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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호텔 트렌드, 현재와 미래

8월 17일 웨스틴조선의 나인스게이트에서 있었습니다. 


주로 업계에 계신 분과 호텔 디자인 분야에서 정열적인 활동을 하고 계신 디자이너, 대학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계신 교수, 기자 등 십여 분을 만나 뵐 수 있었고요, 안면은 없었어도 평소 SNS 등을 통해 간간히 소통하고 있던 분들이 대부분이더군요. 


이날 좌담회의 주제는 늙은 몽돌의 주된 관심사였지만 업계와 학계에 계신 분들의 관심 역시 만만치 않더군요. 밥그릇과 관계된 '핫'한 이슈이니까요. 




호텔 트랜드, 현재와 미래

  

그날 제가 준비했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 드립니다. 좌담회 전체의 내용은 호텔아비아 9월 호에 게재되어 있으니 그것을 참고하시면 되겠군요.


*    *    * 


1.


십수 년간 각자의 분야에서 살펴본 세계적인 호텔 트렌드는 무엇입니까? 간단한 정의 부탁드립니다.


기술진보다시 말해서 모바일 하이테크에 기반한 새로운 서비스들을 제외하고서는 현재 트랜드를 설명할 수 없다.


당대의 호텔 트랜드


그동안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 휘황찬 호텔을 요지에 짓고유명 브랜드 달면 그럭저럭 호텔을 운영할 수 있었다하지만 이런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최근 호텔산업의 기반을 잠식하고 있는 경쟁 업태들이 선보이고 있는 하이테크 서비스는 덩치 큰 호텔이 감당하기 쉽지 않은 페이스이다.

 

OTA는 호텔의 수익률을 야금야금 갉아 먹고 있으며 에어비앤비는 엄청난 속도로 호텔 수요를 뺏어가고 있다. 


 


2.


국내는 비즈니스호텔의 거센 개발과 ‘6성급’을 표방하는 럭셔리 호텔의 등장이 이슈입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십니까?


비즈니스 호텔들주로 미드스케일에서 업스케일에 걸친 호텔들이 들어 설 수 밖에 없는 사회/경제적 배경이 있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저가마켓인 요우커가 수요시장의 성장을 주로 견인하고 있으며, 금융위기 이후 기업체들이 출장 예산을 줄이자, 부대시설을 줄이는 대신 업퍼업스케일 호텔들이 제공하는 수준의 잠자리를 선보인 이들 비즈니스호텔들이 이 틈새 수요를 겨냥하며 시장을 파고 들었다.


업퍼업스케일과 이들 업스케일, 또는 어퍼미드스케일의 시장이 일부 겹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비즈니스호텔과 럭셔리호텔


공급 측면에서 보면 인벤토리 하나 당 3, 4억씩 소요되는 이들 업퍼업스케일 호텔을 짓는 것 보다는 1억 내외의 투자로 공급할 수 있는 이들 비즈니스 호텔들이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적을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수요시장도 일본 관광객 등 고가 마켓이 축소되고, 이 틈을 저가의 중국 단체가 메웠으니 당분간 하이앤드 럭셔리, 어퍼업스케일 호텔들의 수요시장은 정체될 수 밖에 없다.

 

6성급 럭셔리 호텔은 포시즌스를 마지막으로 서울에서는 당분간 쉽게 보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비교적 최근에 시장에 진입한 여의도의 C호텔과 동대문의 J호텔은 여러가지 이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포시즌스 역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럭셔리 스케일의 새로운 호텔을 구상하고 있던 곳도 일단은 시장 추이를 보는 듯 하다. 


장기적으로 시장은 양분될 것으로 본다안전하고 저렴한 잠자리를 강조한 10만원 초반대의 비즈니스 호텔과새로운 기술과 세심한 인적 서비스그리고 다양한 부대시설이 조화된 3, 40만원 대의 하이앤드 럭셔리 스케일 호텔.. 이 사이에서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은 업퍼업스케일 호텔들은 포지셔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3.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호텔사업은 많은 부분 직간접적 영향을 받거나,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현장(또는 외부)에서 체감하는 것은 어떠한 것들이 있습니까?


