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 본사의 호텔리어들이 한국으로 오셨군요.
출장은 아니고요, 그냥 놀러....
본사에 근무하는 호텔리어나 그들의 친인척 분들이 관광차 한국으로 더러 놀러옵니다.
이 분들은 한류 광팬입니다.
4, 50대인 싱가폴의 호텔리어들이신데, 나이 불문, 우리나라 드라마를 그렇게 즐겨 보신다네요? 당연히 국내 드라마에 대해서 왠만한 한국인들보다 훨씬 많이 알고 계시고요, 저도 들어 보지 못한 연예인들 이름도 꿰고 계세요.
화려한 것엔 이미 익숙한 분들, 우리네 진솔한 일상을 보고싶어 했는데 드라마에 나온 장소라면 그야말로 죽음이지요. 인사동과 이태원, 서촌도 다녀 오셨더랬는데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은 사실 따로 있었습니다.
"Red Tent"
빨간 텐트?
주인공이 sorrow에 젖어 홀로 tear를 흘리며 bottle째 나발을 부는 곳... 우리나라 드라마에 빠지지 않고 꼭 나오는 바로 그 곳! 전문 용어로.....
포장마차
이런 모양새를 상상했지요. 지난 겨울의 종로 3가 고창집의 빨간 텐트
한 곳을 수배해 두긴 했습니다만 일요일이라 좀 불안하기도 합니다. 거나한 1차를 서촌에서 마무리하고 택시를 탓죠. 다행히 일요일임에도 여러 곳이 문을 열었더군요?
종로 3가 포장마차촌
종로 3가 포장마차촌
하지만 기색을 보니 적잖이 실망하는 눈치????
당연합니다. 드라마에서 보던 그 빨간 텐트를 찾아 볼 수 없었거든요.
늦가을, 아직 텐트 칠 시기가 아닌데 그 참 안타깝군요.
그렇지만 어쩐답니까?
자리에 잡고 앉습니다.
일단 쐬주를 원샷!하며 최대한 슬픔에 젖어 보기로 하는 것이죠.
하지만 실패!!!!!
도무지 슬프고 울적한 기분에 젖을 수가 없는 분위기
좋은 사람들을 만난 자리에서 sorrow에 젖어 들긴 무리...
웃고 마시고 떠들고,,,,
상차림은 참으로 소박하군요. 하지만 전혀 아쉽지 않습니다.
바삐 사는 이 분들도, 행복하고 즐거운 삶이 결코 물질에 의한 것이 아님을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시거든요.
행복했던 자리를 파하고,
아쉽지만 각자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드라마의 그 빨간 텐트는 다음 겨울을 위해 미뤄 놔야겠군요.
빨간 텐트 속에서 그 고독한 sorrow와 독한 쐬주를 반드시 병나발 불고야 말 기세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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