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호텔에 한쿡 호텔리어만 근무하는게 아니겠지요?ㅎ
몽돌은 늙은 외국인 호텔리어 몇과 같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모두 저 보다 훨씬 늙었습니다.ㅎ
최근엔 많이 줄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특 1급 호텔에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요. 호텔에 근무하는 저 같은 신분에야 이런 현상이 자연스럽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독자분들에겐 다소 생경하려나요?
오늘은 코쟁이 외국인 호텔리어에 대한 간단히 읊어 볼까요?ㅎ
1.
국내의 외국계 체인호텔에는 고위급 늙은 외국인들이 흔했습니다.
제가 호텔에 발 들여 놓은 90년대 초반만 해도 곳곳에 외국인 호텔리어들이 근무하고 있었더랬지요. 이들의 포지션은 GM(총지배인, 부총지배인), DOSM(판촉), F&B Director(식음료부), Executive Chef(총주방장) 등 호텔 내의 요직에 망라되었습니다.
이런 환경이 안타까울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주된 고객이 외국인었던데다, 호텔 산업에 대해 우리가 잘 몰랐거든요.
우리나라 호텔 산업의 뿌리는 외국의 것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조선호텔 등 시초를 거슬러 올라가도 기껏해야 100년, 호텔이라 번듯이 부를 만한 형태들은 70년대 말부터 80년대에 대부분 들어 섰으니, 외국에 견주면야 그야말로 갖난 애 뻘... 호텔의 경영을 제대로 배우고 경험한 외국 인력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겠지요.
http://www.worldpropertychannel.com/news-assets/Hotel-market-trends.jpg
2.
따라서, 외국의 대형호텔체인과 경영위탁계약(management contract)을 체결하는게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습니다.
독립호텔로 보이는 신라의 경우도 사실은 일본 오쿠라호텔로부터 경영지원을 받아 왔었고, 롯데의 경우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만 일본 롯데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일본롯데의 외형은 한국롯데 보다 훨씬 작습니다. 하지만 롯데 월드의 경우에도 일본롯데로 부터의 기술지원이 있었던데 호텔도 비슷하리라 추정합니다).
그러고 보니, 차두리의 장인 호텔(신철호회장)로 알려졌던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도 독립호텔이군요. 비교적 마이너라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임페리얼 팰리스도 대단한 이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글이 옆길로 자꾸 새려하는데 논점을 근근히 붙잡고 있네요.ㅋ 할 말이 많은 분야이거든요..
외국계 체인호텔에 경영을 위탁하게 되면 체인의 경영시스템을 호텔에 이식하고, GM 등 핵심 포지션에 체인 소속의 인력을 파견하게 됩니다. 큰 비용을 지불하며 호텔의 경영을 통채로 외국계 체인에 맡기는 가장 중요한 이유인데, 알고 보면 모두 노하우이지요? 다 사람의 일입니다...
http://globalassetsolution.comhtml
3.
그런데 이 경향은 점차 바뀌어 오고 있습니다. 우리도 조금씩 배우며 자신감이 생겼거든요. 즉, '경영노하우'란 자산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위에서 보 듯 독자경영호텔들이 새끼들을 많이 치고 있기도 하지만,
외국체인과의 경영계약형태도 바뀌고 있습니다. 이름표를 아예 떼는 경우는 드물어도 (아코르 그룹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해 오고 있긴 합니다만 소피텔엠베서더에서 브랜드를 바꾼 장충동 소재 그랜드엠베서더호텔을 이 경우에 포함해도 무방할까요?), 경영방식을 브랜드와 체인의 서비스를 차용하는 프렌차이즈 호텔 (franchising contract) 형태로 바꾸고 있을 뿐더러,
경영위탁계약을 유지하더라도 요직에 한국인을 앉히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왠만한 호텔에서 내국인 총지배인을 보는 건 비교적 어렵지 않으며, 총주방장이나 판촉, 식음료 등의 부서에서는 대부분 내국인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저희 호텔도 90년 대에 비해 외국인 직원은 반 정도의 규모로 줄었어요.
신라나 조선, 힐튼 등 7.80년대 개관한 국내 메이저 특 1급 호텔은 일종의 사관학교라 해야 할까요? 이들 호텔에서 근무했던 호텔리어들이 성장해 다른 곳의 총지배인이나 판촉임원 등으로 부임하는 경우는 비교적 흔합니다. 이 몽돌이 알고 지내는 선후배 지인들만 해도 곳곳에서 총지배인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나이 차가 다소 나는 휴배들은 판촉담당 임원으로 쑥쑥 커 나가고 있습니다. 이들이 제가 종종 말하는 '끄나풀'들이지요...ㅋ
대형 외국체인에서는 아직도 외국인 총지배인을 선호하는 듯 합니다. 주된 고객이 외국인들이니 이들과의 소통에 수월한 면도 있을 것이고, 더군다나 내국인 고객들도 외국인 직원이라면 한 수 접는 아쉬운 국민성이 아직 남아 있는 듯도 하고요. 쉽게 말해 코쟁이 얼굴마담이 아직도 통한다는 얘기이지요.
아울러, 인터네셔날 한 경험을 갖춘 한국국적 인력이 아직 많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체인 본부의 인력풀에서 한국인 찾기란 쉽지 않은 듯 하지만 이마저도 점차 해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학을 한 두명 갔어야지....
늙은 외국인 호텔리어들은 비교적 합리적이고, 얽매일 학연, 지연이 없으니 의사결정이 투명한 편이고, 성과평가에 업무능력외 다른 요소가 개입하지 않으니 객관성이 담보된다고 할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이들은 계약직 신분입니다. 대개 2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데 아주 오랫동안 자리를 유지하는 사람도 있지만 2, 3년 만에 교체되는 경우도 더러 있어요. 한마디로, 정규직 사원보다 못한 처지일 수도 있으려나요?ㅋ 따라서 단기성과에 집착하는 경향이 없지 않으며,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한 조직문제, 인사, 교육 등의 부문에서는 다소 소홀해지는 면이 있기도 하더군요. 이런 부분은 오너가 보완해야 합니다.
Hanoi Daewoo Hotel
제가 파릇파릇한 직장 초년병일때 외국으로 파견나가 2년을 영국인 친구를 비롯해 코쟁이 외국인들과 아주 가깝게 근무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느꼈던 점 중 지금도 기억에 남는 건, 우리나라 사람들 정말 똑똑하다는 것... 어쩔 땐 지나쳐서 잔머리 대마왕, 사악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현지 사정에 밝고, 그리고 너무너무 똑똑한 한국인들이 호텔의 총지배인 뿐만 아니라 총지배인 할애비인들 못하겠습니까?!
미래 혹은 젊은 호텔리어들께도 충고 말씀 얹자면, 경리쟁이 몽돌처럼 현재에 만족하면 자신의 성장을 스스로 제한하게 됩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해요. 이 과정에서 영어는 아주 기본 중의 기본이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가능하면',
• 호텔의 경영형태와 특성
• 경영위탁계약, 수탁회사와 오너의 상관관계와 마찰에 대해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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