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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하루 여행

아이랑 생전 처음 간 야구장

 

아무래도 뭔가를 해야 할 듯 했습니다...

 

 

왜인지 모르지만 최근 좀 힘들어 하더군요.

물어 봐야 콧방귀만 뀝니다.....

 

남자 아이라 그런지 소소한 것들 말도 잘 안 하거니와, '왜 그런지' 제 놈도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인 듯 했죠.

 

3일 연휴인데도 특별한 스케쥴을 만들진 못했는데, 어느듯 고 2인 큰 아이 때문에 가족끼리 놀러 갈 기회는 더 엄두낼 수 없을 듯 하군요..

 

 

느닷없이 야구장 생각이 나데요?

  

페이스북 페친 몇 분께서 종종 염장질을 일삼더군요. 아이를 데리고 야구장을 다니는 분들이 꽤 보였었는데 아마도 그 염장질 때문인 듯 싶었습니다.

 

여튼 한나절이면 막내 녀석만이라도 데리고 다녀올 수 있는 안성마춤 여행~

 

 

잠실야구장 매표소/토요일, 사람이 엄청 많습니다.

 

 

제게 야구장은 이십 수년 만에 처음이고요, 

대학 다닐 때 학교 팀 응원하러 동대문야구장에 두어번 끌려 갔었더랬죠. 하지만 바삐 사는 요즘엔 티비로도 잘 보지 않았습니다. 

 

그나저나 아이들 덕분에 여러가지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는군요...

 

 

 

 

 

 

 

 

잠실야구장

 

서울 연고팀인 두산 베어스와 원정팀 SK와이번스의 경기가 있더군요. 서울 시민의 일원이니 우리 팀은 그냥 '두산'이라고 일단 둘이서 입을 맞춥니다. 

 

 

 

잠실야구장, 관중들이 가득 메웠습니다.

 

 

인터넷으로 표를 예약합니다.

그런데 어? 홈팀 두산 쪽은 외야를 제외하고 이미 좌석이 없네요?

 

처음이니 아무래도 잘 보이는 곳에서 구경해야 하겠지요? 뭐든 첫번째가 중요하니까요. 

원정팀 쪽 좌석을 보니 3루 측엔 제법 남아 있더군요. 

어차피 응원하던 팀도 없었으니 이 정도 변절 쯤이야 뭐.... 

 

 

 

 

 

처음이라 뭘 준비해야 할지조차 모르겠더군요. 

맥주는 야구장 내에서 마실 수 있는지, 

편의점이나 먹거리 파는 곳이 야구장 내부에 있는지 등등 기본적인 것도...

 

일단 인터넷에서 기초 수준의 팁 몇 개 검색해 보고요.... 자주 다니는 후배 직원들에게 묻자니 좀 창피했습니다. 

 

 

 

 

처음 보는 필드는 예상 외로 아주 커 보이진 않더군요? 대신 관중석 규모는 엄청납니다.

선수들이 나오고, 좌석을 하나씩 채우는 사람들을 보니 조금씩 기분이 고조되는데, 결정타를 날리는 게 따로 있더군요. 

 

바로 북소리.....

응원단이 무대에 오르고 '두둥~' 북소리가 야구장을 메아리치니 마음이 울렁거리기 시작합니다.  

 

 

 

 

가기 싫다고, 처음엔 심드렁하던 막내 녀석도 고함을 지르기 시작합니다.

변덕도 참... 

 

저도 덩달아 고함을 지르고, 주변 관중과 섞여 급기야 원정팀 SK를 목터져라 응원하기 시작했죠. 나중엔 녀석이나 저나 목이 거의 쉬었다능.....

 

 

 

 

졸지에 우리는 생각에도 없던 SK 골수팬이 되고 말았더군요......

하지만 고메즈가 날린 홈런 2방에도 게임은 졌고, 막내는 뜬금없이 두산 정수빈을 꽤 미워하는 듯한 기색이데요?!ㅋ

 

여튼 응원 바람에 마치고 나오면서 샾에서 모자까지.... ㅠㅠ 

 

 

 

 

그나저나 빈자리가 거의 없는 홈팀 1루 쪽에서의 함성은 대단하더군요.

그야말로 쩌렁쩌렁 운동장을 흔듭니다.

