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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하루 여행

아이의 꿈과 게으른 아빠의 세뇌작업/로봇박사 데니스 홍의 꿈 설계도




현성이의 꿈은 '일단' 로봇 과학자입니다.


예전엔 하루가 멀다 하고 꿈이 바뀌더니, 이젠 제법 의젓해진 때문일까요? 꽤 오래 지탱하고 있군요.



그 꿈을 위해 현성이가 '조금 더 집요해 졌으면' 하고 바랍니다

겉으론 그저 심드렁, 큰 진척도 보이지 않은 듯 하군요.


세뇌하다시피 만든 꿈이라 그럴까요? 아니면, 게으른 아빠가 아이를 위해 해 준 게 많지 않아서 였을까요? 그마저도 아니면, 저 만한 나이의 아이들은 원래 그런 걸까요???





우연히 로봇박사 데니스 홍의 번개 공지를 페북으로 봤습니다.

아이 덕분에 저도 어엿한 팔로워의 한 사람이 되었걸랑요..

번개라 이름 했길래 뭔가 싶었더랬지요?!





사인회를 겸한 강연회입니다.

데니스 홍은 모두 두 권의 책을 출간했더군요. 


로봇박사 데니스 홍의 꿈 설계도

로봇 다빈치, 꿈을 설계하다.


훑어 보니 내용은 비슷하던데, 아마도 성인용과 아동용으로 따로 출간한 듯 합니다. 

아이는 동네 서점에서 이미 구입했더군요.





데니스 홍은 아이가 꿈꾸던 로봇 공학계에서 세계적으로도 저명한 분입니다.

아이 눈으로 이 분을 직접 보면 뭔가 느껴지는 게 있겠지요? 또다른 세뇌작업을 위해 동네 서점에서 산 책을 들고 부랴부랴 나들이를 나섭니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했습니다만 강연장은 이미 북새통,

맨 뒤 쪽에 간신히 자리를 잡습니다.





환호 소리와 함께 입장하는데 인기가 대단하군요.


데니스 홍은 정말 열정적인 분이더군요.

따로 준비한 것도 없이 질의응답 형식으로 강연을 진행했는데, 한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재미있는 강연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개구장이 같았어요~ㅎ





꿈에 대해 아주 집요해 보이는 많은 아이들이 저마다 손을 들어 질문 공세를 펼치더군요. 그 중 한 고등학생은 '로봇과학자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느냐'는 다소 식상한 질문을 날렸는데, 사실 저가 아주 궁금했던 부분이었습니다.


돌아 온 대답은 더 식상했어요.

학교 공부 열심히 하라고....



<재밌습니다. 한번 들어 보세요>



전, 어쩌면 당연한 그 답을 듣고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릅니다.

현성이는 혹 뒤쳐졌을까, 저 정도의 관심으로 로봇과학자로써의 꿈을 추구하기엔 너무 부족한 건 아닐까,,, 막연하고 걱정되었거든요.


로봇 공학자를 위해 따로 정해진 코스가 있는 듯 하지는 않습니다.

중, 고등학교 때는 수학과 과학에 흥미를 가져 열심히 하고, 이후 진로에 대해 다시 고민하면 된다고...





데니스 홍은 강연에서 꽤 사적인 부분도 스스럼없이 드러 낼 정도로 격의 없는 분이더군요. 아울러, 강연과 사인회 3시간 여 동안 내내 정열적이셨고 웃음을 잃지 않으셨는데,

아마도 이 성격이 지금의 로봇박사 데니스 홍을 만들어 낸 자양분이 아니었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오늘의 강연은 제게도 꽤 감동적이었어요

데니스 홍은 최근 버지니아 공대를 그만두고 UCLA로 옮겨 오셨다는데 그 과정이 쉽진 않았던 모양입니다. 기로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결국 부친께서 내내 강조해 오시던 말씀을 따랐다더군요. 저 역시 항상 마음 속에 내내 새기고 있는 교훈...


Always follow the right path.

항상 정도를 밟으라!




우리나라엔 한 달에 한 번 꼴로 들어 오셔서 여러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네요?! 미래과학부와의 프로젝트도 있고, 교육재단을 만들고 계시다고도 했는데, 현성이를 비롯해 우리 아이들이 든든히 의지할 수 있는 맨토 역할을 오랫동안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긴 줄, 한 시간 씩이나 기다렸지만 인증샷을 놓칠 순 없지요..





게으른 아빠의 세뇌작업은 이때만 잠시 효과를 발휘한 듯 하더군요. 현성이는 그 뜨거운 열기 속에서 꽤 진중했습니다. 질문도 않고...

하지만 열심히, 흥미롭게 강연을 듣긴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