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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야기

호텔로 들어온 인공지능 로봇, 호텔 챗봇 Hotel Chatbot


1.


"제 주변에 파자마 파티 가능한 호텔 좀 알려주세요."

"네?"

"질문이 잘못되었나요?"

"드루와 드루와".....



여기어때 예약 챗봇 알프레도



뭘 드루와~ 파자마 파티 호텔 찾아달라는데.....ㅠ

얘가 '파자마 파티'란 말을 못알아 듣나?



여기어때 예약 챗봇 알프레도



파자마 파티를 그냥 파티로 잘라 먹네요?

요녀석이 아직은 그다지 명석하지 않습니다. 말귀를 잘 알아듣진 못해요.

아무거나 막 던지는 듯한 느낌도 들고.ㅋ

그래도 제가 원하는 가격대의, 파티하기 좋은 서울 호텔들 몇 곳을 마침내 찾아 냅니다.



여기어때 알프레도



정제된 어법과 표현을 공들여 사용해야 합니다. 다시말해 시간을 들여 가르쳐야 해요 (혹은 이놈이 우릴 가르치고 있는 것이거나...). 

그렇지만 이녀석과 대화하는 게 아주 재미있군요?

반응도 빠르고요, 알아 먹는 포맷으로 질문을 하면 제법 적절해 보이는 답을 찾아 주거든요.





2.


알프레도입니다.

모텔/호텔 숙박 서비스 '여기어때'에서 선보인 챗봇 chatbot이에요. 알프레도는 여기어때의 숙박시설들 중 고객의 요구에 맞는 모텔이나 호텔을 검색해 결과를 알려주고 예약을 받죠. 요놈은 1년 내내, 하루 24시간 쉬는 법도 없이 일만 해도 군소리 하나 없습니다.



KY헤리티지 홈피에 붙은 레드타이버틀러 컨시어지



최근 중소형 호텔들을 파고들고 있는 디지털컨시어지 서비스 레드타이 버틀러도 궁금했더랬지요? 당근 해봤죠. 



레드타이버틀러 RedTieButler 컨시어지



'헉! 이 정도씩이나?' 할 정도로 답변들이 아주 유연한데 (스크린 카피를 해놓지 못했네요...ㅠ) 기계의 스멜이 아니로군요?


궁금해 대놓고 물어봤죠. 아니나 다를까 로봇이 아니라 '저는 인간'이라고 네요?ㅎㅎ

그러니 서비스 시간에 제약이 있습니다. 로봇인 알프레도처럼 연중무휴 쉼없이 일할 순 없는 노릇이죠. 시작한지 얼마지 않은 젊은 스타트업입니다. 지금 열심히들 체계를 다지고 있더군요. AI 역시 개발 중인 상태라고 하는데, 챗봇이 카피할 인간 서비스의 전형이라 할 수 있어요.



3.


짐작하셨겠지만 알프레도와 레드타이버틀러의 서비스는 좀 다릅니다. 주로 사업영역 즉 '나와바리'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특성차인데, 알프레도가 호텔을 검색해 예약하기까지의 과정에 집중한다면 레드타이버틀러는 호텔이 정해진 후 생길 일들, 예를들어 위치나 주차, 레스토랑 등 호텔의 세세한 정보라든지 맛집이나 쇼핑 등 주변 정보, 교통 등의 정보를 제공하죠. 다시말해 호텔의 컨시어지 역할을 하는 놈인데 따라서 이름도 '컨시어지'에요.


제가 관심있는 분야는 주로 레드타이버틀러의 영역에 있는 것들이긴 합니다만 궁극적으로 이런 서비스들은 통합되겠지요? 예약상당도 담당하고 예약도 받을 뿐더러 호텔에 투숙한 이후에도 고객의 여러가지 요구를 함께 처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지: venturebeat.com



2017년 호텔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화두가 바로 이 챗봇 Chatbot이에요. 지금은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자동화된 메시징 서비스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긴 합니다. 다른 분야도 대동소이할테죠? 호텔예약뿐만 아니라 보험상담이나 배달업체의 상담과 주문 등 비교적 간단한 기능들을 이 챗봇들이 대체해 나가고 있고요, 앞으로 그 페이스는 더 빨라지겠죠.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이미 공을 들여온 호텔 브랜드들이 없지 않았어요. 스타우드를 먹어치우며 공룡이 된 메리어트인데요, 2015년 'Anything Else'라는 챗팅 컨시어지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역시 로봇이 아니라 호텔리어가 투숙과 관련해 필요한 여러 정보들을 제공하죠.


스타우드의 젊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알로프트는 프로젝트 젯슨 'Project Jetson'이라는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도 했는데 요녀석은 조명이나 에어컨디셔닝 등 사람의 목소리로 객실의 상태를 통제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돈 이미 흔해진 서비스랄까요? 알로프트가 2014년 채용하며 마케팅 욕구를 주로 충족시켰던 로봇 버틀러 Botlr (한때 '알로'라는 이름을 쓰기도 했던 듯)는 사실 아주 원시적인 형태라고 볼 수 있어요.





4.


챗봇이 가진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머리에 금새 떠오르는 효용들을 대강 간추리면,


  •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없이 즉시 상담할 수 있다.

  • 대부분의 언어를 구사한다.

  • AI는 밥도 먹지 않고, 휴가도 필요없으며 밤새워 끊임없이 일한다. 다시말해 호텔의 입장에서 이는 곧 줄일 수 있는 비용이다.

  • 고객의 요구에 항상, 즉시 대응함으로써 고객 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

  •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요구를 분석하는 등 디지털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으며

  • 개별 고객의 선호 등 프로파일을 유지해 더욱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고객의 눈을 통해 호텔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 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다.


이미지: revenue-hub.com 



엄청나죠? 호텔이 막 선보이기 시작한 이런 AI 시스템들은 매우 빠른 페이스의 진화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끝단엔 역시 인간 능력과 감성을 최대한 흉내낼 인공지능 AI, 즉 로봇이 있겠죠? 자판으로 두들기는 챗이 아니라 육성으로 인간과 대화하며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찾아서 알려주고 그리고 해결해 냅니다. 현재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긴 하지만 아이폰 쉬리나 아마존의 알렉사 Alexa가 지향하는 바가 그런 것 아니겠어요?


이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는 고객이 호텔을 예약, 투숙하고 그리고 떠난 이후의 모든 과정에서 호텔과의 긴밀한 소통과 상호작용을 가능케함으로써 호텔의 서비스 퀄러티를 전혀 다른 차원으로 레벨업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에요.


그야말로 십 수년 전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봤던 황당한 픽션이 점점 현실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경쟁력을 잃으며 일자리조차 건사하기 쉽지 않을텐데 우리 인간 지성이 이를 어떻게 극복할런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군요. '경제적 이익'을 최고의 가치로 신봉해 온 기성 자본주의 사회는 이미 그 자격을 잃었습니다.


참고한 글


Why your hotel needs a chatbot

The Evolution of Hotel Chatbots (Updated)

여기어때, AI 챗봇 '알프레도' 이용자 4만명 돌파

내 상담원이 로봇이라면?…보험상담부터 숙박예약까지 챗봇 도입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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