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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리츠칼튼서울에서 르메르디앙 서울 Le Meridien Seoul로

마침내 기사가 났군요? 알만한 이들 사이에선 이미 말들이 있었고, 한때 엠바고를 비웃는 기사들이 지면을 헤집고 올랐다 사라지기도 했었습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계약은 최근에서야 마무리되었다더군요.


1.


르 메르디앙 서울 Le Meridien Seoul은 우리에겐 좀 생소한 이름이지요? 저 역시 외국 칼럼 등에서 이름만 스쳐 봐왔던 브랜드입니다. 우리나라엔 처음 소개되는 명찰이고요, 일본엔 2개 호텔에 도입되었지만 철수했다(한 곳은 도쿄 오다이바 그랜드닛코 호텔로 바뀌었다고)는 지인분들의 도움 말씀이 있었습니다. 중국과 인도 그리고 동남아엔 저돌적이다 싶을 정도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더군요. 현재 40개국에 105개 호텔을 거느린 중형 체인으로 메리어트로 합병된 스타우드의 어퍼업스케일 명찰이에요.


르 메르디앙 Le Meridien은 유럽에 베이스를 뒀던 브랜드입니다. 1975년 에어프랑스가 런칭한 후 여러 차례 손바뀜이 있었더군요. 2005년 스타우드가 르메리디앙 브랜드와 운영사업 부문을 인수했는데, 따라서 그동안 북미에서의 위상이 크게 내세울만한 정도는 못되었던 모양입니다. W나 알로프트 Aloft, 앨리먼트 Element, 세인트레지스에 비해 덜 알려졌다고 해요.



그 출생 내력 덕에 유러피안 정체성을 강하게 띄며, 시크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주로 강조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입니다. 합병 Marriott의 30개 브랜드 중 르네상스와는 정체성이 많이 겹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일각에서는 둘 간의 브랜드 통합을 예측하기도 하더군요.. 


2.


리츠칼튼서울 (소유회사 전원산업/회장 이전배, 대표이사 전용신/맹무섭 전임대표께서는 부회장으로 영전하셨군요?)은 1995년 현재의 위치에 개관합니다. 당시 리츠칼튼서울의 개관은 여러 면에서 꽤 센세이셔널 했더랬죠. 애초 있던 200실 정도 규모의 남서울호텔을 개축했고 서쪽부의 신관을 새로 지었으니 자세히 보면 두 개의 건물입니다.



외형은 800억 내외, 객실점유율은 80~85%, ADR은 20만 초중반 대를 오르내리며 그럭저럭 괜찮은 운영성과를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레노베이션에 대한 요구는 꾸준히 있어 왔어요. 봉은사로 대로변 양쪽은 온통 크고 작은 호텔일 정도로 경쟁도 치열해졌으니 새롭고 결정적인 뭔가가 아니라면 시장에서 적절히 경쟁하기 힘든 환경이었죠.


그동안 기존 건물을 아예 허물고 신축을 하니, 리츠칼튼과 계약을 연장하니, 독립 호텔로써의 유니크한 명찰을 다느니 세간의 입방아가 꽤 난잡했었죠. 결국 전관 레노베이션, 그리고 르메리디안으로의 브랜드 컨버젼으로 결정했는데 지금은 어느 누구도 감히 좋고 나쁨을 따질 계제가 못됩니다. 개관 후 드러날 운영 성과가 모든 걸 가늠하는 잣대가 될테니까요.


3.


2011년 즈음 플라자와 2013년 호텔 신라가 전관 레노베이션에 투입한 투자액이 800여 억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원산업이 금번 레노베이션에 쏟아부은 금액이 총 1100억에 이른다니 엄청나지요? 그동안 호텔리어들은 휴업급여를 받으며 대기하고 있었고, 레노베이션에 들어가기 전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시행했더군요. 원래 10월로 예정되었으나 진척율이 좋았던 탓인지 아니면 기대가 더욱 부푼 때문인지 개관일을 9월로 앞당겼습니다.


