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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구글, 적의 적은 친구인가? Google, OTA 그리고 호텔의 삼각관계


'깨소금이닷!'???

 


눈엣가시 같았던, 하지만 내칠 수 없었던 그 애증의 OTA Online Travel Agency가 마침내 둔중한 카운터 펀치를 얻어 맞았습니다. 


어마무시한 잠재력을 소유한 공룡, 구글 google과 트립어드바이저 TripAdvisor가 OTA의 밥그릇에 주걱만한 숟가락을 걸쳤거든요....

 


OTA와 호텔 간의 1차 전쟁이 OTA의 승리로 귀결된 후 소강상태로 접어 들었던 시장은 이들의 진입으로 인해 다시금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바야흐로 2차 전쟁의 전운이 시장에 짙게 드리우고 있군요.


OTA에 대립각을 세우며 전장에 뛰어든 구글과 트립어드바이저.... 

하지만 과연 호텔은 이들과 연합 전선을 펼칠 수 있을까요? 적의 적으로 참전했으니 호텔은 이들을 내편이라 불러도 되려나요?



이미지: 구글



이 글을 쓰기 위해 엊그제 투척해 둔 떡밥이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을 더 잘 이해하시려면 아래의 직전 포스팅들을 먼저 읽으시는 게 좋을 듯 하군요. 배경 등 기초적인 내용은 여기서 다루지 않습니다.


쉽게 풀어 쓴 호텔과 OTA의 복잡미묘한 관계

호텔과 OTA 간의 밥그릇 싸움을 대변하는 것, Rate Parity



* * *



아주 새삼스러운 소식은 아닙니다. 구글의 시장 진입에 대해선 이미 알 사람들은 알고 있었으니까요. 트립어드바이저는 구글보다 빠른 움직임을 보여 왔던 터였습니다. 밥그릇에 관계된 민감한 이슈이니 OTA에 근무하는 분들은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을 테지요. 호텔의 채널 매니지먼트 distribution channel management 담당자들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듯 싶습니다. 


구글의 시장 참여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리는 듯 하더군요. 더러는 '적의 적이니 당연히 친구' 라며 넌즈시 반기고 있는 반면, 혹자는 구글이나 트립어드바이저 역시 호텔로 들어오는 예약을 중간에서 가로채 거간을 먹는 '또다른 적일 뿐' 이라며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자세히 좀 들여다 볼까요?



1.


하루 3억 5천에 이르는 방문자를 가진 당대 최고의 검색엔진 구글, 그리고 6천 만명 이상의 맴버, 월간 방문객 3억 4천 명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여행 커뮤너티인 트립어드바이저.....


구글과 트립어드바이저는 대표적인 호텔 메타서치엔진 Meta Search Engine 입니다. 호텔 예약을 위해 검색창에 지역 등의 조건 - 예를 들어 '서울 호텔' - 을 입력해 검색하면 조건에 해당하는 호텔들의 가격과 부대 정보를 화면에 보여 주지요. 호텔의 홈페이지로 통하는 링크가 표시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호텔과 계약을 맺은 대형 OTA가 올린 정보들이에요. 



구글저에서의 호텔검색 결과



이런 정보를 공짜로 화면, 그것도 눈에 아주 잘 띄는 곳에 띄워 줄리 만무하지요?! 당연히 자리값, 즉, 광고료를 받습니다. 이런 종류의 광고(클릭수에 따른 광고 CPC cost per click[각주:1] 또는 노출형 광고 Display Advertising)를 노출시켜주는 대신 OTA나 호텔로부터 막대한 금액의 광고료를 취하는데, 이 광고료가 바로 구글과 트립어드바이저를 그동안 먹여 살리 주된 수입원인 것이지요.



2.


그런데, OTA가 그동안 해 온 냥을 구글이 가만히 지켜보니 지금의 시스템만 조금 손 보면 OTA가 먹던 걸 거저 먹을 수 있을 듯 하네요?! 하루 몇 억의 방문자, 6천 만명의 회원 등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은 이미 탄탄히 구축되어 있고, 더군다나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당사자인 호텔은 OTA와 철천지원수인 듯 치열한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OTA 흉내만 제대로 낼 수 있다면 그들이 먹던 20% 내외의 객실 예약 수수료를 중간에서 가로챌 수 있을 듯 합니다. 더군다나 OTA와 척을 진 호텔을 우군으로 등에 업을 수 있으니 '식은 죽 먹기'일 수도 있겠군요?!


OTA가 광고를 집행하며 고객을 끌어 모으던 텃밭이 급기야 유력한 경쟁자로 돌변하는 순간입니다.



