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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유학 그리고 외국에서의 호텔리어 삶 - 박채원이사/반얀트리 랑코 베트남 [늙은 몽돌과 허심탄회 토크]

은 몽돌과 젊은 호텔리어의 허심탄회 토크


박채원 Alice Park

Director | BANYAN TREE LANG CO CENTRAL VIETNAM Sales




몽돌: 지난번 호텔 토크콘서트에서 뵙고 한 달만인가요? 글로나마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독자들을 위해 앨리스님 소개 부탁드릴까요?


Alice: 안녕하세요! 베트남에서 호텔리어로 아둥바둥 생활하고 있는 호텔리어 박채원입니다. 현재 반얀트리그룹에서 반얀트리 랑코와 계열 리조트인앙사나 랑코 2곳의 세일즈 이사직을 겸하고 있어요. 



몽돌: 그나저나 오늘 인터뷰로 앨리스님 이력이나 신상이 수많은 호텔리어들과 예비 호텔리어들에게 노출될텐데 괜찮겠어요? 


Alice: 솔직히 말씀드리면 너무 부끄럽고 쑥스러워요. 업무 외적으로는 인맥을 폭넓게 만드는 스타일도 아니고, 조용히 해외에서 호텔리어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자리가 좀 어색합니다. 그렇지만 몽돌 선배님과의 의리와 후배 및 동료 호텔리어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용기를 냈습니다.





몽돌: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저도 감사합니다. 독자 호텔리어분들에게 오늘의 인터뷰가 도움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베트남 다낭은 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는 관광지이더군요. 저도 종종 여행 정보를 접하는데, 지금 근무하고 계신 호텔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세요. 


Alice: 다낭은 베트남의 하와이라 불리는 아주 아름다운 곳입니다. 최근 2년 동안 휴양지 데스티네이션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데다, 다가오는 11월에는 APEC 정상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다시금 세계인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제가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은 반얀트리그룹이 베트남 중부 다낭 근교의 랑코비치에 조성한 아름다운 리조트 단지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반얀트리 그룹은 전세계 휴양지에 호텔과 풀빌라 컨셉을 최초로 도입한 리조트를 지으며 ‘하이엔드 휴양’을 선도해 오고 있어요.



이미지: Banyan Tree Lang Co by Alice Park



각 지역과 그 나라에 맞는 스타일 그리고 현지형 서비스에 포커스를 둔 컨셉 등 고유의 양식과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반얀트리의 철학에 따라 반얀트리 랑코도 입구에서 부터 객실에 이르기까지 베트남 전통이 어우러진,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인테리어를 접할 수있죠.


반얀트리 풀빌라는 세련되고 현대적인 디자인에 지역색, 즉 고대 베트남 왕조의 화려함과 고풍스러움이 가미된 인테리어를 적용한 프라이빗 풀빌라에요. 같은 리조트 단지내 5성급 호텔을 표방하는 앙사나 랑코는 229개의 객실을 갖추고 300m 길이의 수영장을 포근하게 안고 있는 모양새의 모던하고 개방적인 호텔이에요. 특히 젊은 층과 가족여행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입니다. 



이미지: Banyan Tree Lang Co by Alice Park



이곳에서는 골프와 스파, 다양한 레져활동으로 휴식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어요. 닉팔도가 디자인한 18홀의 챔피언십 코스, 그리고 반얀트리 그룹의 자랑인 스파 서비스와 수상스키, 카약, 페러세일링 등 다양한 레저 스포츠를 만끽할 수 있답니다. 


너무 길었나요? 소개드리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지만 이만 할게요.



몽돌: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아요. 당장 가보고 싶은 생각이 막 솟구치는, 아주 매력적인 곳이군요? 소개 감사합니다.


지난번 뵈었을 때도 말씀드렸지만 지금 호텔로 오시기 전 근무하셨던 대우 하노이호텔은 1995년 개관 당시 제가 있었던 곳이에요. 당시 하노이엔 호텔이라 부를 만한 곳이 몇 되지도 않았죠. 최근엔 몰라보게 바뀐 듯 하던데, 베트남의 호텔 산업에 대해서도 간단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Alice: 처음 대우호텔이 하노이에 들어설 때만 해도 허허벌판에 우뚝 솟은 첫 럭셔리 5성 호텔이라 정말 센세이션했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랬나요?





몽돌: 거의 25년 전이에요. 그땐 정말 아무것도 없다시피 한 곳이었죠. 호텔도 좀 작은 규모로 2개 정도, 그리고 우리나라 모텔이나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들이 전부였죠. 지금은 그야말로 상전벽해, 엄청 변한 듯 하더군요. 