이미지: 르메르디앙 서울 Le Meridien Seoul


제 막눈에 '천우신조'로 보이기도 하더군요. 향후 사드 이슈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지만 공사기간이 그 악영향의 예봉을 정확히 피해갔습니다. 시장을 나눠먹던 르네상스(벨레상스)도 폐업했고, JW메리어트 강남 역시 르메르디앙 서울의 개관을 즈음해 대규모 레노베이션에 착수할 예정이라니 재개관 시점도 매우 절묘해 보이지요?


그나저나 인벤토리는 이전과 비슷한 규모일 것으로 보이고, 이전에도 부족했던 연회장 역시 그 정도 수용능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규모 웨딩의 시대는 끝났어요. 하지만 아마도 F&B Outlet의 숫자는 4~5개 정도로 줄이겠지요? 새롭게 시도할 그 레스토랑들의 경향과 정체성 역시 제겐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4.


그나저나 전원산업은 리츠칼튼과의 위탁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왜 다른 대안을 모색했을까요? 아울러, 그 대안이 하필이면 국내에 잘 알려지지도 않은 르메르디앙 Le Meridien이어야 했을까요?


이미지: Le Meridien Philadelphia


제가 알리 없지요. 밖으로 새어 나올 일반적인 내용도 아니고, 담당 분께 여쭌다고 얘기해 줄 수 있는 수준의 것도 아닙니다. 아마도 서로간의 이해가 맞지 않았던게 주요한 원인이었겠죠? 브랜드 측은 리츠칼튼의 국내 위상에 대해 실망했을 수도 있고, 오너 역시 리츠칼튼의 경영능력 그리고 브랜드 파워와 가성비를 따졌을 수 있습니다. 양자의 사정이 어땠는지 알 수 없지만 여하튼 그동안의 운영 성과는 외부인의 눈에도 그다지 만족스러울 수준이 아니었어요.


왜 독립호텔로 회귀하지 않았냐고요? 경제적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면 모를까 당장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시장환경이 아닙니다. 르메리디앙 Le Meridien과의 자세한 계약 내용이 어떠한지 알리 없지만, 계약 기간을 10년으로 줄였다면 그야말로 선방한 겁니다. 그렇지만 그동안 쌓아온 운영 노하우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르메르디앙과의 새로운 계약은 경영위탁계약 HMA가 아니라 프랜차이즈 계약으로 전환했습니다.



'온니 원'에 대한 소유주 집착으로 국내 처녀 브랜드인 르메르디앙을 골랐다는 지인 분의 말씀이 있었으나 우스갯소리로 치부했고요.ㅋ 어쨋거나, 전원산업과 르메르디앙의 케미는 그야말로 천생연분이 될 수도 있겠더군요. 전원산업이 그동안 생각해왔던 새로운 호텔의 정체성과 르메르디앙이라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가 절묘하게 들어 맞아요. 


듣자니 르메르디앙은 유니크한 로비 컨셉, 강렬한 임펙트의 예술품과 음악으로 라이프스타일 지향적인 비즈니스 출장객을 주로 타깃한다더군요. 따라서, 호텔 로비 바나 라운지를 활용한 예술품 전시도 그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가치의 하나라는데, 전원산업이 희망했던 컨셉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는 후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호텔아비아의 기사를 더 참고하시고요, 언론에 배포된 보도자료 일부를 아래 인용합니다.


관련기사: 르 메르디앙 서울, 9월초 국내 첫 개관 예정 (링크)



5.


그나저나 리츠칼튼은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까요? 그냥 철수해 영원히 국내 호텔 역사의 뒤안길을 걷게 될까요?


아마도 그렇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동자동의 동부 부지에 거론되었던 리츠칼튼 듀얼브랜드는 무산되고 말았죠? 하지만 지인분께 듣자니 리츠칼튼과 도입 협상을 진행 중인 다른 곳이 있다네요? 이곳이 아니더라도 리츠칼튼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가 이미 구축된 시장이니 멀지 않아 다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르메르디앙 서울의 호텔리어 제위들! 건승하시길 빕니다.


본문에 달린 구글애드센스 광고에 대해 언급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더군요?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은 '애들 과자값'에 불과한 수준입니다만 취재 활동에 필요한 경비를 충당하는데 쓰입니다. '글값이다' 생각하시고, 불편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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