 

 

 

 

막내는 경기가 끝나고 구장을 빠져 나오면서 고백합니다.

정말 재미있었다고....ㅋ

 

저는 속으로 생각합니다.

'그러게 요놈아~ 아빠가 가자고 그러면 군말 없이 따라 나서거라....'

 

 

 

 

그렇지 않아도 버스를 타고 가며 얘기한 게 있긴 했어요.

아이랑 어딜 놀러 나가는 게 제겐 꽤 재밌습니다. 그렇다고 자주 기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쉬고 싶기도 하지요.. 하지만 종종 어딜 가자면 요놈이 내켜 하지 않을 때도 많아요. 그래서 오늘 말하길, 

"현성아~ 네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가능하면 경험을 많이 해 봐야 제대로 알 수 있어. 그러니 아빠 가자면 군소리 말고 따라 나서라잉~"

 

알아 들었는지, 귀등으로 흘려 들었는지 모를 일입니다만 여튼 오늘 요놈의 입은 귀에 걸렸더군요... 저도 오늘 아이 덕분에 아주 즐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초심자가 피부로 느낀, 야구장에 처음 가는 아빠들에게 도움될 만한 아~주 기초적인 팁 몇 가지 정리해 드릴까요? 

 

 

1.

 

응원단 앞쪽 혹은 그 주변 좌석을 사는 게 좋습니다. 

잠실야구장의 경우 그나마 저렴한 레드지정석 (가격 12,000원이니 외야석에 비하면야 꽤 비싼 편이긴 합니다)도 나쁘진 않더군요. 저희는 '223' 블럭에 앉았는데 나름 괜찮았어요.

 

가운데, 운동장과 가까운 곳일 수록 비쌉니다. 응원단은 레드석 중앙부에 있고요... 멀리서도 꽤 잘 보여요.

 

잠실야구장 좌석배치도

 

 

2.

 

표는 인터넷 (인터파크 티겟 http://ticket.interpark.com/ 혹은 티켓링크.... 구장마다 달라요.)으로 예매하고요, 예매 후 모바일 앱을 다운 받으면 야구장 매표소에 줄서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인터파크티켓 모바일앱의 티켓화면

 

 

3.

 

야구장에선 긴장을 풀고, 몸과 마음을 분위기에 오롯이 내맡깁니다. 그리고 마음껏 즐기는 것이죠. 주변 눈치 보는 사람도 없어요.ㅎ 요즘 세대는 자신의 기분을 거리낌없이 표현하던데, 아주 좋아 보입니다.

 

 

 

 

 

4.

 

왠만한 음식은 야구장 내부에서 판매하고요, 가격은 약간 비싼 듯 하지만 크게 느낄 정도는 아니니 특별히 마음에 둔 음식이 없다면 야구장 내부에서 구입해도 될 듯 하더군요. 떡볶이, 주먹밥, 피자, 치킨, 햄버거 등등 대부분 있습니다.

 

다른 편의시설로 아이들 놀이방도 있고요, 흡연실도 곳곳에 있어요.

 

 

잠실야구장 먹거리 매점, 흡연실 등 부대시설

 

 

맥주도 내부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만 좀 비싸더군요. 많은 분들이 외부의 편의점 (지하철의 편의점에서 컵도 줍니다)에서 패트병 맥주를 사 들어오시더군요. 가겨도 꽤 저렴한 편이고 2+1, 얼음도 끼워 주는 등 프로모션도 상시로....  야구장 바깥에 음식물을 판매하는 가판도 많습니다. 

 

하지만 야구장 안으로 소주와 캔맥주는 반입할 수 없는 듯 하더군요. 야구장 입구에서 체크합니다.

 

 

5.

 

아이들과 갈 때는 응원 풍선 사지 않으면 후회할 듯 합니다. 꼭 사시는 게 좋고요,

 

6.

 

낮에 갈 경우엔 썬글라스, 썬크림 그리고 챙달린 모자를 챙겨 가야 할 듯 생각되더군요.

 

 

 

 

초중생 아이들 둔 아빠 여러분, 혹 야구장 아직 다녀오시지 않으셨다면 아이랑 같이 나들이 한번 해 보세요. 아주 재미있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