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폴 펄스 Bit.fall Pulse
차세대 미디어 아티스트 율리어스 포프 Julius Popp
대한항공 박스 프로젝트 2015 Korean Air Box Project
국립현대미술관 MMCA 서울관
이미지: http://www.mmca.go.kr/
4단으로 설치된 거대한 규모의 컨테이너 박스
수 백 개의 물방울이 짧은 간격을 두고 아래로 떨어져 내립니다.
따각 따각 시끄러운 기계음과 함께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물방울들은 단어를 쏟아내는군요.
글자 폭포...
더러는 영어로, 또는 한글, 한자 그리고 불어, 아랍어까지.....
글자들은 나타났다 순식간에 아래로 쏟아져 없어지고,
새로운 글자들이 또 나타납니다.
〈비트.폴 펄스(bit.fall pulse)〉는 데이터의 최소 단위 정보 조각(bit)의 떨어짐(fall), 즉 쏟아지며 짧은 순간만 존재할 수 있는 정보의 일시성과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전파되는 정보의 활발한 맥(pulse)을 의미합니다.
.....전시소개 중 일부 발췌
눈을 가늘게 뜨고, 내리는 폭포수에 집중을 해봐도 글자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군요.
연속적으로 나타났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이 글자들은 현대 사회의 '정보'들을 의미한다죠? 수많은 정보들이 생산되어 넘쳐 나지만 대부분 버려지고 맙니다.
내게 읽히지 못하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정보는 쓰레기에 불과하죠. 율리어서 포프의 비트.폴 펄스는 정보 과잉의 현대 사회를 시각화 한 것입니다.
1초도 안 되는 시간에만 유효한 정보의 일시성...
하지만 이들이 경향을 형성해 지속성을 확보하면 더러 읽힐 때도 있습니다. 급기야 의도가 개입하면, 바로 버려지는 그 쓰레기들보다 더한 부작용을 양산하기도 해요. 왜곡된 정보를 퍼트리며 현대인의 가치관을 오염시키고 맙니다.
갖은 핑계로 김영란법을 반대하는 언론은 마치 더러운 권력에 기생해, 오염된 글자로 폭포를 만들며 현대인의 정신을 병들게 하는, 쓰레기보다 못한 존재로 제 눈에 비치는군요.
이 작품은 완성되어 미술관으로 들여 온 게 아니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이 지하 1층 공간은 특별히 '서울박스'라 불리웁니다) 현장에서 재작되고 설치된 것이라고 해요.
'이런 것도 과연 예술작품일까?'라는 의문이 없진 않았는데, 현대미술은 '예술과 기술의 경계에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정도까지 포용하나 보군요.
그나저나, 뜬금없이 함께 걸린 '대한항공'의 이름은 후원자의 자격 때문입니다. 그 전에도 다른 작품들의 이름에 함께 오르내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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