이미지: http://theamericangenius.com



소문만 무성했습니다만 최근에 구글이 의미있는 움직임들을 노출시켰습니다 (트립어드바이저는 작년에 이미 착수했습니다만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었더군요. 파급의 차원이 다릅니다). OTA를 경유하지 않고서도 구글에서 바로 호텔을 예약할 수 있는 Hotel AD Commission Program이란 서비스[각주:2]를 런칭했거든요. 


이와 더불어 트립어드바이저의 Instant Booking과 유사한 프로그램인 Google Instant Booking ('Book on Google'이라고도 부르는 듯 하군요)도 런칭했는데, 구글에 올라 온 OTA나 호텔의 링크를 통하지 않고서도 검색결과 화면에 팝업된 툴을 통해 간편하게 호텔을 예약할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 일부 지역의 독립 호텔 몇 곳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듯 하던데 이마저도 파일럿 테스트인 듯 보입니다. 아울러, Hotel AD Commission Program 인벤토리를 채우기 위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호텔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더군요. 



3.


완성된 시스템이 아니니 말끔히 정리된 정보를 접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하지만 당분간 호텔에겐 '적의 적은 내편', 긍정적인 파급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군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이 구글의 새로운 호텔 예약 플랫폼을 통할 경우 OTA보다 낮은 10%~15% 내외의 커미션을 적용할 예정이라더군요. OTA가 호텔에 부과하는 수수료가 20% 내외이니 호텔의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지요?! 더군다나 시장에 진입하는 player가 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 수수료율은 더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이 프로그램은 객실 예약의 확정 여부에 상관없이 광고를 클릭만 해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CPC Cost Per Click 방식(현재 구글 광고의 주된 과금 형식)이 아니라 실제로 확정된 매출에 대해 커미션을 지불하는 CPA Cost Per Action 방식이란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CPA 방식이 다소 저렴한데다, 확정된 매출에 대한 지출이니 보수적인 경영논리에 더 적합하고, 광고 효과를 쉬이 추적할 수 있으니 호텔에서 더 선호한다는군요?!  



이미지: 구글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취사 선택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니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아울러, 구글과 OTA, 그리고 OTA간 경쟁이 치열해짐으로써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더욱 가치있는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이 내걸릴 수도 있습니다.



4.


OTA의 입장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 하군요. 어마무시한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했는데 상황이 호의로울 수 없지요. OTA는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는 듯 하지만 꽤 날이 서 있는 듯 합니다. 


구글은 소비자의 검색 결과에 새로운 프로그램에 참여한 호텔을 OTA의 것보다 우선적으로 노출시킬 수도 있습니다. 구글에서 호텔을 검색했을 때 잠재 고객의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자신의 상품이 노출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지요. 꼼수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OTA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구글이 기존의 CPC 플랫폼 (즉 기존 메타서치엔진으로써의 기능)도 계속 유지하며 투트랙 전략을 취할 예정이라지만 구글로부터 OTA로의 유입은 줄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호텔 객실을 제공하던 호텔과의 계약도 영향 받을 수 있어요. OTA의 영향력을 커버하고도 남을만한 엄청난 대안이 생겼는데 비싼 수수료를 지불하며 OTA를 계속 이용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현행 수수료율을 시장상황에 맞춰 조정하지 않으면 호텔들이 OTA로부터 이탈할 수도 있습니다. 



OTA http://3.bp.blogspot.com



5.


그동안 구글과 OTA간의 신경전은 여러 차례 노출되었습니다. OTA는 전통적으로 구글의 VIP고객이었습니다. 구글 전체 광고 수익의 5% 정도가 이 OTA로부터 창출되었거든요. 엄청난 광고예산을 구글에 집행해왔던 OTA는 구글의 진출에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배반을 당하게 생겼으니까요. 


구글은 OTA의 반발을 무릅쓰고 결국 시장에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잃는 것 보다 얻는 게 더 많다고 판단했겠지요. 어차피 먹고 먹히는 정글, 영원한 친구란 존재하지 않는 법이지요. OTA와 구글. 트립어드바이저는 동업자 사이였다가 느닷없이 적으로 돌변했습니다. 한때 호텔과 OTA가 그랬던 것처럼.... 



제가 소설을 쓰긴 했습니다만 구글은 이런 관계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노출한 적이 없습니다. 대형 OTA인 익스피디아나 프라이스라인은 구글의 대형 고객이니 이들을 일부러 자극할 필요는 없겠지요. 혹자는 구글이 호텔이나 OTA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도 말합니다만, 그 의도에 상관없이 구글의 진출은 OTA의 쉐어를 정조준하고 있으니 OTA의 심기가 편할 리 없습니다. 



그렇다고 OTA가 구글을 배제하는 모양새는 쉽게 상상할 수 없군요. 구글은 매일 3억 5천의 유저가 이용하는 OTA의 텃밭인데다, 구글에 집행한 광고로부터의 유입은 OTA가 가진 채널 중 수익률이 가장 좋은 것 중의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또다른 강자, 아마존 Amazon Destination과 애플, 그리고 페이스북까지도 직간접적으로 이 시장에 진출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더군요. 