Alice: 위풍당당했던 그 대우호텔이 아담해 보일 정도예요. 바로 앞에 롯데가 지은 백화점 및 고층의 레지던스, 호텔 등이 들어섰어요. 하노이에는 이미 여러 5성급 호텔들이 오퍼레이팅 중이고 앞으로도 글로벌체인의 호텔들이 곧 더 들어설 예정입니다. 지금 와 보시면 깜짝 놀라실걸요? 


솔직히 베트남으로 오기 전 영국에 있었을 때는 베트남에 대해 막연히 이국적인 동양미에 대한 동경 그리고 음식이 맛있는 곳이라는 단순한 환상만을 가진 무지한 상태였죠. 지난 2년 여간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며 역동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베트남을 실제 겪으면서 이미 호스피탈리티 영역이 오래 전에 발달해서 정착되어 있는 영국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빠른 호흡을 경험하고 있어요. 이러한 베트남 호텔업계의 역동적인 변화와 잠재력이 저를 계속 이곳에 붙잡아 두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이미지: Banyan Tree Lang Co by Alice Park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들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베트남은 꾸준한 경제 성장세에 따른 비지니스 목적지로서의 관심과 동시에 휴양지로서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그 반응은 이렇게 실제로 제가 체험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일례로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는 2016년 하반기 및 2017년 상반기 동안 5성급 호텔들은 실제 over-book을 해야 할 정도로 비지니스가 굉장히 좋고 하노이와 호치민의 호텔은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객실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요. 데스티네이션상 경쟁 도시인 방콕을 최근 앞지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제가 근무하고 있는 리조트가 위치하고 있는 다낭 등의 해안 휴양지가 유명세를 타면서 여행객수가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여러 글로벌체인의 호텔리조트 등이 계속해서 들어서고 있어요. 올해만 다낭에 5~6 군데에 리조트 및 호텔이 오프닝 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경쟁도 점점더 치열해지고 있고 주간 매니지먼트 회의에서 ‘몇분기에는 어느 호텔이 오퍼레이팅 시작이다’ 류의 소식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을 정도예요.

 

베트남은 이렇게 크게 하노이 (베트남의 수도: 북부), 호치민 (베트남의 이전 수도: 남부) 그리고 그에 이어 세번째 큰 도시인 다낭 (베트남 중부: 센트럴 베트남) 이렇게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데 본의 아니게 이 세 곳을 모두 거치게 되어서 저도 스스로 흠칫 놀랐네요. 하노이는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잠시 거치고 우리 하노이대우호텔 그리고 현재 저희 세일즈마케팅 메인 오피스가 위치하고 있는 호치민 그리고 동시에 베트남 중부 다낭 근교에 위치하고 있는 현재 저희 리조트인 반얀트리 랑코까지 말이예요.



이미지: Banyan Tree Lang Co by Alice Park



몽돌: 베트남은 정말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고 있군요. 베트남이 가진 아름다운 자연은 참 부러울 정도입니다. 


그나저나 영국에 유학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유학 얘기도 좀 해 주세요. 유학을 결심한 계기라던가 유학이 호텔리어라는 직업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후배들에게 기꺼이 추천할 수 있는지 등...


Alice: 성공한 선배들의 자서전을 보면 보통 원대한 꿈과 비전을 안고 유학을 떠나잖아요? 제가 영국 유학을 한 계기는 좀 달랐어요. 대학 재학중 영국에서 쥬니어 생활을 하고 한국에 왔다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간 선배 언니를 따라 어학연수겸 여행처럼 영국을 갔었거든요. 결국 한국 대학은 포기하고 영국에서 다시 학부과정을 이어 가게 된 케이스입니다.


처음부터 호텔경영을 목표했던 건 아니었어요. ‘인터내셔널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커리어 생활까지 하면 좋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갔으니까요. 주변에서 호텔경영을 공부하는 친구와 호텔리어 일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랑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경영학부 중에서도 호텔경영을 선택하게 되었죠. 


호텔리어라는 직업 특성상 언어가 굉장히 중요한데요, 그런 부분만으로 유학을 결정한다는 건 그 실효성과 가치를 생각하면 저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직업 특성상 유학을 통해 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다 실전에서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되는 직군인지라 오히려 해외에서 잠시라도 인턴생활을 하거나 실전을 경험하는 게 훨씬 좋아 보여요.

   

저는 스위스호텔학교 출신이 아닌 아카데믹한 면이 더 강조된 영국에 있는 학교를 졸업한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같이 호텔 경영학부를 졸업한 동기 친구들 중에서 영국 친구들과 아시아 국적 및 소수의 한국 친구들 중에서도 호텔업계에 남은 케이스는 저를 포함해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에요. 