누구나 공감하는 이슈,,,, 현장의 호텔리어들이 많이 줄었다컴퓨터는 이미 백오피스 맨파워의 반 이상을 줄였다기술 혁신의 최종 목표는 노동력 대체이다당장은 로봇이 호텔의 인적서비스를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이는 사탕발림에 불과하다고 본다.

 

기술 진보와 호텔


노동집약적인 호텔 산업의 성공여부는 인건비 절감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이는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적인 내용이며선진 성숙시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경향이다.

 

모바일 체크인이나 모바일 룸키 등 새로운 기술들이 현재는 인적 서비스를 보완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지만 시간이 더 흐르면 결국 호텔리어를 상당 부분 대체할 것으로 본다.


 


4.

 

내국인 고객의 호텔을 이용하는 문화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한 어떤 식의 변화를 예상하고 어떻게 발전하기를 원하십니까?


문턱은 없다시피 낮아졌으니 내국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하지만 호텔의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갑질 논란이 함께 불거졌다이로 인한 호텔리어들의 자괴감도 만만치 않으며 서비스 퀄러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중화와 호텔의 변화


일부 항공사에서 내건 ‘고객은 왕이 아니다’ 라는 슬로건을 본 적도 있는데호텔 역시 조금 더 단호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근거 없는 고객 불평에는 일관성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

 

하지만 갑질의 근원을 따져 보면 호텔이 구실을 제공하는 측면이 많다이런 부분은 세심히 보완되어야 한다.



5.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직업군에 호텔리어가 종종 등장하고 있습니다. 호텔리어의 미래 위상은 어떨 것이라고 예상합니까?

 

줄어 들긴 하겠지만 없어지기야 하겠는가.

 

먼 미래 럭셔리 스케일의 호텔들에서는 오히려 호텔리어의 존재감이 더 강조할 것으로 본다환대 산업의 꽃 호텔이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은 결국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인간에 의해 제공되는 것일 수 밖에 없다이 본연의 서비스를 로봇이 전부 대체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호텔리어의 미래 위상

 

오히려 저렴한 가격으로 소구하는 미드스케일 호텔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다자판기와 세탁기를 설치한 것도 따지고 보면 로봇이 호텔리어를 대체한 개념이니까.




6.


향후 호텔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어떤 이슈들에 직면하고, 어떤 트렌드를 예상하십니까?


반복되는 이야기인데장기적으로 모바일 하이테크이 미래 호텔 산업의 명운을 좌우할 것으로 생각한다‘이 하이테크를 호텔리어가 제공하는 인적서비스와 어떻게 결부시키느냐’ 가 성공의 관건이고 에어비앤비 등 대체숙박시설과의 차별성이 아닐까?


호텔 산업의 미래


단기적으로는 에어비앤비, OTA 등의 영향으로 호텔들은 더욱 브랜드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여행은 더욱 증가할 것이며, LCC가 득세하듯 저가체인형 호텔들 역시 증가할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6, 7만원 대 이비스버젯 등 브랜드화 된 미드스케일 호텔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이들 체급의 호텔들이 국내 출장 수요와 단기 여행 수요를 충족시키며 골목 골목 위치한 모텔들을 대체하지 않을까?


당연히 변두리에 위치한 불륜형 모텔은 예외이다....



*    *    *


토론용으로 평소 생각해 왔던 바를 간단히 간추렸는데, 이는 답이 정해지지 않는 주관일 뿐이고 여러분들의 생각과 다를 수 있습니다.


늙은 몽돌은 호텔리어 생활이 십 수년 밖에 남지 않았을 정도로 제법 오래된 연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 산업의 트랜드와 미래는 제 관심사 탑에 항상 올라 있어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도 아마 비슷하겠지요?! 


몸 담고 있는 산업 환경에 대한 관심은 곧 자신을 성장 시키는 밑거름이라 생각합니다. 알아야 귀한 노력을 낭비하지 않게 되니까요.저는 이런 내용을 글들을 찾아 보고 공부하는 게 꽤 재미있는데, 이 재미는 위에서 말한 관심으로부터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비록 근무하는 곳의 환경이 녹록치 않더라도, 호텔리어로써의 꿈을 놓지 않을 작정이라면 자신이 몸 담고 있는 환경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인사가 좀 늦었습니다만 호텔아비아 첫돌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