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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촛불집회와 호텔

무려 200만 가까이 몰려듭니다.

스타벅스 등 광화문 주변의 가게들 일부는 문을 닫아 걸고 철시한다더군요. 하지만 대부분은 대목을 맞는다 하죠?


호텔은 어떨까요?


호텔이 대규모 집회를 핑게로 철시하는 경우는 당연히 없고요, 여러 곳에서 귀동양 하자니 호텔들 역시 대목을 맞는다네요?


그나저나 집회에 나와서도 호텔만 주로 눈에 밟히는 걸 보면 늙은 몽돌은 어쩔 수 없는 호텔리어인 모양입니다.,,,



 더플라자 지스텀하우스에서 내려다 본 시청 앞 촛불집회 광경, 정말 장관이지요?



촛불집회 온 김에 광화문 주변 호텔 몇 곳을 둘러 봤습니다. 호텔리어들께 양해를 구한 후 사진도 좀 찍고요...


흥미롭게도 집회가 있는 날이면 광화문과 명동 주변 업스케일 4성급 이하의 호텔들은 느닷없이 full house가 됩니다. 제가 더러 들리는 북창동 입지의 신신호텔 역시 예외가 아니더군요.

지난주엔 코트야드메리어트 남대문에서 묵을 기회가 있었습니다만, 다소 이격된 입지의 이 곳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이 있는 듯 했어요.






어퍼업스케일 5성급 호텔들 역시 일시적인 호황을 누린다지요? 하지만 사정은 좀 다릅니다. 만실로 채우기엔 힘이 좀 부치는 듯 보이더군요.



오토그라프 컬렉션 더플라자 호텔에서 내려다 본 서울 시청의 촛불집회 광경



여하튼, 이런 기대치 않았던 단발성 호황은 아마도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는 분들 때문이겠죠?


그렇지만 광화문 주변 모든 호텔들이 이런 '왠떡' 호황을 맞는 건 아닙니다. 동일한 입지라도 특정 호텔의 경우 집회가 오히려 영업에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듯 하더군요.


 

포시즌스서울 호텔에서 내려다 본 광화문 촛불집회 광경



포시즌스서울호텔에서 내려다 본 촛불 뷰 역시 만만치 않지요? 대단합니다. 촛불이 모여 마치 파도인 듯 그 넓은 대로를 꽉 채워 넘실거리더군요.





더러는 느닷없는 호황을 맞고, 일부는 부정적인 영업 영향을 받는 이유는 뭘까요?


아마도 가격이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 중 다수는 예약 없이 바로 투숙하는 듯 보이더군요. 이런 유형의 투숙객을 워크인 Walk-in이라 부르고요, 객실료는 가장 비싼, 정가 (Rack Rate) 수준으로 받습니다.



포시즌스서울 호텔에서 내려다 본 광화문 촛불집회 광경


 

그렇지만 일반 대중이 하룻밤 잠자리를 위해 감수할 수 있는 예산에는 한계가 있겠죠?

 

호텔이 제 아무리 좋아도 4, 50만원을 지불하고 투숙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런 럭셔리 호텔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층, 특히 외국인 고객은 일반적으로 집회를 기피하는 성향을 보입니다. 집회가 예정된 날엔 아예 다른 곳에 짐을 풀겠죠.



광화문 포시즌스서울 호텔



광화문 대로변에 입지한 대표 럭셔리 스케일 포시즌스서울 호텔.....


사진 촬영을 위해 직원 분과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때마침 부부로 보이는 외국인 투숙객이 동승하시더군요. 대화를 들으니 좀 상기된 표정과 함께 'interesting'이란 표현으로 집회 모습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외국인들은 그렇지 않아요. 대개 겁이 많은 편이랄까요? 더군다나 전혀 익숙치 않은 타지에서의 대규모 시위입니다.





포시즌스 호텔 주변으론 견고한 쇠펜스를 길게 둘렀더군요. 보기 좀 불편했습니다만 안내해 주신 분 말씀을 들으니 이해가 됩니다. 혹 모를 안전사고 때문이라는데, 많은 사람이 일시에 몰릴 땐 대형 유리가 파손될 위험이 없지 않다고 해요.



광화문 최성근의 작은음악회



집회를 대강 끝내고 제 오랜 단골집 주인장을 잠시 뵈러 왔습니다.

뒷골목 선술집들엔 빈자리를 찾기 쉽지 않을 정도이더군요. 그 늦은 밤에 짧지 않은 줄이 만들어진 곳도 더러 보였습니다. 쌓인 걸 뒷담화로라도 풀어내야 하니까요.



그나저나 아직도 분위기 파악 못하는 정치꾼들이 적지 않은가 보죠? 좀 나와서 직접 보시길 권합니다. 종북 빨갱이 아니에요. 여기 모인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평범한 '개 돼지'들입니다. 아이 유모차에 태워 데려온 분들은 더 많아졌고요, 가족과 함께 나온 분들도 많더군요. 



호텔이야기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엔 좀 새롭게 느껴졌습니다만, 광장의 분위기는 지난 번처럼 마냥 흥미롭고 즐겁기만 해 보이진 않더군요. 인내심이 점점 소진되는 듯 했고요, 혹여 더 길어지면 험악한 분노로 바뀌지 않을까 염려스러웠습니다.


더 큰 사단 나기 전에 그 남루한 생각의 틀을 깨고 국민이 말하는 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시길....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빨랑 내려와랏!!!

토욜마다 쉬지도 못하고 *라 힘들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