큰 호텔이었지요. 객실료도 저렴했을 뿐더러 서양으로부터 사업차 들어오는 외국인이 주고객인 특 1급 호텔에서 일본 관광객이 주는 이미지도 그다지 좋지 않았거든요. 

 

격세지감,,,, 하지만 세상이 바뀔지는 꿈에도 몰랐군요. 

 

십수년이 지난 지금, 그 천대 받던 일본 단체는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듯 VIP로 급부상했지만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명동 길바닥에선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나마도 이들이 입국하면 최고로 선호하는 롯데에 투숙합니다. 옛날에 듣기론, 국내에 투숙하는 일본 단체의 로망은 하얏트와 신라였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에 바뀐 듯 하더군요. 롯데가 그 동안 여러 추문을 무릅쓰고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 그 지난한 노력에 늙은 호텔리어 몽돌이 경의를 표합니다. 

 

직원의 급여나 복리후생조건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경쟁호텔에 비해 우월하다는 얘기를 듣지는 못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잡음과 사측과 근로자간의 분쟁 등이 주류언론의 입방아에 간간히 오르내렸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군요. 그러나 이전 글에서도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만, 그룹의 공채사원의 경우는 달리 볼 면들이 많습니다.

 

관련글: 호텔리어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호텔 채용 방법  

  

말머리가 엄청 길어졌느데, 롯데호텔 웨딩 한번 들어가 볼까요?  

 

 

 

 

 

옆지기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포스팅에 사용할 만한 걸 많이 건지지 못한데다, 식장과 서비스를 직접 보지 못했으니 가타부타 말할 처지가 아닙니다. 아쉬우나마 간단히 보고 지나가죠.

 


300명 정도 수용하는 3층의 사파이어홀입니다.


연회장, 데코와 각종 집기들은 전반적으로 화이트 톤인데 다소 밝은 조명으로 인해 어두운 색의 카핏이 어색하게 드러났네요. 


천장이 다소 낮아 비교적 대형 연회장인데도 여유로워 보이진 않군요. 따라서 버진로드도 많이 낮습니다. 높으면 신랑신부가 더욱 돋보여요. 

 

 

꽃장식도 하얀색 계열로 꾸몇죠?


라운드 테이블 위에 차이나가 가득한데, 원래 웨딩 메뉴의 특성이기도 합니다. 이날은 한식 메뉴가 나왔는데, 비교적 흔치 않아요. 메이필드 호텔에는 한식 웨딩메뉴로 프로모션을 하기도 하던데 호텔내에 한식당이 있어서 그나마 가능합니다.

 

 

서양식 메뉴에 비해 한식은 여러 면에서 까탈스럽습니다. 싸지 않는 검증된 재료에, 찬을 준비하고 서빙하는데도 손이 많이 가죠. 가격을 물어 보진 못했지만, 저번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십 수 만원은 가볍게 넘길 듯 하네요.

 

관련글: 호텔웨딩 잘 하는 법 (상)/특 1급 호텔 웨딩 견적

 


옆지기께서는 먹는데 정신이 팔려 갈비찜과 신선로, 그리고 이후의 메뉴들을 놓쳤군요...ㅠㅠ

 

 

신선로가 독특한데, 맛을 봤어야 뭘 적지......ㅋ


나물 위주의 반찬이 다섯가지, 필요한 chinaware도 서양식에 비해 훨씬 많은데 저게 모두 인건비로 귀결됩니다. 위에 언급한 몇가지 내용들은 화려한 특 1급 호텔에 한식당이 사라져 간 주된 이유이기도 하겠네요.

 

 

손님이 떠난 자리, 어수선한 테이블 옆으로, 장미꽃이 한가득 피어난 화이트 톤의 chair cover가 여전히 화려하군요..

 

  

다소 부족한 사진, 포스팅의 심미적인 부분이 부실해졌네요. 혹 아쉬움을 토로하는 블친 분들이 계시다면 추후 노구를 이끌고 직접 가서 좋은 사진들을 마련해 오도록 합지요..ㅋㅋ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