OTA는 이 곤궁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가지고 있을까요?






6. 


졸지에 처지가 역전되고 말았군요. 그동안 호텔을 상대로 떵떵거리며 큰소리를 쳐왔던 OTA...  호텔이 '울며 겨자 먹기'로 OTA의 바짓가랑이에 매달려 왔습니다만 한순간에 구글 앞에서 호텔의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니 OTA의 적, 구글을 호텔의 친구로 볼 수가 있을까요? 

OTA에 기선을 제압 당했던 호텔들은 구글을 등에 업고 권토중래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 전문가들은 상황을 호의적으로 보는 듯 하지만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사람들도 없진 않은 듯 하더군요. 

구글과 트립어드바이저는 OTA와 바로 경쟁하며 점유율을 갉아 먹을 건 확실해 보입니다. 이들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수료율도 일정 폭 낮춰질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크게 보면 구글이나 트립어드바이저 역시 기본적으로 또다른 OTA의 하나입니다. 다소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지요. 

구글의 참여는 호텔의 OTA나 구글 등 3rd party distribution channel 의존도를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호텔 자체의 온라인 역량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습니다.   


완성된 시스템이 나와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듯 합니다만, Book on Google이나 Book on TripAdvisor을 통하는 예약의 경우 고객 통제권한이 호텔에 주어진다는군요?! 이 부분은 꽤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OTA의 경우 OTA 이용고객을 자신의 고객으로 묶어 두려는 시도를 해 오고 있거든요. 이 노력의 일환으로 OTA는 호텔의 로열티 프로그램과 같은 마일리지 프로그램도 최근에 만들었습니다. 호텔과 동일한 고민의 산물인데, OTA 역시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함과 동시에, 구글 등의 서치 엔진에 지불하는 광고료를 줄이려는 노력이니까요. 자신의 고객을 확보하고, 그 고객들이 구글을 통하지 않고 자신의 OTA 사이트로 바로 접속해 호텔을 예약하면 구글 등에 지불하는 비용이 줄어듭니다.




더 중요한 점은, 이들이 갉아 먹을 건 OTA의 쉐어 뿐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호텔로 바로 들어오던 Direct Booking도 일정 부분 잠식되겠지요.... 최악의 경우, 먼미래엔 구글이 OTA의 쉐어도 잡아 먹고, 호텔로 바로 들어오던 direct booking도 잠식해 먹는 것인데 설마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요?!


그 모습을 제대로 드러내지 않았으니 정확한 파급을 산정하기엔 너무 이릅니다. 전문가들조차도 단정적이진 못하더군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유일한 진리는 '모든 건 다 지나간다'라더군요. 어차피 기다리면 시간이 알려 줄 일입니다. 그렇지만 '적의 적은 내 편'이라는 쉬운 생각은 일단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는 듯 해요. 


고리타분한 교과서 이론이 반복됩니다만, 호텔이 선택한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은 아주 간단합니다. 'Back to the Basic'하는 것, 인적, 물적 경쟁력과 함께 매력적인 스토리를 갖춰 고객들이 제 3의 채널을 통하지 않고 호텔로 직접 들어 올 수 있게 끔 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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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한 편 쓴 느낌이군요. 오랜 동안 관련 기사들과 칼럼을 읽었습니다만 제 분야도 아닌데다 기술적인 내용도 겹치니 이해하기 쉽지 않더군요. 도움 댓글 환영합니다만 맞네 안 맞네 따질 계제가 아닙니다. 일부 펙트에 기반한 픽션이라니까요?!

아울러, OTA는 사실 호텔의 적이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런 기능은 OTA전에도 많았거든요. 호텔이 버거워할 수준으로 너무 커지긴 했지만.... 


딱딱한 글이라 경박스럽고 저급한 표현들을 일부러 섞어 사용했으니 이 점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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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OTAs continue to steal market share _HNN  




  1. 광고비의 규모 그리고 복잡한 검색 알고리즘이 개입해 검색 결과의 상단 노출 여부가 결정되는 듯 합니다. 고객의 눈에 잘 띄는 곳인 첫 페이지의 맨 위에 노출되어야 합니다. 기술적으론 꽤 복잡해 보인던데 이런 메타서치엔진 마케팅을 대행하는 전문 회사들을 통하는 듯 하더군요. [본문으로]
  2. 구글이 OTA의 역할을 합니다. 고객과 호텔 사이에서 미들맨의 역할을 하고 커미션을 먹는 개념이지요. 겉으로 보기엔 OTA의 기능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군요. 들리는 바로는 일단 소규모 체인과 독립 호텔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