저 같은 경우는 호텔리어가 아니더라도 인터내셔널한 환경과 직업군을 선택했을 것이기에 유학이 도움이 된 케이스입니다. 그렇지만 순전히 호텔리어가 되기 위한 목적의 유학이라면 다시 한번 고심해 보시길 권합니다. 더욱이 한국에서 취업을 원한다면 유학이 반드시 장점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으로 봐요. 호텔리어를 목표로 한다면 단순히 유학을 먼저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언어 스킬과 실무적인 경험을 어떻게 쌓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먼저일 것으로 봅니다.





몽돌: 꽤 의외인데요? 전 엘리스님이 확실한 목표를 잡고 유학을 결정했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해외 인턴의 장점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더군요.

어때요? 유학 후 호텔리어 생활하는게 만족스럽나요? 만약 유학을 가지 않았다면 어떤 생활을 하고 있었을까요?


Alice: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정말 사람일은 모른다고 하니.. (하하). 만약 유학을 가지 않았다면 호텔리어를 직업으로 택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제 성향상 안정적인 일반 사무직의 일보다는 또다른 챌린지를 원하는 일 또는 반드시 인터내셔널한 환경의 영어를 쓰는 관련 외국계 회사 정도에서 일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몽돌: 설마 유학이 후회될 때가 있는 건 아니겠죠?


Alice: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물론 ‘유학을 가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차라리 국내 대학을 다니며 더 편하게 대학생활을 하고,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안해 본 건 아니예요. 영국에서 다른 영국 친구들 및 유럽 친구들과 대학생활을 하며 경쟁하는 것이 마냥 ‘꽃길’만 같지는 않았으니까요. 



몽돌: 전 경험이 없어 깊이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는데 엘리스님 말씀 듣고보니 유학생활이 만만치 않겠군요. 그럼에도 유학에 관심있는 분들은 꽤 많잖아요? 고등학생의 부모님 상담을 받은 적도 있었고, 비전공자의 유학 상담도 종종 있습니다. 국내 취업 상황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의미이겠죠?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도 예비호텔리어나 젊은 호텔리어에게 앨리스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 말씀 좀 부탁드려요. 더 좋은 미래를 위해 신경써야 할 부분도요.


Alice: 몽돌 선배님만큼 연륜이 깊지도 않고 국내에 많은 인연이 있진 않지만 제게도 후배들 또는 호텔쪽에 관심 가진 분들이 상담 요청해 오는 경우가 꽤 있었어요. 정말 어렵고 조심스럽게 답해야 할 질문이어서 몇 번을 생각했습니다. 


예전처럼 유학 다녀왔다고 해서 대기업이든 호텔이든 무조건 더 인정해주는 시기는 지난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호텔리어는 현장에서 익히고 현장일을 잘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유학을 간다고 해서 반드시 플러스되지는 않거니와 유학생활이 녹록치도 않으니 깊이 생각해보고 결정했으면 해요. 호텔리어로써의 필수 능력인 ‘언어능력을 국내에서 잘 키울 수 있는 조건이라면 굳이 유학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기는 합니다. 


해외나 국내에 계신 예비호텔리어들은 각 호텔 브랜드에서 진행하는 Hotel Management Trainee 프로그램에 도전해 보기를 적극 추천드리고 싶어요. 각 호텔 브랜드에서 대학 졸업자들에 한해 젊은 인재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인데 물론 경쟁이 심하지만 합격해서 조인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제게도 좋은 기회가 있었을 뻔했는데 이 프로그램에 대해 잘 인지하지 못해 기회를 놓쳤어요.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몽돌: 좋은 프로그램 소개 감사합니다. 예비 호텔리어들이 참고해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엘리스님이 국내가 아니라 베트남의 호텔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일반적으론 외국에 유학을 하고 국내로 다시 돌아와 국내 호텔에서 근무하거나, 아니면 공부한 나라에서 직업을 찾는 게 일반적이잖아요?


Alice: 앞서 말씀드렸지만 영국에서 학부 과정을 하는 중에 틈틈히 인턴 과정을 밟았고 졸업을 하고서도 영국에서 몇 년여 간 더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갈까 생각을 하던 중에 베트남과 싱가포르에서 잡오퍼가 있었죠.


