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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호텔 레노베이션 renovation, 그리고 훌륭한 서비스의 본질




유럽이 좋을까요? 

꽃보다 할배들이 다녀갔던 스페인도 좋고 누나들의 그 크로아티아도 좋던데...


전 모른채 하고 있습니다만 옆지기는 가족과의 해외 여행을 꿈꾸며 아이들 이름의 통장으로 조금씩 돈을 붓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미지출처: 호텔스닷컴 http://hotelscom.tistory.com/258



거금을 모으는데 장장 3년이 걸렸고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날이 왔습니다. 


열시간 넘게 비행기를 탓으니 아이들은 물론이고 저와 옆지기도 녹초가 되었겠지요?! 하지만 기대 만땅입니다. 그동안 고대해 마지 않던 핫스팟을 내 눈으로 직접 볼 순간이 바로 앞이거든요.


호텔도 아주 특별한 곳을 골랐습니다. 수영장이 엄청 유명한 곳이라서 일평생 한번은 반드시 와 보고 싶었더랬습니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호텔에 마침내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똬아~~~~ @,,@  

로비엔 장막이 쳐 있고, 가려진 장막 사이로 바쁘게 오가는 인부들~ 

간간이 날카로운 소음도 새어 나옵니다. 


호텔이 공사중입니다.

남은 여생, 다시 볼 수 없는 그 수영장도 문을 닫아 걸고 공사중이군요.......ㅠㅜ



끝내주는 수영장이 있는 세계의 호텔 10/허핑턴포스트



여러분들께서 이런 경우를 겪으면 어떤 기분일까요?

위는 다행히 현실 반 쿠킹 반 섞어 엮은 픽션입니다.ㅎ
하지만 이런 황당한 시츄에이션은 아주 가끔씩 일어 납니다. 호텔에서의 레노베이션은 아주 흔하고, 공사 기간중에도 다른 부문의 영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거든요.



호텔은 어떻게 했어야 했던 것일까요?

호텔의 레노베이션 Hotel Renovation은 모든 가능한 수단을 통해 고객에게 공지되어야 합니다. 공사 중임을 알리는 기사를 내보내야 하며, 인터넷의 홈페이지에 게재해야 함은 물론, 모든 예약 과정에서도 이를 충분히 고객에게 고지해야 합니다.

이는 신상 시설물을 시장에 소개하는 마케팅의 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이로 인해 불편을 겪을 수 있는 고객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자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입니다. 호텔이 이 과정을 생략하거나 소극적으로 접근한다면 고객을 의도적으로 속이는 행위나 진배없습니다. 


'고객은 왕'이니, '서비스에 대한 맹세'니... 포장이 아무리 번듯해 보여도,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고객과의 소통이 '정직'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에 바탕하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불과합니다. 인적 서비스는 더더욱 그러하지요?! 

실생활에서도 종종 느끼며 절망합니다. 애국심 마케팅도 더이상 통하지 않는 마당에 내국소비자 등쳐 먹는 더러운 버릇을 아직도 버리지 못한 일부 대기업들의 용기는 가상해 보일 정도입니다. 때늦은 후회는 소용없습니다. 신세대 소비자들은 과할 정도로 현명하며 시장엔 대안이 널렸거든요.






제가 근무하는 호텔은 지금 레노베이션이 한창입니다. 

 

호텔의 얼굴인 메인 로비 Main Lobby와 커피숖 Coffee Shop을 바꾸고, 그리고 웨딩 등을 위한 연회장을 추가하는 중규모 공사입니다. 



지난해 830억을 들인 신라호텔이나 몇 년전 플라자호텔의 경우처럼 호텔의 문을 아예 걸어 잠그고 하는 대규모 공사와는 다른 형태인데 장단점이 당연히 있습니다.


문을 닫아 건 전면 개보수는 1년 내외에 이르는 그 공사기간 동안 매출을 고스란히 희생해야 합니다. 아울러, 직원에 대한 급여 등 고정비용 대부분은 공사에 상관없이 발생하게 되니 적지 않은 경영부담을 떠안게 되겠지요. 하지만 공사로 인해 고객에게 불편이 전가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자주 볼 수 있는 형태는 당연히 아닙니다. 부담이 너무 크거든요. 



저희 호텔처럼 일부 공사중에도 영업을 계속하는 형태는 이런 경영손실을 줄일 수 있지만 고객에게 그 피해가 전가될 수 있습니다. 소음도 발생하고, 로비 등 노출이 피치 못한 곳의 경우는 가능한 한 공사 현장을 감추고자 노력하지만 어수선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사전에 인지한 고객들은 아예 투숙을 기피하게 됩니다. 더러는 이를 익히 알고도 투숙하기도 하지만 불편이 없을 수 없지요?! 하지만 알고 투숙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고 투숙하는 경우의 고객반응은 차원이 전혀 다릅니다.

  

공사기간 동안의 영업부진은 더 좋은 먹거리로 시장을 유혹하기 위해 호텔이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분이며, 조그만 이익에 집착해 고객을 기망하는 편법은 맛있는 밥이 잘 익고 있는 솥에 코를 빠트리는 것과 다름 아닌 어리석은 행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