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이 온세상은 눈으로 하얗게 뒤덮였더군요.
현관 앞에도
밀레니엄서울힐튼 현관에서 본 남산과 N타워
멀리 남산과 N타워
밀레니엄서울힐튼 객실에서 본 남산
그리고 호텔의 후정과
밀레니엄서울힐튼 겐지 후정원
제 마음 속에도 예쁜 눈이 포근히 내렸습니다.
눈이 오면 반가운 님이 찾아 오신다 했던가요?
오늘은 손님이 호텔로 오시기로 한 날이기도 합니다.
밀레니엄서울힐튼 겐지
이런 일로 호텔에서 식사하는 일은 좀처럼 없습니다만 오늘 모시는 분들은 좀 각별합니다.
그나마 대중적이지 않은 일식당을 고른 이유이기도 해요.
밀레니엄서울힐튼 겐지
밀레니엄서울힐튼의 일식당 겐지,,,
1983년 서울힐튼호텔이 개관할 당시부터 그 짧지 않은 역사를 같이 했던 곳입니다. 세간에 많이 알려지진 않았고, 아는 사람들만 아는 그런 곳이랄까요?
하지만 기성 대형호텔들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넘쳐나는 시중의 로드샾들로 인해 호텔 레스토랑이 누렸던 옛날의 영화는 빛이 많이 바랬습니다. 변화를 수용하며 새로운 뭔가를 모색하려는 시도가 물밑에선 나름 번잡하지만, 그것이 트랜드를 형성하려면 지난한 과정을 더 거쳐야 하겠죠?
밀레니엄서울힐튼 겐지
이리저리 고민하다 그나마 부담없는 실속 메뉴로 먼저 골라 둡니다.
심혈을 기울인 오늘의 메뉴
대구지리냄비세트
밀레니엄서울힐튼 겐지 대구지리냄비세트 전채요리
위 이미지는 코스의 첫번째, 전체요리
아마 시샤모 조림인 듯 하지요? 다른 건 잘 모르겠는데, 대중적 꼰대 입맛의 소유자인 늙은 몽돌은 음식, 특히 이런 고상한 것들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합니다.
맛은 쫌 알겠더군요. 당연히,,, 맛있습니다. 간도 알맞고 적당한 정도로 말렸더군요.
그나저나, 이곳 일식당에 온 건 몇차례 있습니다만 대부분 업무 때문이었으니 기억에 제대로 남은게 있을 리 없습니다.
밀레니엄서울힐튼 겐지 대구지리냄비세트 샐러드
오늘과 비슷한 일로 손님을 뫼시고 온 건 아마도 십 수년은 족히 된 듯 하지요?
그분은 제 누이였습니다. 그 전까지 밥 한끼 제대로 대접해 드린 적이 없었는데, 어쩌다 이곳으로 뫼시고 왔더랬죠.
하지만 이런 곳에서 식사를 해 본 적이 없었던 누이와, 그리고 호텔리어이지만 호텔 레스토랑을 좀처럼 이용해 보지 못했던 젊은 호텔리어는 적잖이 어색해 했었죠. 그 식사 자리는 꽤나 불편했었나봐요.
당시 제가 먹었던 건 규동이었던 듯 하고, 누이는 도미 구이인가를 드셨는데, 그 맛이 기억에 남아 있진 않고 불편했던 그 분위기만 잔뜩 뇌리에 각인되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전 그날의 젊은 호텔리어가 더이상 아니군요. 나름 여유가 생겼으니 누이를 한번 더 모셔야겠습니다.
밀레니엄서울힐튼 겐지 대구지리냄비세트 생선회
참치, 연어 그리고 광어와 도미가 두 점씩 나왔는데...
하나 같이 맛깔스럽습니다만 제가 모신 분들께도 그러했는지 신경쓰였습니다. 하지만 오가는 대화가 아주 편안했어요.
밀레니엄서울힐튼 겐지 대구매운탕
오늘의 주요리 대구매운탕
원래 고객을 접대하며 먹게 되는 식사는 왠지 불편할 뿐더러 맛을 음미할 겨를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즈음에 이곳에서 고객을 접대하며 먹었던 민어 매운탕...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맛있었던 매운탕은 처음이었는데, 오늘 대구탕을 택한 건 그 맛을 기대한 면도 없지 않았어요. 민어탕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만 많은 양을 다 비울 정도로 맛있게 먹었는데, 제게만 좋았던 게 아니길 희망....
밀레니엄서울힐튼 겐지 모둠초밥
좀 부족할 듯 해 추가로 시켰던 모둠초밥
참치뱃살, 광어, 도미, 성게알, 장어, 연어알... 가격은 역시 호텔의 이름에 어울리는 것이지만 재료로 사용한 것들이 대단하지요?
밀레니엄서울힐튼 겐지 대구지리냄비세트 디저트
디저트로 나온 과일과 팥양갱인데, 이건 아마도 눈으로 먹는 건가 봅니다.
다행히 즐겁고 부담없는 식사자리였습니다.
그동안 여러모로 배려해 주셨는데, 감사를 전하기엔 너무 약소해 보이는군요.
다녀온 김에 밀레니엄서울힐튼의 일식당, 겐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할 요량이었습니다만 결국 말이 많아지고 말았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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