베트남으로 간 이유는 사실 그다지 거창하지 않았어요. 영국에 살면서 베트남 음식을 굉장히 좋아 했었죠. 프랑스 베트남타운의 음식을 먹으로 주말을 이용해 날라갈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막연하게 베트남에 대한 영화에서 본 것과 같은 이국적 환상이 있었지만, 결정적으로는 영국에서 알게 되었던 전직 총지배인 한 분께서 하노이에 근무 중이던 영국 총지배인과 인연이 있었고, 절 추천하셨죠. 하노이 총지배인님께서 한국 국적의 인터내셔널 호텔 경력이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거든요.


베트남과 한국 사이의 경제, 외교적 관계는 굉장히 밀접하고 교역량도 많습니다. 베트남에 진출하지 않은 대기업 해외 오피스는 없을 정도이고 이젠 왠만한 중소기업들도 많이 진출해 있을 정도이니까요. 한국 대통령이 새로 당선된 후 해외 순방국 선정시 최우선 순위에 오르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한국인 국적의 호텔리어가 직접 세일즈 마케팅을 하는 것이 그들의 입장에서도 효과적이겠죠..?



몽돌: 엘리스님은 참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진 분 같아요. 거창한 목표를 세운 후 그 목표에 스스로를 구속시키지 않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런 스타일?


앞에서도 잠시 말씀드렸지만, 국내 예비 호텔리어들이 취업에 대해 느끼는 문제는 아주 절실하더군요. 세계 곳곳에서 유학을 하거나, 인턴 생활을 하고 그리고 호텔리어 생활을 하는 분들이 꽤 많아요. 국내 호텔의 취업문이 너무 좁기 때문일 수도 있고, 더 큰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 일 수도 있겠죠.


앨리스님은 외국에서의 호텔리어 생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결코 쉬워 보이지는 않는데...


Alice: 제 경우 해외에서의 기회가 먼저 찾아 왔었고 단순히 커리어 무대를 한국에만 한정짓지 않았기 때문에 그 기회를 잡았던 것 뿐이예요. 하지만 분명한 건 외국에서의 호텔리어 생활이 겉으로 보는 것처럼 절대 화려하지 않으며 녹록치도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한국에서는 가질 수 없는 기회를 잡을 수 있기도 하죠. 


특히 베트남에서의 제 경우는 호텔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Expat Package (글로벌 호텔체인 등에서 일하는 외국인 총지배인이나 excom 멤버들이 받고 있는 외국인 직원 혜택으로 주로 주거나, 자녀 교육에 대한 호텔의 경제적 지원을 의미함)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가질 수 없는 혜택을 누릴 수 있기는 합니다. 본인의 능력과 기회에 따라 다양하므로 일반화할 수는 없구요.


기본적으로 제가 보는 호텔업계의 처우는 타업계와 비교해서 한국이나 해외나 동일하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기회는 있고 멀리 보면 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호텔리어로써의 일이 제 적성과 맞고 이왕 발을 들여놓은 이상 챌린지를 해서 더 높은 곳으로 계속 성장해 보자는 오기심도 있기 때문에 경제적 보상 부분에는 현재 크게 중점을 두고 있지 않아요. 본인이 어느 부문에서 커리어를 쌓으며 성장해 나가고 싶은지, 개인적으로는 디테일한 커리어 플랜을 가지고 한 곳에만 머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몽돌: 이런 인터뷰에서 말하긴 좀 조심스러운데,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좀 웃기지만 나이가 들수록 공감하게 되는 표현인데, 커리어를 포함해 인생을 살면서 불현듯 찾아오는 그 행운도 자신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놓친다고 봐요. 아마도 엘리스님의 경우는 평소 잘 준비되어 있었던 상태에서 좋은 행운을 잘 잡은 듯도 보이네요.


해외 호텔리어로써 느끼게 되는 보람도 커겠죠?


Alice: 예전에 ‘용감한 젊은 매니져’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어요. 해외의 호텔에서 젊은 처자가 혼자서 나름 중책을 맡고 일하고 있는 모습이 용감해 보였나 봐요. 묘하게 기분 좋은 말이었습니다.


대우호텔 근무 당시 여러 나라, 특히 한국 정부의 대통령 및 여러 부처의 장관, VIP등의 숙박 및 행사를 유치해 의전한 경험이 많습니다. 감사의 뜻으로 청와대로부터 금일봉을 받은 적도 있구요. 한국 정부 사절단이나 국경일 행사 등을 유치해서 의전했을 때 특히 뿌듯했어요.



몽돌: 하노이에서 외국인들과 2년 근무하며 제가 느낀 점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 성실하고 똑똑하다’ 였어요. 직업에 대한 헌신, 그리고 사명감 같은 것으로 무장되면 우리나라 사람들 정말 일 잘하잖아요?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더니 엘리스님도 그랬나봐요.


