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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다시 읽는 호텔 뉴스] 호텔, OTA 그리고 에어비앤비 Airbnb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뉴스들 중 다시 생각해 볼만한 내용의 것들을 블로그로 옮겨 독자분들과 나누는 코너입니다. 아래 페이스북의 링크를 타고 가면 댓글로 남겨진 여러 호텔리어들의 생각도 같이 볼 수 있어요.


이번 포스트는 '오뤤지' 외국의 기사에 관한 것입니다. 



Why OTA commissions are actually a steal of a deal  

기사링크



아주 흥미로운 기사인데 제게만 그런가요? 길지만 끝까지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1. 


객실 예약 하나를 받는다고 가정합니다. OTA 통하는 게 저렴할까요 (OTA commission), 아니면 인터네셔널체인 브랜드가 제공하는 마케팅자산 (로열티프로그램 등), 즉 direct booking을 통하는 게 더 저렴하게 먹힐까요? (이를 주로 따지는 KPI가 Net RevPAR입니다)





2. 


위 질문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브랜드의 본질적인 경쟁력과 관련이 있거든요. 만약 객실 예약 하나를 획득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OTA를 통하는 것이나 브랜드 채널을 통하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다면 굳이 비싼 management fee나 franchise fee를 지불하며 브랜드를 달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잖아요? 브랜드를 떼고, 독립호텔로 귀의해, OTA를 통해 객실을 팔면 그만입니다. 여러가지 신경쓰야 할 게 많아지긴 하겠지만...



3. 


2년 쯤 전에 읽은 한 칼럼에 의하면, 브랜드 채널 (로열티프로그램 등)을 통할 경우 발생되는 비용 (redemption과 조식이나 업그레이드 등 부가혜택을 포함한)이 약 11%에 이른다더군요? 이에 반해 독립호텔이 OTA를 통할 경우 20% 내외의 커미션을 지불합니다. 차이가 작지 않죠?


하지만 브랜드 명찰을 폐용하는데 소요되는 댓가, 즉 royalty fee를 감안하면 그 차이는 크게 줄겠죠. 더군다나, 경쟁이 격화되면서 브랜드 로열티프로그램을 통한 획득 비용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반대로 OTA 커미션은 역시 오히려 줄어들 여지가 없지 않아 보입니다.



4. 


막강한 distribution channel 대안이 있는 마당에, 비용효과가 크지 않다면 굳이 브랜드를 달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이 의문을 상쇄시킬 수 있을 정도로 다른 부분에 작용하는 브랜드 효익이 있을까요? 예를들어, 레스토랑 고객을 추가로 유인한다던지, 아니면 브랜드 인지도에 의한 또다른 기여분이라던지... 


옛날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다소 회의적으로 보이는군요. 시장은 다변화되고 있으며 브랜드 효과는 축소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호텔 레스토랑의 주된 고객은 브랜드효과가 크게 작용하지 않은 '로컬'이에요.



이미지: tnooz/위 링크의 기사



5. 


여하튼, 이런 부분도 '독립호텔'이냐, 아니면 '브랜드의 체인 호텔이냐'를 결정하는데 아주 중요하게 작용하겠죠? 참고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면 오너는 아무래도 보수적인 접근을 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공급 폭증으로 말 많은 국내 시장에서 최근 드러나는 경향은 워키힐 등 예외적인 사례를 제외하면 '브랜드'가 대세를 띌 수 밖에 없어요. 위험을 감수하고 가시밭길 독립호텔의 길을 걷는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6. 


참고로, 이런 상황의 틈새를 파고든 대안이 비교적 최근에 생겼는데 바로 '소프트브랜드컬렉션 soft brand'입니다. 지불하는 수수료는 비슷하지만 구속력이 약하고, 브랜드 스탠다드를 경직되게 적용하지 않아 독립호텔의 유니크한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습니다. 계약기간도 5년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짧다더군요. 


우리나라에선 더플라자가 메리어트 계열의 autograph collection을 처음 달았고, 파르나스가 도입하려했던 스타우드의 luxury collection은 무산되었죠? 아마도 조만간 다른 브랜드도 도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에...). 





위 관점에서 이 기사를 접하면 보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7.

 

호텔과 OTA는 오랜 동업자였었죠. OTA는 호텔에게 먹거리를 물어다주고 거간을 받습니다. 하지만 OTA가 호텔에 요구하는 게 많아지자 적 사이로 소원해집니다. 하이테크 모바일시대, OTA를 통한 예약은 급증일로이고, 그럴수록 호텔이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났죠. 호텔의 Net RevPAR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8.


이런 요상스런 관계의 호텔과 OTA가 최근엔 급기야 동침을 모색할 정도로 돌변하고 있군요? 왜냐구요???


익히 짐작하고 계실텐데, 적의 적 enemy of enemy가 느닷없이 출몰해 엄청난 페이스로 몸집을 키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다른 적은 바로...... airbnb 등 대체숙박시설이에요

적의 적은 바로 친구 사이나 다름아니니 호텔과 OTA는 갑자기 절친 코스프레를 할 참입니다. 역시 냉혹한 비즈니스의 세계에 '영원한 친구' 없듯 '영원한 적'도 없는 것이죠...



9.


'누가 누가 많이 먹나' 다투고 있긴 하지만 어쨋거나 호텔과 OTA는 싫으나 좋으나 공생관계에 있습니다. 하지만 airbnb는 달라요. 호텔과 OTA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이거든요. 더군다나 호텔과 OTA의 밥그릇에 주걱만한 숟가락을 걸치며 어마무시한 '적'으로 급성장 중입니다. 서로 치고 받으며 싸웠지만 돌변한 상황을 이젠 직시해야 할 밖에요.





10.


Booking.com의 BookingSuite이니 Expedia의 Rev+는 따지고 보면 호텔의 효율적인 마케팅을 위한 OTA의 희생 서비스입니다. 그동안 저돌적으로 direct booking 캠페인을 펼쳐왔던 호텔도 이들 OTA의 서비스를 저울질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마치 영화 메트릭스의 스토리가 연상되는 상황이군요? 


하지만 '이런 일도 있구나 정도'로만 이해하셔야 합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건 없는 듯 보이고, 서로 눈치만 열심히 보는 상태인 듯 해요.



11.


Expedia의 손익계산서와 손익구조도 노출되었네요? 2016년엔 88억 달러(약 10조?)의 엄청난 매출을 기록했지만 남기는 건 많지 않아 보입니다. 아울러, OTA에 리스팅된 호텔 객실가격의 고작 0.64%가 수중에 떨어진다네요? 광고비 등으로 지출하는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이며, 호텔의 수익율을 갉아먹으며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는 원흉으로 OTA를 지목하는 건 억울하다는 겁니다.


저도 종종 얘기를 듣긴 했습니다만 OTA가 구글 등 메타서치 엔진에 쏟아붇는 광고비는 엄청나더군요. 2년 전 얼핏 본 바로는 구글의 전체 수익 중 5% 이상을 이들 OTA의 광고가 차지하고 있다고... 어쩌면 이것이 OTA의 본질적인 경쟁력일 수도 있습니다.



12.


어쨋거나 이 기사의 내용을 다 믿을 건 아닙니다. 호텔리어인 제 눈엔 OTA를 두둔하는 듯한 논조인데, 여튼 이런 양자간의 해빙 무드가 시도되는 건 크게 놀랄만한 일이 아닌 상황이 되고 있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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