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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아이들을 위한 거실 활용법


일을 마구 벌이고 계십니다...ㅠㅜ


옆지기님께서는 십 수년 줄곧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시더니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집에서 다 푸시나 봐요?!


엄중한 시절, 홀로 가정 경제를 짊어지며 얼떨결에 존귀한 신분이 된 저까지 몸빵을 치게 만들고 계시고요, 아이들에게도 종종 유탄이 튀고 있습니다.....



'옆지기님께서 마구 일을 벌이고 계십니다!!!' 시리즈의 서막을 연 

'오래된 집, 비싼 도배 대신 셀프 페인트!'에 이어 


오늘은 아빠의 거실이 털린 두번째 사건을 소개해 올립니다. 제목만 고상한...


'공부하는 아이들을 위한 거실 활용법'



* * *



아마도 달포 전 강남 사는 누이의 집을 구경하고 온 후였을 테지요. 

거실을 이대로 둬선 안되겠다네요?!


'어? 거실이 왜????'


눈치채진 못했겠지만 두려운 마음에 목소리가 살짝 떨려 나왔더랬습니다. 누이가 사는 집엔 거실이 없거든요. 아예 도서관처럼 바꾸었다더군요.





거실은...


위태한 가정 경제를 홀로 책임지게 된 제가 안식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자,

일상에 찌든 고단한 몸을 비로소 편하게 던질 수 있는 곳이요, 거친 세상으로부터 잠시 피난한 장소....



제게 안식을 선사하던 대표 아이템들이 보이는군요... 티비와 안락한 쇼파...



그렇지만 옆지기님의 완력으로 이 안식처마저 빼앗길 운명에 처하고야 말았군요.


애저녁에 케이블도 다 끊겨 공중파 몇 개만 나오는 티비조차 이젠 못 보게 되는 것인가... 

좋아하는 송곳도, 삼시세끼도??!ㅠㅜ





하지만 어쩐답니까?!

그동안 맞벌이로 소홀했던 아이들 공부 좀 시켜 보겠다는데....

아빠의 심심풀이 땅콩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희생시켰단 말을 들을 순 없는 일이지요.


엊그제 *케아를 다녀오더니 테이블을 주문했다더군요. 





옆지기님께서 시골로 김장 도우러 간 틈을 타 엄청난 무게의 택배가 도착했더군요.

칭찬이라도 한마디 받을라 치면 오기 전에 모두 끝내야 합니다. 마치 그 자리에 그 옛날부터 있었던 것처럼....





조립하는 건 남자인 제게도 만만치 않군요. 

가격 (25만원 정도)에 비해 사이즈도 엄청 크고 아주 튼튼합니다. 상판만 40kg... 





두어 시간 낑낑거리며 끼워 맞춘 끝에 간신히 완성!!!


한번 볼까요?

 짠.......





어떻습니까?

꽤 컷던 거실이 갑자기 작아져 보이기도 하고, 다소 답답한 느낌도 나지만
우리 집안엔 없던 그 머시기냐, '면학 분위기'가 물씬 풍기나요?





이미지에선 작게 보입다만 실제 사이즈는 엄청 큽니다. 

양쪽으로 4명 씩, 8인 앉을 수 있는 크기..

의자는 아직 구입하지 못해 식탁용을 임시로 사용하고요..




 

동생네는 아주 오래전부터 거실을 이런 식으로 바꾸었더군요. 
얼마 전 큰누이도 좁은 거실을 이렇게 바꾸었다니, 아마도 주변에선 더러 볼 수 있는 인테리어일 듯 싶습니다.




헐,,, 벌써 가열찬 공부를???!!

큰 아이는 벌써 방에서 나와 이곳에 자리를 잡았군요. 
좁고 답답한 아이 방과는 아무래도 다른 분위기일까요? 
개방적이고, 나름 쾌적합니다.





거실 분위기 하나 바꾸었다고 공부 안 하던 아이에게 뭔가 다른 게 생기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식으로 분위기를 바꿔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여요.
공부가 아니더라도 같이 책도 읽고, 전 이곳에서 컴퓨터도 하고 신문도 읽고..
넷이 함께 보낼 시간이 많아지니 같이 얘기할 기회도 더 생기고요..

외벌이 가장으로써 느닷없이 존귀한 신분으로 추앙 받던 제 위상이 한순간에 떨거지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만 이 정도 쯤이야....

그나저나 맞벌이 하며 바삐 살땐 몰랐습니다만 그동안 아이들에게 너무 소홀했더군요.
옆지기님께서는 집에서 계속 쉬지는 않을 예정이지만 옛날처럼 하루 종일 구속되는 일은 하지 않을 작정입니다.
적게 벌고 적게 쓰면 되는 일이고,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 보려고요.


티비는 아무래도 안방으로 옮겨야 할까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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