우리나라 외국에서의 호텔리어 경력을 가지고 국내로 유턴 하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앨리스님도 그럴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Alice: 물론 국내로 돌아갈 생각을 가지고 있기는 해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으로 복귀할 계획이지만 ‘언제?’에 대해선 좀더 두고 봐야 할 듯 해요.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그 기회를 보려고 합니다.





몽돌: 앨리스님도 미혼이신데, 유학을 하고 현지나 외국에서 근무하는 분들에게 가장 큰 애로 사항 중의 하나가 결혼 문제인 듯 싶어요. 다른 분들의 고충 얘기도 종종 듣습니다. 실례되지 않는다면 앨리스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해요.


Alice: 왜 안물어보시나 했습니다 (하하). 


한국분들께서는 젊은 처자가 혼자 나와 일하고 있는데, 결혼해야 할텐데... 하고 걱정이 되시나 봐요. 대우호텔 근무 당시 고위직 공무원 분들이나 기업체 고객이신 모 대기업들의 임원분들과 미팅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이 질문은 빠지지 않고 물어보시더라구요?


몽돌: 아~ 그런가요?ㅎㅎ 저도 늙은 꼰대 호텔리어라....


Alice: 사실 음... 저에게는 이 부분이 아직까지는 애로점으로 다가오지 않아요.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요? 아직까지 결혼에 대한 생각이 개인적으로는 크지 않고 최대한 천천히 하고 싶은 생각이에요. 그렇지만 특히나 해외에 계시는 남성 호텔리어분들이 이 점에 대한 고충이 많은 듯 하더군요. 



몽돌: 네. 그렇지 않아도 해외 호텔에 근무하고 계신 남성 호텔리어 분들의 고충을 들은 적이 있었어요.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좀 말씀해 주실까요?


Alice: 처음으로 Director직을 맡았고 오픈 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저희 리조트의 특성상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내며 인정을 받는 것이 우선입니다. 게다가 도심 호텔에서만 일하다가 리조트는 처음 맡았기 때문에 처음 경험해보는 부분이나 챌린지가 많아 개인적으로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고 있어요.



몽돌: 오늘 귀중한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호텔리어 그리고 예비 호텔리어를 위해 한 말씀 해 주시기 바래요. 


Alice: 몽돌 선배님과 같은 분께서 인터뷰를 해주시니 제가 오히려 영광이죠. 앞서 제가 너무 시니컬하게 현실을 말씀드린 것은 아닌지, 특히나 후배 호텔리어님들이 가지고 있었을 원대한 꿈과 이상을 다치게 한 것은 아닌지 갑자기 걱정되는데요. 제가 현재 호텔리어의 길을 걷고 있는 만큼 많은 후배 동료 호텔리어님들이 꿋꿋이 걸어 나갔으면 하는 바램에서 현실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 분들이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예가 되었으면 해요. 그러기 위해서 열심히 수면 아래에서 물장구질을 해야 하겠죠.


저도 사실 화려한 겉모습에 발을 들이기는 했지만 동시에 근성과 뜨겁지만 냉철한 열정이 필요한 곳이 호텔입니다. 일관적이고 구체적인 커리어 플랜 (가령 지금 매니져 레벨이라면 다음 시니어 매니져가 되기 위한 기간 설정과 필요한 부분들을 지금부터 계획하는 등)으로 나의 다음 단계를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구요, 또 ‘사람과의 관계’를 반드시 꾸준히 잘 해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호텔이란 곳이 결국은 서비스업이고 사람이 주가 되는 곳이기 때문에 그 관계가 내부적인 것이든 외부적인 것이든 굉장히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인연을 중요시하고 잘 가꾸면 반드시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호텔리어로 살아오면서 느낀 점 몇가지를 더 요약하면,


전문가: 누구와도 대체될 수 없는 나만의 능력 특별함을 만들어 나가시기 바랍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한국어가 되었든 영어 또는 다른 외국어가 되었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타부서와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이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입니다.   


태도와 사람과의 관계: ‘박지배인이 빨리 총지배인될 수 있도록 도와 줘야지..’라고 말씀해주시는 제 고객분들 즉 여행사 및 기업체 등의 대표님들과 컨택 포인트분들이 계십니다. 농담처럼 하시는 말씀들이지만 정말 기분 좋은 말이고 더 열심히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죠. 이처럼 사람과의 관계를 단순히 이해득실을 떠나 잘 가꾸어 나가면 반드시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몽돌: 오늘 인터뷰 대단히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화이팅하셔서 빨리 총지배인되시도록 저도 응원할게요. 


Alice: 네. 감사합니다. 



*위 인터뷰는 호텔아비아와의 협업으로 2017년 5월 호에 개재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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