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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하루 여행

서울시립미술관 SeMA,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도심 미술관

종종 아이들과 가는 곳이지만 이런 문화 생활에 익숙했던 건 아니에요. 


대학 다닐 때도 그랬고 사회 생활을 할 때도, 그리고 결혼 전 데이트할 때도 미술관에 오는 일은 좀처럼 없었더랬죠.


이런 곳을 다닐만한 여유도, 관심도 없었는데 아마도 젊어 서툴기만 했던 치기로, 제겐 어울리지 않는 사치스러운 취미라 여겼었나 본데, 그저 어렵고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SeMA


하지만 결혼 후엔 제 의지와 상관없이 여러가지 새로운 경험과 공부를 하게 되더군요. 모두 아이들 덕분입니다.


따지고 보면 아이들이 선생님인 셈인데, 저야 그렇게 각박하고 투박하게 살아왔어도 아이들에겐 그런 건조한 삶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다는 희망 때문이었겠죠.


서울시립미술관 SeMA 서소문본관 


서울 도심, 덕수궁 바로 옆이니 자투리 시간이 남으면 가볍게 다녀 올 수 있는 곳입니다. 제 아이가 다닌 어린이집이 그 옆이고 초등학교 또한 그 부근이니 제겐 아주 친숙한 곳이기도 해요.


이번 추석엔 사정이 있어 고향에 가지 못했고, 잠시 짬을 내 막내 아이와 아내를 대동하고 다녀왔습니다. 특정 전시회를 염두에 뒀던 건 아니고 그저 '가까운 미술관'을 구경 간 셈이죠.



마침 광복 70주년 기념 <북한프로젝트>展이 열리고 있더군요.


광복 70주년 기념 <북한프로젝트>


북한을 보는 우리의 시각은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바뀌어 온 듯 합니다. 

우리의 반쪽이란 강박은 이미 사라진 듯 하군요. 위험한 적, 부담스러운 혹, 때때로 국내 정치를 위해 이용해 먹을 수 있는 희생양으로 전락하고야 말았으니, 전쟁의 상흔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다시 합쳐야 할 내 반쪽이라 생각했던 7, 80년 대의 인식에 비해서도 한참 후퇴한 느낌입니다. 


우리에게 희망은 언제나 넘쳐나/이용백

  

요즘 세상 돌아가는 냥을 보노라면 이런 전시회가 열리는 것도 의아할 정도네요. 정치꾼들은 그들의 사익을 위해 국민을 반으로 양분해 놓고 우리의 아픈 과거를 거리낌 없이 이용해 먹고 있으니까요...


더 늦기 전에 머리를 맞대고 우리의 미래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야 할 시점, 우리가 처한 여러가지 정치, 경제적 난제들에 어쩌면 통일이 해결의 단초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들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어수선한 상황에선 기대난망이지요?!


그나저나, 올 때마다 느낍니다만 서울시립미술관은 참 편하군요. 

'착한 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은 아주 관객 친화적인 미술관입니다. 대부분의 전시회는 무료이고요. 곳곳에서 관객에 대한 배려를 느낄 수 있어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는 또 다른 느낌이군요.


서울시립미술관 도슨트앱


'똑똑한 미술관'을 지향한다는데, 스마트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슨트앱도 아주 잘 꾸며져 있군요. 전시회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는 물론이요, 개별 작품에 대한 설명도 앱을 통해 바로 들을 수 있습니다.



곳곳에 관객이 쉴 수 있는 시설을 배치했습니다. 입구의 좌측 편에도 2층 중앙에도.... 



저도 좀 앉아서 쉴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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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가이드는 입구에 신분증을 맡기면 무료로 대여해 줍니다. 시간을 잘 맞추면 도슨트로부터 직접 설명을 들을 수도 있어요.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는 아담한 사이즈의 카페도 있고요. 수유실과 조그마한 어린이 놀이공간도 배려했습니다. 

유모차를 가지고 나온 젊은 부부 관객들이 유독 많이 눈에 띄었는데 이런 환경 때문일까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미술관에서 각박한 삶을 잠시 잊고 가을을 만끽합니다. 주변의 덕수궁도 좋고, 덕수궁 돌담길의 노란 단풍도 참 예쁘군요.


서울시립미술관 관람시간: ~ 10:00~20:00 (,,공휴일: 18:00/19:00까지 )

서울시립미술관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서울시립미술관 주차장: 있음 (5분 당 평일 400원, 주말 300원)

서울시립미술관 교통편: 지하철 시청역 (1호선, 2호선)

서울시립미술관 주변맛집: 고려삼계탕, 배재정동빌딩 1층 푸드코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